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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도 석양이 있나요

동해에도 석양이 있나요

예서의시-013이동
김영현 | 예서 | 2021년 07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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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2쪽 | 198g | 128*210*9mm
ISBN13 9791196850883
ISBN10 1196850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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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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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우리 아비들의 얼굴이 축항 끝 돌 틈에 살고 있는 겁 많은
놀래기를 닮았다는 것을 터득한 것은 우리들이 물질을
능숙하게 할 즈음이나 되어서였다
우리 할아비들이 놀래기 얼굴을 하고 한평생 바다를 서성거린 것을
우리 아비들이 알았던 것도 아마 우리 나이 또래였을 텐데
눈은 떠 있으면서 징 북 장고소리 다 들으면서 잠을 자는 놀래기

폭풍의 바다 속 비수와 같이 번득이는 바위틈 비집고
날마다 찾아드는 토박이 대처 내로라하는 어르신의 야한 미끼조차
구별 못하는 우리들의 우둔한 놀래기
밀어붙이면 밀리고 위협하면 깜짝깜짝 놀라는 순한 보호색
숲을 쩡쩡 가르는 해일 속에도 파고의 높낮이를 눈으로 정확히 재고
물빛만 보아도 내일을 환한 불 보듯 가능한 예지를 갖고도
묵묵히 고향 지키는 우리들 아비 놀래기

우리들이 놀래기를 학명으로 돌삼치가 맞다 틀리다
도마에 놓고 칼질하다 어류도감 242쪽에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우리들이 바다에 눈 뜨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흉어

오년 전 리어카를 끌고 어판장에 내가 소속된 곳이
부두노조 제2분소였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그래도 질펀한
콘크리트 하적장이 살판나서 스물스물 쉰도 넘는 식구였는데,
사년 전엔 서른 남짓했다
삼년 전엔 스물 남짓 했다
작년엔 열둘이 남았더만
금년엔 반장과 나만 있었다
어판장에 풀풀 날리던 비린내도 해풍에 말려 썰렁한
소금기뿐이다 시끌벅적 몸싸움 고기싸움 후한 인심도 없다
겨울 준비하는 바람까지도 판장 바닥에 늘러 붙은 고기를
닮아 버쩍 말랐다 닷새 전 분소 옆 꼽세기 파는 집 바람에
세워둔 리어카를 수리하며 작정했다
나흘 전엔 그래도 어판장을 지켰다
그제도 어판장을 지키며 망설였다
어제는 끝내 어상자를 뜯어내고 그 위에 포장을 씌웠다
오늘은 작은 다리 근처에 돼지족발 단무지 몇 쪽 놓고 포장
마차를 시작했다
개업 인사차 반장이 날 찾아와
막소주 단무지 한 쪽을 질끈 씹었다


물어나 볼까

서낭당 모서리 처마에 매달린
북어 대가리 바다 간다
처음 말갛고 투명한 눈 부르터
허여멀겋게 꺼져 있어도
서낭 무수리 염 풀어 귓밥
후려 패듯 한참을 정신없어
가다보면 저 너른 곳까지
몇몇 일 가자해도 모자랄 뿐
찌든 이빨에 배어든 설겅한 소금
입술 갈라 바람 허옇게 비틀어
코 뚫린 채 단단한 아가미구멍
물먹은 해풍 들어와 흔들거리는
때깔이 애비 기다리는 서낭할미다
온밤 뒤척이는 기다림 끝없어
꿈속 자맥질 귀 기울이다 놀란 가슴
돌아보면 차라리 대처
이사 가자 졸라나 볼까
서낭 부적 빗살 잠금 채 허우적이다
달아날 길 묻다


거기 내가 있다

나무장작 한 아름 불 짓다 그 넓은 어판장
벌판 같지만 우리 있는 모퉁이 고기상자 쌓아
요상한 바람 풀풀 날리는 바닥 눅눅히 풍기는 비릿한 바다
뜯겨져 덜렁거리는 난망한 그물
어부 저 편한 대로 고단한 비늘 떠낸다
어둠 걷히는 어판장 배 하나둘 몸 기댄다
하루 품 든 어부나 아낙네들 잡은 고기 돌보느라 정신없다
몸 하나 기대면 거기 내가 있다
돌아 서둘러 방파제 지나 제 있던 자리
고단하려니 출항하면 바다 항상 퍼질러 엎어졌다
나는 일상 무심하여 바다 가지만
바람 파도 맞아 온몸 부대끼지만
배 하나 되어 느린 걸음 쑤욱 올랐다 들었다 튀어오르다
물 속 가라앉았다 오르는 가뿐 숨소리 쉼 없다
또 한 번의 출항 내가 거기 있다


기다림

서낭당 처마 끝에 매달린 북어 대가리
바다를 향하고 있다
유리알같이 투명한 눈앞에
코 뚫린 채 쩍 벌린 단단한 아가미 사이
습한 해풍이 흔들린다
찌든 이빨 사이 베어든 설컹한 소금
입술 찌들게 하는 건 바람뿐인데
허옇게 비틀어 질린 때깔이 우리를 닮았다
날마다 몸 풀어 치성 드려도
느는 건 낚시값 어망값 기름값
빚잔치는 칠흑이 주워 삼킴 가난한 이웃들의 것
무시로 설핏 널은 상한 복부에
야광 같은 빛살은 나를 감금하여
어둠 속 고아로 만든다 아비야 아비야
동편 가르마 같은 여명은 언제 오려나
밤새워 물길 잡아 떠난 아비
기다림은 끝나지 아니하고
온 밤 자맥질 귀 기울여 떠난 뱃고동소리
차라리 돌아오면 육 땅으로 이사 가자 졸라볼까
그러나 마름모 그물 칸칸이 목을 졸라도
바지 허리띠 한 칸 고쳐 매도
우리는 이 바다를 사랑한다
어부 된 아비를 사랑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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