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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어미귀향가

장군어미귀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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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98g | 128*188*19mm
ISBN13 9788993442601
ISBN10 89934426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금 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네가 나를 외면한 채 등을 돌렸던 그 1호선 전철 안이 떠오른다. 나는 네가 되돌아볼 거라 기대했지만 서둘러 피하는 듯한 네 등을 보고 나는 그저 허허 웃어야 했지. 그리고 나중에 알았다. 그 이상한 기분이 바로 낭패감이라는 것을.
--- p.9

그 아들이 십 년 만에 온 엄마에게 처음 한 말이 “엄마, 어디 갔다가 이제 와?” 였다. 마치 장에 갔다 좀 늦게 온 사람에게 하듯……. 나는 두 눈이 있어 눈물이라도 흐르지만 아들은 나를 꼭 껴안고서도 울지 못했다
--- p.21

사람들은 참 모질고 못되기까지 하다. 집에 불이 나 온몸을 데인 아이라고 해서 덴동이라니. 평생 그 업보를 안고 살라는, 두 번 죽이는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에 비하면 장군이는 다행이지 않을 수 없다. 먼동이란 이름으로 내 아들이 불릴 수도 있었으니까 그 생각을 하기만 해도 발끝까지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나무도 먼나무라는 게 있다. 나무에는 사람 같은 눈이 없을 테고 앞을 볼 일도 없을 터이니 먼나무는 인간이 못된 마음으로 모질게 지은 이름 같지는 않다. 그 나무가 오동교 다리 너머 있던 자리 그대로 서 있다. 40년, 그 자리 그대로. 변했다면 더 굵어진 듯도 하다.
--- p.41

고향에는 마을 한가운데 우물이 있었다. 자라가 파들어간 자리에 샘이 솟아 사백 년 전 물이 귀한 낮은 산자락에 사람이 모이고 마을도 생겨났다. 그래서 자라마을.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 우물이 있어야 하고 그 옆으로 언덕이 있고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곳에 집이 서너 채 있어야 한다. 기억이 맞는다면.
--- p.62

사람이 그 희망을 짓밟고 앗아갈진 모르지만 절망은 그런 짓 안 한다. 희망을 주기 위해 절망이 미리 와 있는 거라는 것, 넌 아니? 희망은 희망하지 않는 것에서도, 그니까 절망에서도 올 수 있다는 걸 이젠 얘기할 차례가 오고 있는 듯하다. ‘다 때가 있다’ 너와 같이 아현동 대중목욕탕에서 봤을 이태리타월의 그 까칠한 느낌이 때를 벗겨줘 기분 좋았던 것처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다 때가 있다’ 그 때는 나에게도 있었다.
--- p.82

“예. 하늘 땅끝 어디든지요. 엄마는 지옥엔 절대 안 가실 테니 엄마 따라가면 천당도 가겠어요.” 짐작한 건가. 뜨끔 놀라고 말았다. 이렇게 장군이의 손을 잡고, 장군이의 손에 이끌려 온 곳이 바로 여기, 고향이다.
--- p.99

파내고 더 파내니 /자라오줌 쇠오줌 돼/ 콸콸콸콸 쏟아지네/ 봇물 터진 저수지라
말한 내가 다 잊은 것을 한 번 들은 장군이가 ‘자라우물가’를 한 자 빠짐없이 읊는다.

두손 모아 한 바가지/ 삼켜대니 맛도 좋다/ 웃는 네놈 너도 먹게/ 물맛 한 번 끝내준다
마시지 않을 수 없다. “엄마, 정말 물맛 한 번 끝내줘요. 정말 시원해요. 입 안이 얼얼할 정도예요.” “그렇지? 엄마가 절대 틀린 말하는 거 봤가니?”
--- p.106

믿어보는 게 아니라 이젠 믿는다. 아무리 지은 얘기지만 심봉사도 눈을 뜬 역사가 있고 우리에게 그런 법이 없으란 법도 없는 것이다. 팔자? 그 따위 팔자는 타령만 하면 된다. 타령은 노래다. 노래 한 번 질러대고 끝내면 되는 일이다. 팔자에 묶여 아들까지도 그 팔자로 살게 할 순 없다.
--- p.137

