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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호수

바이칼 호수

: 백조의 부활

리뷰 총점9.2 리뷰 9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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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64g | 148*210*19mm
ISBN13 9791197487408
ISBN10 1197487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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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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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정말 이 안에서 사람이 살았단 말이야?”
백작 가문의 재산 물품을 접수하러 왔던 날 미하일이 했던 말이었다.
그 순간 한 여자가 내지르는 날카로운 비명이 수려한 홀 공기를 찢었다. 그라샤는 소리 나는 쪽으로 돌아보았다. 병색이 완연한 여인이 신경질적으로 소란을 피우며 악을 써댔다.
“다들 내 집에서 나가아! 여긴 우리 집이야! 우리 집이라구!”
그라샤는 한눈에 여인을 알아보았다. 얼굴은 여위고 뺨은 움푹 꺼졌어도 분명 페드로프 백작 부인이었다.
--- p.34

바이칼 호수 상공을 계속해서 날고 있던 그라샤의 눈에 어느 지점에서부터 갑자기 생명체가 나타났다. 점점 굵어지는 그 띠는 바로 짙푸른 얼음 호수를 걸어가는 백계인 집단이었다. 목표물을 발견한 그라샤는 무선기 버튼을 정신없이 두들기듯 누르고는 흥분과 긴장으로 고조된 목소리로 보고했다.
“발견! 부장님! 지금 여기! 백계인을 찾았습니다. 저들 손에 소련의 국고가 될 4조 루블의 금괴가 있습니다! 이상!”
“조심하게! 극동으로 퇴각하는 백위군 장교들과 치를 최후의 교전을 각오해야 해! 이상.”
--- p.47

“누구지? 스타로프 부장님 나이쯤으로 보이는데. 본부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이네.”
신사는 레다와 이야기하는 동안 보드카에 코쇼우(흰 후추)를 듬뿍 쳐서 마셨다.
그라샤가 중얼거렸다.
“보드카를 되게 특이하게 마시네.”
--- p.77

그는 ‘첩보아카데미 설립안’의 원본 노트를 들고 잠옷 바람으로 복도 끝 휴게실로 갔다. 페치카 속에 노트를 집어넣고는 성냥을 그었다. 그런데 그의 손에 다른 노트 한 권이 더 있었다. ‘공산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라는 제목에 필자는 아나톨리 사갈레비치 소츠코프라고 쓰여 있었다. 아카데미 설립안 원본의 필체와는 같 지만 아나톨리 자신의 필체는 아니었다.
--- p.88

레다는 1920년 봄에 ‘인민의 적’이 된 백작 부인을 친어머니처럼 돌봐주며 그라샤에게 부인의 신변 보호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라샤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았다. 술에 취해 흐트러진 제 몰골이 한없이 구차해 보였다. 아파트 안을 휘둘러보던 그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술주정을 부렸다.
“빈껍데기만 남았군! 이 집구석, 4조 루블이나 되는 알맹이가 빠져나간 소련의 처지랑 똑같지 뭐야!”
--- p.104

아나톨리가 레닌상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며 아무렇게나 내뱉었다.
“이걸 내다 팔아 둘이 독한 위스키나 진탕 마셔보는 건 어떻겠소?”
남자는 걸핏하면 말썽을 부리는 아랫사람을 살살 구슬렸다.
“지금 우리 소련에는 기근으로 굶어 죽는 인민들이 생겨나고 있소. 어차피 난 금주가이기도 하고. 국고를 아껴야 하오.”
“위대한 소련 체카 지부장이 뉴욕에서 거지꼴이라…. 월세가 형편없이 싼 사무실에다 전기세를 줄인다고 이런 궁상을 떨고 있군.”
--- p.124

“공평하지 않아! 이게 무슨 혁명이야! 누군 개별 화장실에다 주방이 딸린 아파트에 살고 말이야!”
“이건 공산국가가 아니잖아! 귀족, 못된 지주, 부르주아를 솎아내고 나니 새로운 부자들이 또 생겨나고! 자기들 배만 채우는 이런 일은 썩어빠진 자본주의 나라에나 있는 법이지. 이러려고 혁명을 일으켰냐구!”
분노와 좌절은 사람들을 한 줄로 엮어내면서 공개적으로 성토할 수 있는 용기를 불러일으켰다.
--- p.156

‘지금 당장 내 얼굴이 돌아오는 것과 먹을 것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먹는 걸로 할 거야!’
땅콩가게가 가까워졌다. 바삭하게 볶은 알갱이들이 자주색 속 껍질을 드러낸 채 매대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구레나룻을 짧게 기른 남자 주인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한 줌을 슬쩍하는 덴 찰나의 시간이면 족했다. 알알이 먹음직스러운 땅콩 더미는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레다에게 훔쳐가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것 같았다. 표적물에 손끝이 닿은 순간이었다. 레다의 주린 손길을 거두어들이게 한 힘은, 바로 발롱을 완수해낸 프리마 발레리나의 자존심이었다.
--- p.199

콘택트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사람들과 대면할수록 되레 고발당할 거리만 더 노출되는 모순이 생겼다. 그렇다 보니 얄궂게도 집 단 속의 개인은 더욱 우울하고 소외나 단절, 불안감이 커지는 비 대면(언택트)의 심리적인 병폐가 만연했다.
--- p.243

