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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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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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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20일
판형 컬러?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286g | 170*222*20mm
ISBN13 9791185928203
ISBN10 1185928200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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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터키인들이 우리 아르메니아 사람들을 미워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할리드 녀석이 대놓고 ‘더러운 아르메니아’라는 말을 하니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어요.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우리 아르메니아가 아르메니아만의 알파벳을 만들 정도로 뛰어난 민족이고, 터키인들이 믿는 이슬람교 대신 그리스도교를 믿기 때문이래요. 무엇보다 아르메니아의 독립을 위해 터키에 저항하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점점 늘어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도 했지요. ---p.11

“체스 왕 바싼! 이 메달이 다른 누군가의 가슴에서 빛나더라도 체스 왕이 너라는 걸 우리 모두는 기억한단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넌 영원한 체스 왕이지. 우리 아르메니아도 마찬가지란다. 위대한 아라라트산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아르메니아는 영원할 테니까. 체스 왕 바싼, 약속해 다오. 우리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은 모든 일을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너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 되어야 한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반드시…….” ---p.77~78

“그렇지. 두둑은 우리 아르메니아의 혼이 담긴 악기란다. 아라라트산이 우리 아르메니아 사람들을 부르는 두둑의 노래. 두둑의 노래를 잊어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겠니?”
“약속할게요.”
“고맙다, 바싼. 이걸 너에게 주마.”
할아버지가 할아버지의 두둑을 내 손에 쥐여 주었어요. 할아버지의 손길이 깃든 두둑은 매끈매끈합니다. -p.91~93

“죽음보다 더 강한 건 생명이란다.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는 연어처럼 이 죽음의 행렬에서 도망치거라. 반드시 살아남아야 해, 반드시……. 넌 할 수 있어, 체스 왕 바싼…….”
할아버지는 숨이 찬지 긴 숨을 천천히 내쉬었어요. 나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아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습니다.
“바싼, 할아버지도 이제 곧 저 하늘의 별이 될 거란다. 울어도 좋아. 마음껏 울렴. 몸속에 슬픔이 깊다는 것은 곧 기쁨이 찾아온다는 뜻이니까.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생명을 함부로 짓밟을 권리는 없단다. 나와 엄마, 아빠, 누나들, 그리고 아무 죄 없이 단지 아르메니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을 꼭 기억해 다오. 사랑한다, 바싼…….”
---p.94~9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먼 아르메니아에서 들려온 구슬픈 노래, 두둑의 노래

100년도 더 전인 1915년부터 1923년, 아르메니아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두둑의 노래』는 20세기 최초의 인종 대학살로 여겨지는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배경으로 쓴 동화입니다. 아르메니아 대학살은 1차 세계 대전을 기점으로 터키의 지배를 받던 아르메니아인 200만 명 가운데 150만 명이 학살당한 사건을 말합니다. 이 책은 주인공 바싼의 눈으로 그 학살의 현장을 바라봅니다.

바싼은 순수하고 명랑한 열한 살 소년입니다. 대대로 아르메니아인들이 그랬듯 하느님을 믿는 집안에서 지혜롭고 현명한 할아버지와 교수인 아버지, 인자한 어머니, 두 누나와 평온한 나날을 보냅니다. 체스 시합이 있었던 그날도 가족들의 좋은 기운을 듬뿍 받고 학교로 나서지요. 아르메니아인 학교의 가장 큰 행사인 체스 대회에서 터키인인 할리드를 꺾고 체스 왕이 된 바싼. 그 기쁜 소식을 전하러 달려왔지만 집 앞에 험상궂은 터키 군인들이 부모님과 할아버지를 향해 윽박을 지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를 버리고 이슬람교로 개종할 것을 강요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라리사 누나를 터키인 군사령관인 자끄 파샤의 첩으로 보내라는 어이없는 말을 하면서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다음 날엔 아르메니아인들이 허락 없이 집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는 공고문마저 붙습니다. 얼마 뒤엔 큰누나인 사라 누나의 결혼식 도중에 총을 든 군인들이 찾아와 아버지를 비롯해 남자 어른들을 끌고 가지요. 며칠 뒤 바싼은 아버지가 터키군에게 죽임을 당한 걸 알게 되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를 기억하며 애써 슬픔을 삼킵니다.
불행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결국 ‘강제 추방령’이 떨어지면서 바싼네 가족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살아왔던 마을 메즈레에서 추방당합니다. 일명 ‘죽음의 행진’으로 불리는 기나긴 행렬 도중에 엄마와 두 누나, 결국엔 할아버지마저 목숨을 잃고 결국 바싼은 홀로 남게 됩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바싼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남은 가족이었던 할아버지를 떠나보내고도 결의에 찬 눈으로 어둠을 응시하지요. 꼭 살아남아 우리 아르메니아인들이 겪은 모든 일을 잊지 말아 달라는 할아버지의 말이 바싼에게 학살이라는 거센 물살을 헤치고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되었을 테니까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수난의 역사를 반복해 왔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던 아르메니아인들의 성정도 그러합니다. 아르메니아인들의 고난, 그리고 터키의 잔혹한 폭력 사이에서, 할아버지가 연주하는 아르메니아 전통 악기인 두둑의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꼭 살아남으라고, 이 일을 기억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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