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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교 시선집

정석교 시선집

예서의시-015이동
정석교 | 예서 | 2021년 07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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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1쪽 | 250g | 128*210*10mm
ISBN13 9791196850890
ISBN10 1196850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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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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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포구에서

낯선 포구의 황량함이란 늘 친밀하지 못하게 내려놓고 떠나는 것이다 긴 물금 배웅하는 숨 가쁜 노을 여객선에서 머무른 흔적을 쫓던 기대감은 터미널 유리창에서 분신된다 친밀한 어둠을 통해 기실 뚜렷해지는 혼자라는 불안스런 감각기능은 침묵 속에 숨어 한없이 메마른 환절기를 앓는다 갯바위 이우는 청량감보다 여윈 잠 청하는 포구의 여인숙에서 홀로 남겨진 낯 설움은 늘 달큰한 법이다 낯설음은 나로 하여금 수심(愁心)에 찬 마음이 되고 수심(水深)에서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된다 낯설음 품은 미지의 것을 위해 기꺼이 밝은 아침을 기억해두지 않는다 낯선 포구에서는, 몸을 가벼이 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가난한 시인의 안주

몸은 없어져도 이름만은 세상에 남을* 명태,
세월에 숨어버린 명태 건지러 자맥질합니다
새끼인 노가리는 애기태, 크기에 따라 왜태, 중태, 소태, 그
물로 잡은 망태, 낚시로 낚은 조태, 원양어선에서 잡은 원양
태, 근해에서 잡은 지방태, 강원도에서 나는 것은 강태

둘러앉은 저녁 식탁 뚝배기에서 어머님 손길이 끓어 오릅니다
갓 잡은 생태, 얼린 것 동태, 건조 시키면 건태, 꾸들꾸들하
게 반쯤 말린 코다리, 대가리 떼고 말린 무두태, 포로 만든
북어포, 생명태는 선태, 잡히지 않을 때 귀해서 부르는 금태

계절 따라 망태기 몇 놈 건지며
명태 입만큼 큰 웃음 던지는 할아비
바다는 늘 두렵다 했습니다
알을 낳은 뒤에 잡은 것은 꺾태, 맨 나중 어기에 잡힌 막물
태, 초겨울 도루묵 떼 쫓는 은어바지, 음력 섣달 초순 잡히는
섣달받이, 춘태, 추태, 동태 계절별 부르는 별칭

매서운 밤 섬돌 신발들이 다 얼었는지
삼촌은 설 지나도 올 줄 모르는 깡촌 그 골짝에서
얼렸다 녹였다 황태, 하얗게 말린 백태, 검게 말린 흑태, 수
분 빠진 깡태, 파손된 파태, 속이 붉고 딱딱한 골태, 말리다
고랑대 떨어진 낙태, 날씨가 따뜻해 물러진 찐태, 여름에 말
려 곰곰한 구데기태

가난한 시인의 안주가 시가 되어도 좋을**
기막힌 별칭, 명태
술잔 속 유영하는 별칭들 건져 올립니다

*, ** 양명문 님의 시 「명태」에서 인용


들길에 피는 뭇꽃처럼 살리

바람이 지나가다 머문 들길에 핀 뭇꽃들이 저마다 아우성을 치면서 나늘 보라 한다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 무언의 눈 맞춤으로 나누는 저만의 외침을 전하려 한다

-꽃잎이 핀 공간만큼 햇살을 마시며
꽃으로만 살고 싶은데
지나가는 바람은 어서 자리를 내놓으라 한다네-

들길에 피는 뭇꽃이라는 것
항쟁으로 저마다 낙화로 분신할 뿐인데
밤이든 낮이든 소소한 가을 빈터에서
분신으로 날리는 꽃들의 외침을 듣는다

노랗게 부풀어 오른 달 속을 보며 청승맞게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하늘을 찢듯 울리는 개 짖는 소리, 동료가 아닌 이방인의 발걸음을 경계하는 경고의 선전포고 후각이 몸서리치도록 예민해서 금세 알아버린 그들의 매력에 되돌아서는 발걸음이 무서워진다

-매일 맞대며 알은체하는 얼굴이 무서워질 때가 있다
이 밤 지나면 환한 얼굴로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 보아도 자꾸만 뒷걸음쳐지는 비굴함-

들길에 핀 풀꽃보다 못한 가여운 이들이여!
결빙의 땅을 다지며 아름다운 생을 준비하는
들길에 피는 저 뭇꽃을 잠시 닮아 보게


검은 전사

내 유년, 탄광촌 아버지들을 검은 전사라 불렀다

초여름 감나무 가지 사이 숨은 왕매미 맹렬히 울던 날, 긴 잎 느티나무 굵은 가지 무수히 부러졌다 달빛 흔들린 탄광촌은 바람을 탄 블랙홀이었다 가슴에 가라앉은 울음이 산비탈을 휩쓸었다 자정 넘어 어머니들은 성긴 머리칼을 나부끼며 비보를 채근했다 광차에 실려 온 실낱같은 희망을 외면한 아침, 막장이었다

꽃상여 떠나는 길, 비가 통곡했다 장송곡처럼 울리던 장대비 탄광촌을 쓸어가듯 내렸다 씻김굿 추렴하듯이 흘린 저탄장 검은 눈물 생의 유품으로 남은 어머니 발뒤축을 흉물스럽게 물어 뜯었다 회차할 수 없는 갱도로 다시 보내야 했던 검은 땅,

붉은 감이 경계도 없이 하늘에서 붉게 아우성이다 바라지창 아래 걸린 먹빛 작업복, 내 유년의 목록에 기억된 탄광촌 아버지들처럼 사택의 젊은 어머니는 검은 전사가 되셨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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