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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2
박본 저 / 이단비 | 걷는사람 | 2021년 08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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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82쪽 | 110g | 125*200*5mm
ISBN13 9791191262476
ISBN10 1191262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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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 : 그러면 예언이 실현되는 거야.
현무 : 그랬으면 좋겠다.
주작 : 그럴 거야!
이무기짱 : 예언이 뭔데?
청룡 : 사랑Ⅱ.
이무기짱 : ???
주작 : 사랑의 후속편이래.
현무 : 사랑인데 더 좋은 거야.
주작 : 결점이 없어.
청룡 : 아픔이나 슬픔과 같은 결점을 모두 보완해서 전보다 훨씬 더 좋은 거야. 완벽한 감정.
현무 : 그럼 모두가 행복해질 거야. 영원히 행복할 거야.
주작 : 행복이 아니라, 완벽한 삶이지.
청룡 : 흠잡을 데 없이.
--- pp.19-20

주작 : 그게 말이야, 자살은 재밌자고 하는 게 아니잖아. 처음에는 솔깃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결국 피를 쏟아내고 생명을 잃는 거야. 사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저 위쪽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 필요 없어’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없어. 부모님, 친구, 애완동물 가슴에 못을 박는 거니까. 아무리 대담한 신이라도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이야. 정말 미친 듯이 아파. 진짜 진짜 아파. 아야 아야 아야. 죽을 것 같이- 아야. 왜 그런 줄 알아?
이무기짱 : 아무것도 모른다니까.
주작 : 맞아. 이 ‘아야’가 말이야. 그게 사랑이야. 오직 사랑만이 찢어발길 수 있는 거야. 저 위쪽 세상에 이런 말이 있어. 나를 죽게 하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이다. 근데 사랑만 예외야. 그냥 소파 위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어도 괜찮아. 가슴속의 텅 빈 구멍을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술로 채우려는 너의 그 처절한 노력을 아무도 방해 못 해. 어쩌면 사랑이라는 건 손수건 가게를 운영하는, 돈에 눈이 먼 어떤 백만장자가 만들어낸 건지도 몰라. 최고의 학자들을 고용해서 사랑이라는 잔인한 괴물을 창조해 낸 거지. 그래야 인류가 영원히 눈물을 흘리며 손수건을 많이 살 테니까.
--- pp.21-22

이무기짱 : 위로가 왜 필요한데?
현무 : 아, 그게 말이야 좀 복잡해.
청룡 : 위쪽 세상 사람들은 항상 슬퍼. 모든 게 힘들거든. 모든 게 항상 힘들어.
이무기짱 : 왜?
주작 : 그냥 그런 거야. 그게 법칙이야. 하늘은 파랗고 사람들은 슬퍼.
청룡 : 비가 널 태워버릴 수는 없잖아. 비는 항상 축축하니까. 그런 거야.
현무 : 그래서 연예 산업이 존재하는 거야. 세상에서 제일 중요해. 그것만이 유일하게 진지하게 철저하게 사랑Ⅱ를 찾거든.
--- p.35

주작(사랑 역할) : 게다가 이제 후회 같은 것도 안 해. 점점 더 큰 만족감을 느낄 뿐이야. 네들 부모가 서로를 아주 끔찍해 하면서도 정작 이혼은 하지 못하는 그 매일 매일이. 가장 친한 친구가 네 애인이랑 자는 바람에 네 심장이 끊어지고 찢어질 것 같은 그 매 순간에.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그 두 사람이 너한테 상처를 주려고 작정한 것 같을 때. 아니, 바로 그 두 사람이기 때문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아픔이 느껴질 때. 왜 그러냐고? 너무 사랑하니까. 장례식장에서, 이제 다시는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사랑 때문에 흘리는 모든 눈물이 나를 충만하게 해. 사람들 가슴이 갈가리 찢길 때마다 내 눈에서는 남몰래 반짝반짝 빛이 나.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증오하게 될 때마다. 서로 욕하고 싸우고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너무 아름답지 않아? 진짜 재미있지 않아?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증오한다는 게? 이런 걸 누가 만들었을까?
--- pp.6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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