사진 속의 레다는 뉴요커들 속에서 뉴욕시 120번가 콜드웰 거리 를 걷고 있었다. 그라샤는 네 컷의 사진을 순서대로 펼쳐놓고 들여다보았다. 레다의 전신이 주변 배경과 어우러진,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선을 따라 동선을 가늠해 보면 사진 속의 레다는 지그재그로 산만하게 걸어간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세련된 디자인의 구두를 신은 레다의 발은 선이 아름다웠다! 그라샤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이건 레다의 발이 아니야! 이 사진은 가짜야!’
--- p.302

대여섯 시간 동안 도시를 보지 못했던 탓에 마가단은 더욱 멋져 보였다. 전용기가 활주로에 착륙했다. 그라샤는 영하 4, 50도의 추위가 피부에 어떻게 와 닿을지 단단히 각오하고 기내를 나섰다. 그런데 기체 밖으로 얼굴을 내밀자마자 갑자기 숨을 쉬기가 고통스러웠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란 게…!”
‘이런 거군’이란 말은 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마음속으로만 혼잣말이 저절로 이어졌다.
‘추위가 뼛속까지 스며든다는 말이 은유가 아니네. 여긴 지구가 아닌 외계야!’
--- p.315

블라디미르는 따뜻한 기내에서도 내내 죽은 듯이 잠들어 있었 다. 그라샤는 그를 유심히 바라보며 거처를 마련할 때까지는 코텔니체스코이 64호에 거주자로 올려주기로 했다. 그리고 간호사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고 있는 슈첸카와 함께 정상적인 체중으로 회복시켜서 다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보기로 했다.
그런데 잠에 취해 있던 블라디미르의 몸에서 진회색의 알갱이들이 꾸물꾸물 기어나왔다. 사람 몸에 서식하던 이가 밖으로 빠져나온다는 건 육신이 주검으로 변하고 있다는 징후였다. 따뜻한 기내에서 영면에 든 블라디미르! 그라샤는 엄청난 슬픔과 무력감을 느꼈다.
--- p.326

“이고리, 넌 그때 알렉산드로프 공원에서 어떻게 나를 알아봤니?”
그러자 어릴 적 개구쟁이로 돌아간 이고리가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줌마 냄새로 알아냈죠. 땀 냄새요. 시큼 달콤한 땀 냄새가 풍겼어요. 아줌마는 발레연습을 하면서도 땀을 흘렸고 청소부로 일하면서도 땀을 흘려서 항상 땀 냄새가 나요. 그런데 아줌마, 인민의 적의 아들인 저를 숨겨주시면 아줌마가 고발당하지 않나요?”
“이고리, 난 더는 잃을 게 없어.”
“맞아요. 아줌마랑 난 이제 프롤레타리아예요.”
--- p.343

크레믈린 병원 진료 때 의사 사제가 했던 말이 귓전에 울렸다.
“열기를 조심하세요. 당신은 얼굴을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레다는 마음속으로 절규했다.
‘어쩔 수 없단 말이에요! 난 이런 얼굴로 살아왔지만 이 아이들은 안 돼요! 화상 흉터로 뒤덮인 얼굴로 나처럼 고통당하며 살게 할 순 없어요!’
연달아 치솟는 기억이 있었다. 언젠가 퇴근 시간에 패니시장 길에서 자기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과 먹을 것 중 하나를 택하라면 먹는 걸 선택하겠다고 했던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목숨을 어찌 먹을 것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 p.352

“발레는 예수님이 태어나기도 전에 그리스에서 시작돼서 2천 년 넘게 인류가 향유해온 예술이야. 옥사나, 고대 도시 아테네에도 무용학원이 있었어.”
놀란 옥사나가 2천 년의 시공을 상상으로 넘나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럼, 예수님이 아기일 때는 아테네에서 누나들이 토슈즈를 가방에 챙겨 넣고 엄마, 무용학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오후 세 시에 집을 나섰겠네요.”
옥사나의 상상력에 레다가 큰소리로 ‘하하하’ 웃어댔다.
--- p.356

“차이코프스키는 바이칼 호수에서 영감을 얻어 ‘백조의 호수’를 작곡했다는 말도 있던데요. 바이칼의 크기는 지금 부장 동무가 부임하는 나라의 삼 분의 일쯤 되지요.”
그의 말에 지도를 꺼내 펼쳐본 그라샤는 놀랐다.
“이 나라 지형이 바이칼 호수처럼 길쭉하군. 이들의 조상은 중국 대륙이 아닌, 먼 옛날 여기 바이칼 호숫가에 살던 원주민이라더군.”
--- p.374

뜨겁게 달구어진 총구는 식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한 손으로 테이블 모서리를 짚고 일어나는 괴물을 향해 그라샤는 다시 총구를 조준했다. 그때 돌연 누군가 발사한 한 방의 총알이 아나톨리의 오른쪽 어깨를 스쳐 벽면에 날아가 박혔다. 아나톨리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며 옆에 있던 영국인 신사의 팔목을 움켜잡았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으로 피를 흘리며 이내 홀 바닥으로 쓰러졌다.
괴여인, 울리야나였다.
--- p.389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갑자기 고양이가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르며 천장을 찢어 놓을 듯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그 바람에 발에 묶여 있던 쇠사슬이 끊겼고 죽을 만큼 따갑고 쓰린 통증에 광분한 고양이가 길길이 날뛰며 법정을 휘저어 놓았다. 사람들은 고양이의 비명만으로도 끔찍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 고양이가 느끼는 고통을 겪어본 유일한 사람, 레다는 피고석에서 고개를 떨궜다.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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