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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창(窓)을 찾으러 간 오르페우스와 창에 비친 에우리디케 5
고드름 달린 창의 풍경 : 시간의 진동과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17 한지에 배인 생의 기하 추상 : 꽃잎 붙인 할머니의 창과 몬드리안의 꿈 27 거룩한 번민의 창 : 밝게 하기 혹은 리히퉁(Lichtung)과 로댕의 「연인의 손」 45 화가 윤금숙의 발트하우스에서 본 두 개의 창과 ‘트로이메라이’로서의 예술 :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57 불 켜진 창의 정물화 : 빛의 침전과 제임스 휘슬러의 「미술가의 어머니」 89 아우라지 마을 집 고무신과 창 : 아포리적인 창의 추상 97 저것은 창(窓)이 아니라 영혼을 찌르는 아름다운 창(槍)이다 : 그림 속의 눈, 지붕 위의 눈과 시슬레의 「루프시엥 가는 길」 107 시뮬라크르의 꽃, 혹은 ‘헤겔의 휴일’ : 부암동 부침바위 길 산동네 목수의 창과 르네 마그리트의 「헤겔의 휴일」 117 ‘섬이 되기’(Verinselung) : 제주 모슬포 판잣집의 초록색 창과 완당의 「세한도」 129 ‘세계의 내적 공간’(Weltinnenraum)을 비추는 한지 창의 빛 : 창평 한지 창의 빛과 호퍼의 「빈방의 빛」 135 그리움에 지친 달맞이꽃 집의 창 : 아파테이아로서의 ‘금(金)집’과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나체」 147 어느 신석기인이 쓴, 161 창 너머 글씨 ‘연탄 41장’ : 강진의 연탄 가게 아저씨의 벽과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161 빛의 틈입 : 도산서원 창의 로고스적인 빛과 렘브란트의 「파우스트」 173 ‘무언가’(無言歌)를 부르는 이야기꾼 : 흙과 돌과 나무로 빚은 시간의 더께 앉은 창과 박수근의「목련」 183 조금은 촌스러운 꽃무늬 커튼이 드리운 창 : 백련사 동백 숲에서 다산초당 가는 오솔길과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동백꽃 가지를 든 자화상」 193 이상한 굴뚝이 있는 나무 덧창 집 : 덴노흐(dennoch)의 미학과 동화 여행길과 가브리엘레 뮌터의 「노래」 203 따뜻한 허무의 창 :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유인력과 파울 클레의 「오래된 소리」 215 초현실적인 창 : 신기루를 찾는 삶의 이면과 조르조 데 키리코의 「거리의 우울과 신비」 227 인연의 줄이 내려오는 봄비 소리 : 봄비 내리던 구례의 창과 아폴리네르의 「비가 내린다」 235 보이지 않는 창의 실루엣 : 생이 켜켜이 쌓인 추억의 퍼즐과 고야의 「카프리초스」 241 겨울동화, 빈집의 적멸 : 봄에로 가는 떨림, 혹은 헛것의 시뮬라크르와 모네의 「건초더미」 257 나무의 창 : 모딜리아니의 긴 목 초상을 닮은 산벚나무 269 아방가르드를 꿈꾸던 선비의 그늘진 창 : 거문고 타는 세상 277 인디고 서원의 은행나무 유리창들과 요제프 보이스의 「7천 그루 떡갈나무」 283 화포(花浦)의 창은, 화포 바다이다 : 화포에서의 봄과 에밀 놀데의 「한국 소녀」 293 |
저민병일
관심작가 알림신청閔丙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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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창에서 아름다움을 포착하다
“창을 볼 때마다, 창이, 사람 사는 이야기를 간직한 프리즘이라 생각했다.” 현대미술을 가르치며 시인이자 작가로서 삶과 예술을 조화시키는 글을 써 온 저자 민병일이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창’을 매개로 ‘아름다움’을 찾는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창은 안과 밖을 연결하는 통로이고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들은 창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고, 창가에서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저자는 창처럼 존재가 미적인 사물은 없다며 전국 곳곳을 다니며 마주친 창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은 세련된 건축물의 화려하게 장식된 창에서 볼 수 있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 속에는 시골 마을을 걷다 보면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창을 비롯하여 다양한 풍경 속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포착되어 있다. 저자의 심미안을 거치면 농가의 지붕 구멍도 별이 떨어진 창문이 되고, 꽃무늬 커튼에 나일론 천을 덧댄 창이나 함석판이 삭아 시간의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창과 같이 흙냄새 나는 창의 모습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창에 깃든 사람들의 삶과 예술작품의 만남 “할머니 생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간직한 흰 창호지와 창살 문양의 공간이나, 몬드리안의 수직 수평의 선이 꿈꾸는 기하추상의 형상공간이나 같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창을 만나는 과정에는 그 창과 더불어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자연히 녹아있는데, 이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글 곳곳에 묻어난다. 단지 ‘창’이라는 사물을 관찰한 것이 아니라 그 창을 둘러싼 자연 풍경과 거기에 녹아있는 사람들의 삶까지도 살핀 것이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창의 아름다움과 회화, 조각, 시와 같이 다양한 예술작품을 연결 지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강화도 해안가 마을에서 창호지를 바른 창살을 발견하고는 할머니가 손수 붙였다는 꽃잎 모양 장식에서 손을 자주 타는 문고리 주변이 쉬이 찢어지지 않게 맵시를 낸 실용 미학을 발견하는 동시에 창살의 모양에서 몬드리안의 추상화를 연상한다. 창의 형태가 주는 아름다움과 일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할머니의 생애와 몬드리안의 작품이 어색함 없이 한데 얽혀든다. 일상적 풍경과 유명한 예술작품을 당연하다는 듯 연결 짓는 저자의 시선은 예술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당신은 어떤 창을 꿈꾸시나요? “미를 찾아 방랑하는 일이 내면으로 가는 길임을 알려준 창에게 감사합니다. 창을 바라보며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했던 여정이었습니다. 인간의 시간은 유한하지만 꿈이란 시간에 갇히지 않는 것이기에 ‘내면의 창’을 찾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느끼는 지점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찾는 여정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길이 된다. 일상 속 사소하고 투박한 모습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해 어느 하나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는 저자의 태도는 읽는 이에게 울림을 준다. 저자는 창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는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창이 생겨났고, 영혼에는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반짝이고 있다며 자신에게 창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이면서 불협화음의 세계를 내면화하여 정신을 반응하게 하는 미적인 명상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동시에 당신은 어떤 창을 꿈꾸는지 묻는다. 창을 둘러싼 풍경과 삶, 예술작품을 한곳에 녹여 낸 이 책은 저자가 찾아낸 ‘아름다움’을 충실히 전달한다. 독자들 역시 책을 넘기며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 각자의 ‘내면의 창’을 찾아 나서고 싶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