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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말고 그림 (큰글씨책)

봄 말고 그림 (큰글씨책)

: 그래서 예술 향유자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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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10*297mm
ISBN13 9791191840049
ISBN10 119184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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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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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적어도 내 삶에서 가짜가 아니었다. 따뜻하고 아련한 나만의 역사였다. 다시 갤러리 중앙에 그림을 걸었다. 팔지는 않겠지만, 내내 아름다웠고 두고두고 아름다울 나만의 봄이다.
--- p.19

어떤 그림은 너무 어렵고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실눈을 뜨고 자세히 보다가 슬쩍 제목을 보니 아뿔싸! 〈무제 1〉이 붙어 있을 뿐이다.
--- p.20

관계가 어렵고 복잡하게 엉킬 때면 좀 더 본질에 집중해본다. 감정과 상태에 더욱 몰입해본다. 뭉크가 끄집어낸 인간의 적나라한 얼굴들을 떠올려본다.
--- p.32

큐레이터들이 소신을 갖고 자기 역량을 제대로 펼치기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대표를 만날 경우 더욱 힘들다.
--- p.40

예술가에게 가장 큰 행복이란 그림에 누군가의 눈길이 가만히 머무는 것이다. 그림이 누군가의 마음에 온전히 다가가는 것이다.
--- p.51

나는 연주 내내 춤췄다. 마음으로 춘다는 것이 머리를 까딱거리기도 하고, 손가락 피아노를 치기도 했다. 그 순간 비좁은 B열 10번 좌석이 아니라 아주 멀고 푸른 데 있었다.
--- p.74

택시 안에서 내내 울었고 그렇게 뜨겁고도 시원한 눈물은 다시는 없었다.
--- p.95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신기했다. 나는 춤을 추며 저절로 고개를 까딱였다. 할머니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고, 뽕짝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탔다. 기어코 춤바람이 난 것이다.
--- p.104

언니는 마침 바특하게 김치찌개를 끓여 김과 멸치 반찬에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불쑥 찾아가 응석 부리는 나를 앉혀두고, 언니는 자기가 먹던 숟가락으로 밥에 푹 익은 김치를 쪽 찢어 얹어 내 입에 쑥 넣었다.
--- p.135

그림은 밝은 빛들로 가득 차 있었다. 오렌지빛 일렁이는 따뜻하고 좋은 기운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었다. 정성스레 작품을 받아 보육원 식당 중앙에 걸었다.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기를, 훈훈한 배려가 전해지기를 간곡히 바라며.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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