뛰어난 사람이 되라고…… 오래도록 잊지 못했으나 틀린 이름이라며 내 기억을 억지로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그 이름마저 내 뜻과는 무관하게 사라져버렸고 남들에 의해 또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나는 이름으로도 남의 손 안에 있어야 했다.
--- p.154

마을로 내려가야 하는데도 자꾸 늦추려는 심사…… 희망과 불안은 같은 것이다. 함께 붙어다닌다. 힘든 일을 넘길 때마다 매번 죄인이 되었다. 궂은 일을 겪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 내 죄가 많아서.’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이런 걸 받아들였는지 모른다.
--- p.158

‘나도 그 속에서 놀던 때가 정말 너무너무 그리워요.’ 얼마나 학교가 가고 싶을까.
“그려, 장군아. 아까 장군이가 여기서 놀던 때를 만들겠다고 혔지? 그려. 이제부터 새로운 그리움을 엄마랑 같이 만들어 보는겨. 하문 되지, 안 그려?”
“새로운 그리움요? 그리움을 먼저 만든다고요? 그거 멋질 것 같아요, 엄마.”
--- p.198

“만나보니 진짜 엄마가 예뻤을라나? 실망헌 거 아녀?”
장군이의 두 손이 내 얼굴을 찾아 다가온다. 내 얼굴을 아들에게 가까이 대준다.
“보는 것보다 이렇게 만질 수가 있잖아요, 지금은요. 엄마얼굴을요, 엄마. 하늘을 보는 건요 볼 수 없으니까 올려다보는 거예요. 볼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라도 해야…….”
--- p.208

힘을 빼앗는 것도 남이고 힘을 북돋워주는 것도 남이다.
--- p.215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대로 해본 말을 아이들도 좋아했다. 좋구나 좋아, 잘한다 잘해, 옛날 사람들은 서로 흥을 돋아주며 배우 따로 관객이 따로 없었다. 함께 어우러졌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대로 입 밖으로 뱉어내고 듣고만 있지 않고 나도, 하며 한 대목을 읊었으니…… 덴동어미에서도 그랬다. 너도 나도…… 거기에 노래를 붙이니 흥이 더 났다. 사는 것도 이럴 수만 있다면.
--- p.217

장군이가 혼잣말로 그 이름 석 자를 마음에 새기려는 듯이 두어 번 중얼거린다. 귀가 뚫린다, 어렴풋한 기억이 살아난다. 진서기, 진서기 하다가 ‘면서기’라고 불리던 아이. 어린 아이지만 글자를 다 깨우친 똑똑한 사내아이. 진서기…… 그 면서기가 김진석?
--- p.224

나이가 들어 청년이 되고 다들 결혼을 했지만 나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 같은 병신을 누가? 친구도 없었는데 하물며 여자는 더욱…… 이런 건 다 잊어버리고 열심히 일만 했습니다. 그 일이란 농사였습니다. 혼자도 할 수 있는 일은 나에겐 농사밖에 없었습니다.
--- p.248

“자라우물? 저 아래?”
“예. 자라우물 노래예요. 엄마가 지었고 아들이 불러요. 자라우물 생겼구나 자라우물 생겼도다, 맞고 설래 그저 설래 내 꼴 보고 소가 웃고 물에 빠진 생쥐됐네.”
웃어야 할 때 나는 얼굴을 돌려 가슴에 파묻고 울고 만다.
--- p.262

난 더 바라는 것은 없다. 네 어머니가 내게 한 말처럼,
‘니 꼴처럼 니 자식도 그렇게 살게 할 거냐?’
그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뱃속의 아이를 죽였고 죄를 짓게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 말은 평생 잊지 못하고 내게 붙어다녔다. 장군이를 내 꼴처럼 살게 할 순 없다…….
--- p.275

