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툴롱을 향해 떠났다. 쇠사슬에 목이 묶인 채 수레에 실린 그는 이십칠 일 만에 그곳에 도착했다. 툴롱에서 죄수에게 붉은 상의가 입혀졌다. 그의 예전 모든 삶들, 심지어 그의 이름까지 지워졌다. 그는 더 이상 장 발장이 아니었다. 그는 번호 24601이었다. 누님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곱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가 어린 것들을 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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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틴은 자기 몰골을 보지 않기 위해 거울을 창문 밖으로 던져 버렸다. 빚쟁이들이 그녀의 침대까지 가져가 버렸다. 그녀가 이불이랍시고 덮는 넝마조각, 바닥에 펼쳐놓은 매트리스, 지푸라기가 빠져나온 의자 하나가 남은 전부였다. 그녀는 수치심도 잊었고 꾸미는 것도 잊었다. 마지막 징조였다. 그녀는 더러운 모자를 그대로 쓰고 돌아다녔다. 시간이 없어서인지, 무관심해서인지, 내의도 헤지도록 내버려두었다. 빚쟁이들이 수시로 찾아와 야단법석을 떠는 통에 그녀는 잠시도 쉴 수 없었다. 길에서도 건물 계단에서도 그들과 마주쳤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거나 멍하니 밤을 지새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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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베르는 감옥에서 태어났는데, 어미는 카드 점쟁이였고 그녀의 남편은 도형수였다. 성장하면서 그는 자신이 결코 사회의 테두리 바깥에서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가 가차 없이 테두리 바깥으로 밀어내 버리는 두 계층의 인간들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하나는 사회를 공격하는 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를 감시하는 자들이었다. 이 두 계층밖에는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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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테나르디에는 마른 체구에 키가 작고, 핼쑥하게 각진 얼굴이 앙상하고 빈약해 보여서 병색이 있는 듯했지만 실은 놀랄 정도로 튼실했다. 그의 교활한 야바위도 그러한 특징들과 잘 맞았다. 그는 거지에게 적선 한 푼 하지 않는 주제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미소 지으며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공손했다. 그는 짐마차꾼들과 술을 마셔대며 잘난체하곤 했는데 아무도 그를 취하게 만들 수 없었다. 또한 워털루 전쟁 때에는 부사관으로 홀로 ‘죽음의 기병중대’에 맞섰으며, 비 오듯 쏟아지는 포탄들을 뚫고 달려가 ‘치명상을 입은 어느 장군’을 몸으로 덮어 구해냈다고 주절댔다. 여인숙 식당의 벽 위에 걸려있는 번쩍거리는 표장도 ‘워털루 부사관 식당’이라는 이름도 그런 일화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워털루에서의 그의 위업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바, 한마디로 ‘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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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쓸모없는 것의 기대하지 않았던 유용함이여! 거대한 것들의 자비로움이여! 선량한 거인들이여! 거대한 코끼리상이 조무래기들을 받아주고 맞아들였다. 바스티유 광장의 코끼리 상 앞을 지나가던 잘 차려 입은 시민들은 경멸하는 태도로 그것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하곤 했다. “저걸 어느 짝에 쓸까” 하지만 그것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빵도, 옷도, 쉴 곳도 없는 어린 것들을 추위와 서리, 우박, 비에서 구해주었으며 겨울바람에서 지켜주었고, 진창 속에서 자다가 열병에 걸리거나 눈 속에서 자다가 얼어 죽는 걸 면하게 해주었다. 바스티유 광장의 코끼리는 바로 이런 용도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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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무렵 마리우스를 샹브르리 거리의 바리케이드로 불러들인 그 목소리는 그에게는 운명의 소리와도 같았다. 그는 죽기를 원했고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무덤의 문을 두드리는 그에게 어둠 속에서 어떤 손이 열쇠를 건네주었다. 마리우스는 철책을 열고 정원을 나서며 말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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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이한 꼬마 요정이었다. 총알이 그의 뒤를 쫓았지만 그는 총알보다도 날쌨다. 그는 죽음과 알 수 없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정확히 조준했던 건지 우연히 비껴 나간 건지 도깨비 같은 아이를 명중시키고야 말았다. 가브로슈는 비틀거리다 털썩 주저앉았다. 바리케이드 전체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쓰러졌던 가브로슈가 다시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는 앉은 자세였는데, 핏줄기가 얼굴에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두 팔을 허공에 치켜세우더니 총알이 날아온 곳을 보며 다시 노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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