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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왕복 차선이 필요해

사랑은 왕복 차선이 필요해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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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198g | 123*190*10mm
ISBN13 9791190526449
ISBN10 1190526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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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웃은들

아무리 웃은들 세월 그림자 가득하니
새봄에 웃고 나오는 꽃보다 예쁘려나
부질없는 희망에 먹먹한 가슴

여인의 가슴은 사철 엄동설한인데
멀리 있는 그님이 훈김이라도 보내주면
동토의 왕국에도 꽃이 피지 않으려나

냉이 웃는다고 봄이라 착각 말고
얼굴 내민 쑥 향기에 봄 왔다고 속지 말게
아직도 바람끝은 겨울 냄새 가득일세

--------------------------------------------------------

인생

한해의 끝자락에 서서 서성거리는 인생
인생이란 그런 거라네
달마다 어딘가에서 서성거리는 것
그러다 지나가는 누군가를 만나
웃음 한 조각 주고받다 이별 한 방울 받아먹고
기뻐하다 슬퍼하다를 반복하는 것

깊어가는 수심도 결국은 물거품
물거품 찾고자 날마다 몸부림치는 인간
사랑이나 이별도 홍역이나 천연두처럼
일생 한 번이면 오죽 좋으리오마는
부처의 인연으로 반복 또 반복이니
슬픔 견디지 못한 인간들이
날마다 아우성치니 세상은 시끄럽기 그지없어
남은 사랑 주어진 시간
섬섬옥수에 받아 요긴하게 쓰리

--------------------------------------------------------

폭풍의 언덕에 서서

폭풍 몰아치는 겨울밤
아무리 불러도 멀리 간 여인은
대답할 줄 모르고
절규하는 야생마의 미친 울음은
언덕 위의 눈보라를 움켜쥐지만
잡히는 것은 밉살스러운 증오뿐

사랑에 목매달고 가버린 여인의 한
아무리 차가운들 눈보라에 비기랴
아무리 아픈들 떠나보내는 슬픔에 비기랴

오늘도 언덕은 사내 울음이 얼어
바람 따라 날리는 눈발로 변해
절규하는 사내 가슴 후벼파건만
잃어버린 사랑에 멍든 가슴은
녹을 줄 모르는 얼음 가슴이라

--------------------------------------------------------

사랑은 왕복 차선이 필요해

떠나기 싫은 겨울 하루 내내 훌쩍거려
멈추라 호령하니 햇살 가득 바람 쌩쌩
사랑이 외길임을 인제야 알았다오
그 사람 향해 가는 가슴 저린 내 사랑이
내게 오는 그 사람 길 막을 줄 몰랐네
사랑도 왕복 차선 필요함을 겨우 알고
길 닦으랴 허둥대니 해님이 웃고 있네
지나가는 저 바람 혼자 가려 하지 말고
애달픈 내 사랑 그 임에게 전달하게

--------------------------------------------------------

윤동주를 만났어

윤동주 생가 찾아 용정 들판 뒤졌건만
적막한 마당에 울고 있는 언어 조각
구천을 헤매고 있는 동주 시심 애달타
어떻게 야욕 상태인 왜놈들을 다스리나

공동묘지 한구석에 드러누운 요절 시인
그리 빨리 가려거든 시심이나 날 주고 가지
길가의 코스모스는 서럽도록 선명한데
어쩌다 주검조차 이국 땅에 묻힌 신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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