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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빛이라면

당신이 빛이라면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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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140*185mm
ISBN13 9791191200355
ISBN10 119120035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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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하는 사랑은 죄다 실패인지. 하루는 신을 앞에 앉혀두고 청문회라도 열고 싶었다. 사랑을 할 수 있는 자격이라도 있는 건지, 그건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헛된 질문이라도 던지고 싶었다.
--- p.20

사랑해. 난 네 앞에서 가장 순수했고, 자주 뜨거웠고, 너무 들떴고, 많이 무너졌어. 사막에 핀 꽃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조리 쏟아부어서라도 너를 피워내고 싶었고, 네가 날아갈까 봐 앞에선 숨을 멈추는 것따위 일도 아니었다고.
--- p.27

내가 이 밤에도 그대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는 죽어도 모를 테지만 난 그걸로 됐다. 죽었다 깨어나도 잊지 못하는 그대라는 사람이 나의 반평생 혹은 그 이상을 지배하고 있었단 황홀감은 겪어본 사람만 알 테니까.
--- p.30

난 네가 더는 운명이란 단어와 친해지지 않았으면 해. 누군가 한 명쯤은 널 만나기 위해 온갖 삶을 거치고, 걷지 않아도 될 길을 걷고, 울지 않을 일에 자주 울고, 받지 않아도 될 상처를 다 받아가며 너를 만나기 위해 걸어오고 있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그게 나였어. 내 생애 처음으로 성취한 사람이 너였고. 또 내가 처음으로 안은 기쁨의 형체가 너였어. 기쁘다는 감정이 이렇게 따뜻하고, 밝다는 걸 처음 알았다.
--- p.51

이름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계절의 이름으로. 하얗다라는 뜻을 지닌 성과 계절의 이름을 붙이면 하얀 봄, 하얀 여름, 하얀 가을, 하얀 겨울. 유일의 색을 가진 네가 종이의 활자처럼 네 생을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내 방의 하얀 조명은 너만 밝힌다. 결국 다채로운 것은 너 하나다. 너의 모든 계절을 기록하는 일 혹은 내가 너의 계절 하나를 가진다는 일. 단언컨대 그 이름의 삶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 p.68

타인에 의존하지 않아도 마땅히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부지기수로 쏟아지는 외로움은 혼자서 달랠 수 없다는 데 좌절할 뿐이다. 단 한순간도 혼자가 괜찮았던 적이 없고, 단 하루도 이 감정에 익숙한 적이 없다. 숱한 이별은 점점 면역력이 생기지만, 하나의 외로움에는 이렇게 비참하게 무너진다.
--- p.91

어떤 경우에서도 세상에 받아도 마땅한 상처는 없다. 관계 속에서 자신을 스스로 몰아세우고, 나는 원래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타인이 준 상처를 내버려둔 채 위안받진 말아야 한다.
--- p.111

이별 후에 내가 “그랬어야 하는데.” 하면서 시간을 더듬어봤자 그건 나의 일이다. 이미 당신은 내 시간에 없고, 나는 당신의 궤도에서 벗어난 위성일 뿐. 이제 당신에게 나는 먼 우주로 올라가서 끝없이 멀어지는 위성이어야 했으나, 아직 체념하지 못해 ‘이 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 p.129

더는 추억을 기억할 힘이 없었다. 되짚을 때마다 머나먼 여정을 떠났으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패잔병의 마음으로 다시 걸어오는 길이란. 4년에 한 번 오는 시간도 있는데, 너와의 시간은 단 한 번도 돌아오지 않고.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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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작가 백가희는 글로써 계절을 나르고 다채로운 비유로 세상 만물에 사랑을 움트게 하며 불필요한 감정은 그 어디에도 없음을 이야기한다. 당신의 마음속엔 아직 푸름이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지금 이 책을 펼쳐라. 한 줄 한 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풀내음 그윽한 정원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 지코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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