이것은 믿는 마음으로, 희망과는 다른 것 같다. 희망은 절망을 동반하지만 이 믿음은 내게 믿음 그 자체로도 충분했다. 다른 게 동반하지 않았다. 장군이도 믿어주는 그 누군가가 한 명 더 생겼다. 운주삼촌을 아빠라고 불렀다. 나를 엄마라고 부를 때보다 아빠라고 부르는 장군이에게서 내 가슴은 더 울컥하고 만다.
--- p.29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공지영의 소설 『봉순이언니』를 패러디한 것으로, 기존 작품이 지나치게 개인 기준이나 가진 자의 입장에서 쓰여졌다면 이 소설은 봉순이 입장에서 1인칭 화법으로 전개하며 여기에 구전설화 『덴동어미화전가』를 적절히 배합하여 태생의 비극조차 순응하며 가족을 버리지 않고 삶을 예찬하며 고향으로 귀향, 보금자리를 꾸미는 아름다운 대서사시를 펼치고 있다.

1800년대 초 조선 말기에 구전돼 내려오던 『덴동어미 화전가』와 1997년 나온 『봉순이 언니』에서 모티브를 얻어 절묘하게 두 작품을 조합한 창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봉순이의 말로는 비참하고 남자에 환장한, 그리하여 비극적 삶을 걷는 여인으로 비치고 있지만, 결코 이후의 삶이 그렇게 펼쳐지지 않았다는 것, 온갖 세상풍파 견뎌내며 불구의 자식 장군이를 안고 고향(자라마을)으로 귀향하는 강인한 어머니 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 남자에게서 모두 아들들을 빼앗긴 봉순이. 그러나 5년이 지나 세 번째 남자에게서 아들을 데려가라는 연락이 오고 두 눈 멀쩡했던 아들이 눈 먼 장님이 되어 그녀 팔에 안긴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엄마하고.”
“장군이는 나처럼 살지 말아야 헌다.”
“예? 엄마가 어때서요?”
순간 주마등처럼 지난날들이 스쳐지나가고,
‘니 꼴처럼 니 자식도 그렇게 살게 할 거냐?’

식모살이하면서 책임질 수 없던 뱃속의 아이를 죽였고 죄를 짓던 당시를 회상한다. 하지만 그 말은 장군어미 기억속에 평생 붙어다녔고, ‘장군이를 내 꼴처럼 살게 할 순 없다’며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급기야, 열세 살 아들이 전철 동냥짓을 하다가 성폭행을 당하고 돌아온 날, 장군어미는 결심한다. 아들마저 자신처럼 당하게 하며 살 순 없다며 생의 마지막, 함께 죽을 각오로 아들과의 동행길로 고향을 향한다. 일곱 살 때 떠나 사십여 년이 지나 쉰 살이 되어 아들과 고향으로 향한다.
‘자라마을’이란 이름 하나만을 기억하고 찾아가는 고향길, 고향에는 이 미천하기 그지없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멸시만 받아온 그녀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남이 지어준 이름, 봉순이로 오십 평생 살아온 여인은 고향에서 제 이름도 찾는다.
『덴동어미 화전가』에 난만한 해학과 천진한 지혜가 담겨 있듯, 『장군어미 귀향가』에도 비극을 넘어선 해학과 천진함이 담겨 있다. 이 두 이야기는 또한 귀향이란 공통점, 즉 귀소에의 본능에 의하여 삶이 이끌어지고 있는 바, 이를 꼭 운명이나 숙명으로 옭아 묶지 않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덴동이를 들쳐 업고
내 고향으로 돌아오니 -『덴동어미 화전가』

그늘 찾아 깊이 드니
언덕 아래 해 그림자 『자라마을 생성가』

지난한 삶에서도 자연과 시간(계절)이 병행하는 바, 이것들은 살아내는 보이지 않는 힘이 돼주기도 한다. 『봉순이 언니』에서 봉순이 삶이 비극을 예고했지만, 그건 오산이었으며 모진 풍파 견뎌내며 결혼까지 하며 남은 여생 행복하게 해피엔드로 결말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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