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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넘이

여울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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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94g | 140*210*20mm
ISBN13 9791190526456
ISBN10 11905264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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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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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가 양근 땅의 건지산에 온 지 삼십여 년 넘는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되어있었다. 건지산 바위계곡은 비가 오기만 하면 하늘에서 받은 물을 한 방울도 땅속으로 품지 못하고 흘려보내서 골짜기에 물은 금방 불어났다. 사월에 돋아난 푸른 새순을 적시며 순식간에 내린 소나기 한줄기는 마른 바윗골을 채웠다. 흙이 없으니 티끌도 없어 내린 물은 맑았다. 물이 흐르는 골 앞에는 겨우 비만 가릴 정도로 쳐놓은 석수작업장 초막이 있는 데, 그 앞에서 가비가 데려다 키우고 있는 조그마한 딸애가 단비를 반가이 맞으면서 추녀 끝으로 줄지어 떨어지는 빗물을 모았다. 빗물은 작은 도랑을 이루어 바윗골 계곡으로 모여들었다.

박병산은 광주와 양주 땅을 만나는 합수머리 병탄에서 보면 양근강을 끼고 남서쪽으로 맞닿은 곳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인데, 광주에서 북으로 달려온 산줄기가 양근강을 못 건너고 주저앉았으니 그 한이 돌의 단단한 응어리로 맺어 머무른 형상이다. 그 끝자락이 석산이라 양근 고을 부잣집에 쓰일 석물을 만들어 대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만드는 돌은 뜰에 놓는 댓돌이기도 했고 섬돌이기도 했고, 주춧돌이기도 했고 빗돌이기도 했다. 또 아녀자들이 사용하는 다듬잇돌, 돌절구, 맷돌과 연자매까지도 만들었다. 석수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석물을 만들어 대고 겨울 밑에 농사지은 곡식을 받아와 겨울을 났다. 겨울에는 일거리가 없어 여름내 만들어 놓은 물건을 내가는 데, 지난해에는 너무 가뭄이 들어 모두들 어려운 판에 돌로 사치할 엄두를 못 내니 덩달아 배를 곯은 것은 박병산에 석수들이었다.

잔잔한 수면은 월계탄을 지나 청탄까지 이어진다. 물길이 이대로만 간다면 대여가 오르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대탄에 이르러 예상했던 대로 강을 가로막은 커다란 바위가 버티고 있었다. 공조판서 이정영이 지도 위에 대탄쯤 되는 곳에서 붓에 먹물을 찍어 산 모양의 바위를 그려 넣었다. 어쩌면 물 가운데 이런 바위가 있는가. 옛날 물길이 생기기 전에 땅바닥이었을지도 모르는 이곳에 심이 깊게 박힌 바위가 주변에 흙을 모두 쓸어가고 쓸쓸히 홀로 남아 강을 지키고 있었을 테니 씻겨간 세월이 얼마인가. 강물이 수이흐름을 시샘하면서 목을 조이고 앉아있는 바위가 추상같은 조정의 칼날 선 명에도 굴하지 않고 세월을 지켜오고 있었다.

평생 돌을 깨서 먹고 사는 건지골 사람들에게는 대탄 가운데 솟은 바위가 나라에 골칫거리라는 것은 묘한 인연이었다. 가비가 생각하기를 땅속에 묻힌 바위는 모두 하나로 통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땅속에는 사람으로 치면 뼈 같은 암으로 꽉 차 있을 것이고 인간은 그 암의 거죽에 붙은 흙살을 파먹고 살아간다. 그러나 가비의 일은 땅에 살이 아닌 땅속에 묻힌 뼈, 즉 돌을 깎아 먹는 일이다. 그래서 바위를 건드려 깨는 일은 땅을 노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다 빛을 주고 비를 내리는 하늘뿐 아니라 땅도 잘못 건드리면 노하여 해코지를 한다고 오래전부터 믿어왔다. 가비의 석공 일은 섣불리 땅을 노하게 할까 봐 항상 조심스러웠다.

대탄바위를 깨기 시작한지 나흘째 되던 날. 상심나루에는 또 소문이 떠돌았다. 이번에 대탄바위를 깨서 물꼬를 트면 상심나루에 물은 쭉 빠져나가 배를 댈 곳도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상심나루에 터를 잡고 살던 가물치와 잉어, 뱀장어, 메기와 잡어들도 물을 따라서 청탄으로 내려가 버릴 것이고 물이 메마르니 나루터에는 손님도 메말라 돈이 메마를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었다. 나루에 터를 잡고 장사하던 사람들도 떠나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소문의 진원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백여 명의 군사들이 한양에서 내려와 대탄바위를 깨고 있는 것은 눈앞에 사실이었고, 한양 석수도 모자라 건지산 석수들까지 모두 잡혀갔다는 것을 보면 앞으로의 소문도 사실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상심나루 앞으로 흐르는 물의 보 역할을 하고 있는 대탄바위를 깨서 물길을 트면 멀리 제탄에서 상심을 거쳐 대탄까지 잠겨 있는 물은 쭉 빠져나갈 것이다. 물뿐이 아니었다. 상심나루까지 쓸어다 놓은 모래자갈이 쓸려 내려가 배가 건널 수 없는 여울로 변할 것이다.

선소리꾼은 인선왕후의 어려서부터 일대기를 구슬프게 엮어 매기니 노군들이 받고 노질은 선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나아갔다. 배는 강을 가로질러 암사~추탄~몽오정~졸항탄에 이르자 첫 번째 예선군을 교체하고, 관란대를 지나 덕연에 마련한 대주정소에 머물렀다. 명화탄에서 두 번째 예선군을 교체하고 마탄, 창모루를 거쳐 선단이 도미나루에 가까이 이르렀다. 배가 여울로 접어들자 양쪽 켠에서 밧줄을 던진다. 노군들은 올가미 지은 밧줄을 뱃전에 만든 고리에 걸었다. 독수리 날개처럼 이백여 장정들이 양옆에서 배를 끌어 올리고 노군들은 삿대로 얕은 물 바닥을 찔러 배를 치민다. 여울 길은 물길에 밝은 윤심이 맡았다. 선소리꾼의 매김소리가 빨라지고 윤심은 노군들을 재촉했다. 양옆에서는 기수가 깃발을 위로 치올리면서 배를 이끌어 올리는 힘을 모았다. 뒤따르는 짐배와 예선군들이 배에서 내려 힘을 더하니 강은 하얀 사람들의 바다가 되어 인선왕후의 오름을 돕는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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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을 통해 역사 속에 깊이 잠자고 있는 사실적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미적 감성이 넘치는 섬세한 문장과 쉬우면서도 잔잔한 물결 같은 상황들이 잘 조합된 윤찬모의 장편소설 여울넘이는 사실성과 현실감이 싱싱하게 살아 있는 참 좋은 소설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 김창동 (소설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역사의 주체는 저 떵떵거리는 권력자가 아니라, 사실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는 밑바닥 민초들이 아닌가. 이 작품 ??여울넘이??는 바로 왕조시대 별 볼 일 없는 민초들의 강인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남한강이 흐르는 양근 땅 대탄바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야말로 대서사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곧 우리의 역사이면서 끈질긴 생명력의 근원인 것이다.
- 이광복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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