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아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 취직도 하고 방황하다가 ‘문학하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하고 국문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하구언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은 <한국 전쟁의 경험과 주체성의 서사 연구>(2002)이다. 1994년 박완서 문학 연구?억척모성의 이중성과 딸의 세계의 문학적 의미라는 평문으로 《작가세계》문학상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비평에 입분, 비평가로도 열심히 활동했다. 1990년대라는 하나의 징후적 시기에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문학 제도와 비평가, 연구자의 태도와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여성 문학이 본격적으로 대두하면서 문학 제도, 현실과 부딪치는 길항 관계, 그리고 여기서 여성의 위치라는 것의 딜레마에 대해 고민을 해왔고, 이러한 고민은 첫 번째 비평집 《맞짱 뜨는 여자들》에 투영되었다. 또 학계나 비평계나 대학 제도, 문학 제도 속에서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한가라는 회의와 갈등은 나의 연구와 비평의 존재론적 토대이기도 하다. 문학 권력이든 학문 권력이든, ‘후원체제’가 없이는 연구자, 비평가 ‘개인’ 이 존재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이 문제의식의 일단은 《문학의 광기》에 담겨 있다.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파시즘과 젠더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착목하고 있다. 《문학 속의 파시즘》, 《역사적 파시즘?제국의 판타지와 젠더 정치》 등은 이러한 고민을 담은 책들이다. 가족 이야기에 대한 연구는 이러한 일련의 연구 궤적의 큰 축을 이룬다. 처음에는 한국 문학의 지배적 서사 유형으로서 가족 이야기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여기서 전쟁경험, 파시즘, 분단 체제와 가족 이야기의 문제로 나아갔다. 문학 연구에서 시작하여, 정치사적, 사상사적 연구로부터 담론 연구로 그 폭을 확대한 바 있다. 현재는 일제 말기의 전시 체제와 해방기, 한국 전쟁의 경험과 ‘전후’의 관계를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고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당분간 식민지 기억, 전쟁 경험, 공유기억commemoration에 관한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2002년에서 2005년까지 연새대학교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했고 현재는 한양대학교 비교역사 문화 연구소 연구조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