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이 너무 많아 일일이 추적할 수 없다 보니 위상수학자들은 주요 도형에만 집중한다. 바로 ‘다양체’다. 복잡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실 당신도 다양체에 살고 있다. 원, 직선, 평면, 구 등이 속한 다양체는 수학이나 과학에서 물리적 공간을 다룰 때 항상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매끄럽고 단순하며 균일한 도형이다.
다양체가 워낙 단순하므로 지금쯤이면 수학자들이 다 찾아냈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니다. 우리는 찾지 못했다. 위상수학자들도 이 사실에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 「다양체」 중에서
사실 위상수학적 다양체를 알면 꽤 많은 맥락에서 유용하다. 그렇다, 심지어 훨씬 높은 차원에 있는 다양체들도! 이것 때문에 위상수학이 발전하고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위상수학을 연구하는 건 아니지만, 위상수학의 언어와 도구 모음은 현실 세계의 면모를 분석할 때 꽤 자주 쓸모가 있다.
쓸모 있는 이유가 뭐냐고? 인간은 시각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라 추상적인 생각을 시각적인 비유로 이해한다. 우리의 일상 언어에 시각적인 비유가 가득 차 있어 그런 비유를 쓰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당신은 계획을 ‘밀고 나아가고’, 임대료가 ‘오르고’, 끝없는 논쟁이 ‘원을 그리듯 맴돈다’고 말한다. 이러한 비유로 실생활의 문제를 위상수학 문제로 바꾸고 있다.
--- 「차원」 중에서
자, 보통 셀 수 있는 평범한 상황에서는 ‘더 크다’를 어떻게 헤아릴까? 오른쪽 더미가 왼쪽 더미보다 크다는 건 무슨 뜻일까?
그렇다. 그림을 보면 완전 뻔하다. 하지만 미지의 행성에서 온 외계인을 만난다고 상상해보라. 그 외계인은 “더 크다”, “더 많다”, “훨씬 크다”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오른쪽 더미가 더 크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진짜로 한번 설명하려고 해보라. 알다시피 너무 기본적인 개념이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기가 사실 어렵다.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할 때, 수학에서 흔히 쓰는 요령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져 그 질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아래의 두 더미가 같은 크기라는 걸 외계인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같다’라는 단어에 섣불리 의지하면 안 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정의하려는 뜻이니까. 외계인은 무언가가 ‘같다’ 또는 ‘똑같다’고 할 때 그게 무슨 뜻인지, 왜 그런지 알고 싶어 한다.
외계인에게 ‘같다’라는 의미를 전달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우선 더미를 일렬로 세우고 1대1로 짝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각 더미에 남는 게 없이 완벽하게 짝지을 수 있으므도형이 너무 많아 일일이 추적할 수 없다 보니 위상수학자들은 주요 도형에만 집중한다. 바로 ‘다양체’다. 복잡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실 당신도 다양체에 살고 있다. 원, 직선, 평면, 구 등이 속한 다양체는 수학이나 과학에서 물리적 공간을 다룰 때 항상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매끄럽고 단순하며 균일한 도형이다.
다양체가 워낙 단순하므로 지금쯤이면 수학자들이 다 찾아냈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니다. 우리는 찾지 못했다. 위상수학자들도 이 사실에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 「다양체」 중에서
사실 위상수학적 다양체를 알면 꽤 많은 맥락에서 유용하다. 그렇다, 심지어 훨씬 높은 차원에 있는 다양체들도! 이것 때문에 위상수학이 발전하고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위상수학을 연구하는 건 아니지만, 위상수학의 언어와 도구 모음은 현실 세계의 면모를 분석할 때 꽤 자주 쓸모가 있다.
쓸모 있는 이유가 뭐냐고? 인간은 시각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라 추상적인 생각을 시각적인 비유로 이해한다. 우리의 일상 언어에 시각적인 비유가 가득 차 있어 그런 비유를 쓰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당신은 계획을 ‘밀고 나아가고’, 임대료가 ‘오르고’, 끝없는 논쟁이 ‘원을 그리듯 맴돈다’고 말한다. 이러한 비유로 실생활의 문제를 위상수학 문제로 바꾸고 있다. --- 「차원」 중에서
자, 보통 셀 수 있는 평범한 상황에서는 ‘더 크다’를 어떻게 헤아릴까? 오른쪽 더미가 왼쪽 더미보다 크다는 건 무슨 뜻일까?
그렇다. 그림을 보면 완전 뻔하다. 하지만 미지의 행성에서 온 외계인을 만난다고 상상해보라. 그 외계인은 “더 크다”, “더 많다”, “훨씬 크다”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오른쪽 더미가 더 크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진짜로 한번 설명하려고 해보라. 알다시피 너무 기본적인 개념이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기가 사실 어렵다.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할 때, 수학에서 흔히 쓰는 요령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져 그 질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아래의 두 더미가 같은 크기라는 걸 외계인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같다’라는 단어에 섣불리 의지하면 안 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정의하려는 뜻이니까. 외계인은 무언가가 ‘같다’ 또는 ‘똑같다’고 할 때 그게 무슨 뜻인지, 왜 그런지 알고 싶어 한다.
외계인에게 ‘같다’라는 의미를 전달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우선 더미를 일렬로 세우고 1대1로 짝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각 더미에 남는 게 없이 완벽하게 짝지을 수 있으므로 두 더미의 크기는 같다.
--- 「무한」 중에서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처럼 엄격하고 체계적인 추론 과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과정은 우리가 사용하는 기계 안에 있다. 날씨를 예측하고, 안전 경고를 발령하고, 교통망과 무역망, 정부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기업은 대수학으로 기업 이윤을 늘리고, 광고주는 알고리즘으로 우리가 원하는 상품을 (교묘한 정확도로) 예측한다. 이론물리학자는 실제로 추상 대수학을 이용해 쿼크라고 불리는 아원자 입자의 존재를 예측했는데, 훗날 실험을 통해 그 입자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그렇다고 추론이 새로운 시대에 등장한 건 아니다. 역사상 대부분의 세계 문화권에서 이와 비슷한 형식 추론 체계를 이용해 천체의 움직임을 예측해왔다.
나는 수학자들이 형식 추론 규칙의 개념을 너무 좋아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무슨 뜻이냐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핵심 사실이 난해한 지식 네트워크로 폭발할 수 있다? 정말 놀랍다! 종이와 펜을 들고 앉아 당신이 발견할 수 있는 모든 걸 생각해보라! 규칙을 따라 기호를 이리저리 움직이면 우주의 새로운 진리를 배울 수 있다. 마치 두 분수를 대각선으로 곱하며 현실의 본질을 배우는 것과 같다.
--- 「추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