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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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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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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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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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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파일/용량 EPUB(DRM) | 57.20MB ?
ISBN13 979115879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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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넬레 노이하우스의 미스터리 로맨스]『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가 '셰리든 그랜트' 시리즈 3부작을 완결한다. 끔찍한 과거를 묻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셰리든 그랜트, 하지만 잔혹한 운명은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다시 여름, 거대한 폭풍 속에 내던져진 셰리든의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M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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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럴 수가…….” 난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이거 벗는 거 도와줘요. 지금 당장!”
“하지만 아직…….” 유니스가 입을 열었다.
“아니, 싫어요!” 나는 고함을 지르며 발 받침대에서 내려와 드레스를 찢었다. “싫어! 싫어요! 싫다고요!”
재단사는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나를 바라봤다. 내가 헐떡이는 소리와 천이 찢어지는 소리만 들렸다. 드디어 옷을 다 벗고 자유로워졌다. 재단사는 누더기가 된 5천 달러짜리 웨딩드레스를 죽은 흰 동물처럼 손에 든 채 그대로 서 있었다.
--- p.19

“네가 늦었지만 졸업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교장 선생님은 니켈 테 안경을 벗어 체크무늬 손수건으로 닦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 우리 학교에서는 안 돼. 무어 부인 말이 맞아.”
“왜 안 돼요?” 알고 싶었다. “오빠가 정신이 나간 거나 양엄마가 가족 절반을 살해한 일은 제 책임이 아니에요! 이건 연좌제로군요!”
“셰리든, 그 일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 너는…… 음…… 우리 학교 교사와 성관계를 맺었어. 그 일로 여기 사람들이 아주 많이 놀랐단다. 물론 학부모들의 충격도 컸고!” [...]
과거가 다시 내 발목을 잡았다. 기억도 하지 못하던 내 거짓말이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발 앞에 떨어졌다.
--- p.145

예전에는 곡을 쓸 때 가사를 만들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반대였다. 가사가 얼른 드러나고 싶어 하는 이야기처럼 머릿속에서 솟아올랐다. 멜로디를 연주하며 이리저리 맞춰보다가 단조로 바꿔봤더니 갑자기 모든 게 잘 어울렸다. 원래 원하던 대로 음이 아름답고 우울하면서도 동시에 달콤하게 울렸다. [...]
“폭풍의 시간, 바로 이거야!”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게 앨범 제목이다!”
전율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나는 몇 달 만에 다시 곡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그동안 작곡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정말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것, 살면서 다른 그 무엇보다도 정말로, 정말로 더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었다.
--- pp.160-161

“뭐?”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누구랑 만난다고?”
“데이비드 하딩 박사. FBI 프로파일러.” 오빠가 대답했다. “내가 그 사람 이야기를 했잖아. 당시에 앤드루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올 때 동행했던 헌병이야.”
“그 사람이 왜 오늘 여기에 와?”
“하딩은 FBI 행동분석팀의 팀장이야. 앤드루와 이미 여러 번 얘기한 경험이 있고, 또 오늘 우리 면회를 가능하게 해줬지.”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나는 짜증이 났다. 속은 기분이었고, 조던 오빠가 우리 엄마의 과거에 대해 알아내려는 것 외에 뭔가 다른 것도 원할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의심이 들었다.
--- p.193

“과거가 놓아주질 않네요. 그렇죠?” 나는 우울한 기분으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식어서 쓴맛이 났다.
“셰리든, 누구도 과거에서 도망칠 수 없어.” 아버지가 대답했다.
“자기 삶의 구성요소로 만들고 그것과 화해할 수 있을 뿐이지. 지금 여기를 사는 것, 그리고 지나간 것과 앞으로 올 것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아. 우리는 그 두 가지 모두에 아무 영향도 끼칠 수 없으니까.”
--- p.254

“내가 이곳에 머물면 좋겠어?”
“아니.” 재스퍼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원하지 않아. 셰리든,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살아야지. 내 인생이 아니라.”
내가 그에게서 원한 대답이 바로 이것이었다. 완전히 솔직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성숙한 대답.
[...] “성공 때문에 내가 달라지면 어떻게 하지?”
재스퍼가 나에게 몸을 돌렸다.
“성공과 돈은 모든 것을 바꿔.” 그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그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에게 성실하고, 두 발로 바닥을 단단하게 딛고 서 있는 거야. 이건 말하기는 쉬워도 행하기는 어려워.”
나는 재스퍼가 지금 얼마나 슬퍼하는지, 그걸 감추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불현듯 깨달았다.
“우리 사이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해줄래?” 내가 그에게 애원했다.
“그럴 수 없어, 자기.” 그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고 미소를 지으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지금까지 그 어떤 여자보다도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뿐이야.”
--- pp.370-371

“셰리든, 이제 때가 됐어.” 거울 속의 나에게 속삭였다. “네가 언제나 오고 싶던 곳에 온 거야!”
“1분 전!” 벨린다가 소리쳤다.
“지금 나가요.” 나는 플라스틱 물병을 잡아채 걸으며 반병을 마시고 무대로 이어지는 계단에 도착했다. 발과 대니, 레이와 알렉스, 제이비와 나는 서로 끌어안고 행운을 빈 다음 밴드를 앞장세워 올라갔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불현듯 모든 것이, 어제와 내일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가고 현재만 남았다. 아드레날린이 몸의 모든 핏줄로 솟구쳤다. 청중이 웅성대는 소리, 내 이름을 부르는 몇몇 목소리도 들려왔다. 나는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 달려나갔다. 현란한 스포트라이트가 나에게 와서 부딪쳤다. 지금 이 순간은 낙하산을 메고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것과도 같았다.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었다.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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