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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일은 일어났다

일어날 일은 일어났다

파란시선-0081이동
김한규 | 파란 | 2021년 08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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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11쪽 | 178g | 128*208*8mm
ISBN13 9791187756989
ISBN10 1187756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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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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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번영을 위한 시장 좌판에
상철 씨가 앉아 있다

책이 없이 시장을 섭렵하였다 무관심을 얻기까지 좌판의 쓸모는 컸다 앉아 있는 동안 시장은 번영하지 않았고

언제 앉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언제 일어설지도 몰랐는데
상철 씨가 눈에 띄는 작은 쓸모라도 없애려는 노력의 결과였다

결과는 쓸모 있었지만
생각이 없었다

아무 곳에도 가지 않는 상철 씨는 시장에 왔고 아무런 적의도 없고 슬픔도 없다고 했다 들은 사람이 없지만 관심이 있을 때 알게 되었다

막걸리 한 잔이나 두 잔 앞에
앉아 있는 그가 언제 죽을지도 사람들은 관심이 없었는데
그런 자유는 얼마나 쓸모 있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알 수 있는 것은 앉아 있는 상철 씨

한 벌의 외투 밖에서
바람이나 비나 눈의 짧은 생이 왔다가 갔다

상철 씨는 참선을 하지 않았고 골똘하지 않았고 욕심을 보이지 않았고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들려오는 것은 듣고 있었는데

그것은 좌판의 쓸모와 섭렵한 시장 때문이라 여기지만
쓸모없어진 상철 씨에게 물어볼 수는 없었다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

필드를 지켜라, 부스에는 난로가 없었다 전화를 받고 멤버십 포인트를 끊어 주고 앉아 있었다 두 손을 가랑이 사이에 넣고 비비면서 경수는 생각했다 문을 닫았는데 거리의 간판은 왜 켜 놓았을까 CCTV는 고객만 감시하는 게 아니다, 그러세요 지키고 있으세요, 부스에 있는 모니터에 필드는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경수는 차를 기다렸고 셀프 고객에게 성의를 다하는 마음을 일으켜 세웠다 필드에 혼자 서 있으면 움직이는 물체가 된다 언제나 확인 가능하다 사정거리 안에서 동체를 내보이며 고개를 숙인다 부스에 앉아 있으면 표적은 정확해진다 지킬 것이 없으니 뭐라도 써 볼까 휴대폰 메모장을 열어 놓고 경수는 생각했다 분명한 표적이 되었다고 입력했다가 표적은 생산된다고 고쳤다 같은 공기 속에서 노끈에 목이 졸린 고양이가 바닥에 떨어지고 굶주린 개가 혓바닥을 물어뜯었다 지구가 공전하는 것은 지켜 주지 않는 것을 되돌리는 것일까 아무거라도 써 보자며 숙이고 있는 경수의 얼굴을 액정이 흔들었다 알면서도 필드에 나오지 않으니 내일부터는 아주 나오지 않아도 된다, 고맙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진 경기를 할 수 있는 게 어디에요


공판장

문이 없는 통로가 사방에 있다 간이식당은 준비한 재료가 없어지면 철수한다 냄새가 시간을 가리키기 시작한다 새벽부터 몸값을 헐어 버린 사람이 있다 나와 앉은 자리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라면 국물을 마저 비운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때문에 수레를 밀고 간다 날이 밝지 않아도 빛깔은 서로 나뉜다 물을 뿌린 바닥에서 먼지가 일고 있다 오늘 같은 날이 내일도 있을까 어느새 간이식당 의자는 모두 탁자 위에 올라가고 쌓는 것과 허무는 것이 전부가 된다 허기를 끄지 못한 시간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믹스커피는 통째로 있고 뜨거운 물도 있다 안 봐도 안다 내일 보이지 않더라도 묻지 않는다 흩어진 것을 그러담는다 헐값에 들어온 것은 따로 저장된다 하루 만에 뒤바뀐다 나간 사람 뒤로 오후가 지워지고 있다 공판장 안에는 은행이 있다 헐값을 걸친 사람이 나가고 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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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것들이 부활했다. 퍼렇게 눈뜨고 우리를 바라본다. 시인은 지워진, 매몰된, 함락된, 찢어진, 파쇄된 그(것)들을 되살려 우리의 가슴에 못 박아 넣는다. 그것은, 그들은 지금도 ‘있다’. ‘있다’ 속에 있다. ‘없다’의 내장 안에 깃들어 있다. ‘있다’ 안에서 다른 ‘있다’가 숨을 몰아쉰다. ‘있다’가 들끓는다. 「울고 있다」 「무이」 「연병장」 「저물고 있는 아침」 「체포조」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잖소」 「공판장」 「노후를 씹는 저녁」. ‘있다’의 불꽃 속을 행진한다.
김한규의 ‘있다’는 명사이고 동(명)사이고 고유명사이다. 시인은 귀환해야 할 존재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살아가는 ‘있다’의 현장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유일성-“번영을 위한 시장 좌판에/상철 씨가 앉아 있다”(「쓸모는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을 부여한다. 이 시집은 수많은 ‘있다’의 대상들이 살아가는 현재를 집요하게 구현한다, 환하게 펼쳐 놓는다. 김한규의 ‘있다’는 ‘-고 있었다’에서 ‘-고 있다’를 거쳐 ‘- 수 있다’로 확장된다. 과거와 미래를 ‘있다’가 하나로 묶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살아 내고 있는 이곳은 어떠한가. 우리는 실패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곳의 ‘나’는 성찰한다. 영원한 현재를 응시한다. ‘있다’의 주체들을 짊어진 채 걸어간다. 전진이다. 적들이 사라진(“적들의 발소리가 귓가에 들리지 않는 허공의 낭만은 정세의 변화인가”, 「거시기와 미시」) 오늘의 삶을 일군다. ‘나’는 간다. 세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밀고 간다. 여기에 ‘나’가 있고, 지켜 내야 할 ‘우리’가 있다. 시인 김한규가 있다. Ecce homo! 시집을 완독하는 순간, “발굴되지 않은 밤이/이어서 창궐할 것이다” (「예광탄」).
- 장석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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