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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 블루 수채화

와룡산, 블루 수채화

배채진의 길뫼 철학-05이동
배채진 | 북랩 | 2021년 07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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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552g | 152*225*22mm
ISBN13 9791165398804
ISBN10 11653988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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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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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겨울은 이름이 비슷하다. 이름만 비슷한 게 아니라 닮은 데도 있다. 거울을 통해서 겨울을 볼 수 있고 겨울은 또 계절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걷고 있는 커브 길 모퉁이의 도로 반사경이라는 볼록 거울 속에는 겨울이 자리하고 있었다. 거울 속의 길로 겨울이 오고 있었다. 11월 초순인데도 거울 뒤의 논에는 살포시 언 얼음이 깔려 있었다.
여름의 숲은 자기 속을 감춘다. 그러다가 늦가을부터 숲은 자기 속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외진 산자락의 감나무에 떨어질 듯 매달려 있는 감들은 눈을 맞다가 그냥 떨어지기도 하고 까치나 청설모의 밥이 되기도 한다. 계절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고 거둬들인 후 겨울이면 이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린다.
겨울은 또한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쫓기듯 허둥지둥 사는 건 이른바 ‘존재적 삶’이 아닌 ‘소유적 삶’이라는 걸 겨울은 잎들을 다 떨구고 서 있는 나목들을 반면교사로 내게 보여 준다. 겨울은 내게 말한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 말라고, 이제 좀 그만 움직이고 안으로 향하라고, 안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라고, 다른 것을 지키는 것도 지키는 거지만 마음을 지키는 일이 제일 큰 것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이다
--- p.15, 「거울과 겨울, 양주 어둔리 저수지」 중에서

“저게 뭐더라? 저거 이름이 뭐더라?” 저것들의 이름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자랄 때 저것을 ‘쌀밥’ 또는 ‘소 쌀밥’이라 불렀다. 소 쌀밥 저것의 정확한 이름이 쇠뜨기인 것을 확인한 것은 집에 돌아와서였다. 고상(高上)으로 담은 밥그룻 형상의 붕분을 먼 발치에서 둘러싸고 있는 쌀밥 쇠뜨기들….
밥그릇, 모든 밥에는 임자가 있다. 무덤에는, 말하자면 모든 죽음에는 또한 확실히 임자가 있다. 죽음은 나의 죽음이고 너의 죽음이지 우리의 죽음은 아니다는 뜻이다. 죽음의 자리는 누구로부터도 침범당할 수 없는 나의 자리이고 너의 자리이며 그래서 확실한 자리이다.
두충나무 숲에는 밥을 먹어야 가는 시간이 있었고 고봉으로 담은 쌀밥 그릇의 무덤 밭 둘레에는 쌀밥이라고 불렀던 쇠뜨기가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 p.60, 「봉분과 시간, 거창 삼봉산 내당마을」 중에서

그때 우리 집 한구석 꽃밭엔 키다리 물국화가 많았다. 그 옆엔 따리아 그리고 가을 국화와 다른 꽃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당 앞에 꽃밭이, 정원이 아니라 꽃밭이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누구의 노력으로 그 꽃밭이 만들어졌는지 기억에 없다. 아버지? 어머니? 형들? 누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나 동생들은 물론 아니다. 아니면 진주에서 시골 그 외진 집으로 이사 내려왔을 때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었다? 돌볼 손이 없었으니 그 속의 화초들이 자기들 나냥대로 즉 마음대로 이리저리 서 있었지만, 화초의 가지 수는 많았다. 봄부터 무서리 늦가을까지 내내 꽃들이 있었다. 그중에 키다리 물국화와 따리아, 하나는 촌스러운 분위기고 다른 하나는 도회지다운 분위기여서 이질적이었지만 이 둘은 같이 붙어 있었다. 당국화라 부르는 과꽃과 맨드라미 그리고 나팔꽃도 또 무성했고.
--- p.110, 「달리아 그거 내겐 따리아」 중에서

이 모자면 되겠느냐고 물어봤다. 아니라고 했다. 편도 그랬고 아이들도 그랬다. 그래서 내 머리에 씌워질 모자는 매번 선택되지 못했다. 모자를 하나 선택해달라고 여러 해 전에 부탁했고 여러 해에 걸쳐 졸라왔는데도 아직 그 소원을 편도 아이들도 안 들어 준다. 안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못 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하나다. 머리가 너무 크다는 것, 그래서 들어갈 모자가 없다는 것, 들어가는 모자는 안 어울린다는 것.
나를 스쳐 간 모자를 생각해 본다. 맨 먼저 스쳐 간 모자는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교모다. 그리고 대학 시절 후반기부터 쓰기 시작해 제법 오래 쓴 바스크 모 즉 베레모가 있다. 또 80년대 초 처음 홍콩에 갈 때 부산 사직운동장 스포츠 센터에서 쓰고 나간 줄무늬 벙거지모자가 있다. 이 모자는 지금까지 쓰고 있다. 쓴 세월을 따지면 근 30년 세월이다.
--- p.237, 「모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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