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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만 모르는 우리의 세계

너와 나만 모르는 우리의 세계

파란시선-0087이동
김유자 | 파란 | 2021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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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232g | 128*208*10mm
ISBN13 9791191897043
ISBN10 1191897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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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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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윤곽을 지우지 못해
뒷골목에서 얼굴을 묻고 주저앉은 곳
시계가 없어 밤을 만날 수 없는

여기까지 왜 왔나 6월의
늙은 침대와 한 덩어리 어둠인 나를
바라보는 눈이 있다

결정 뒤에 나는 언제나 어스름이었다
만일,
만약에,
혹시, 라는 말들에는
사라지지 않는 윤곽이 있다
백야가 있다 그리하여

열한 시의 밤 골목 저 먼 곳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다가오고
나를 지나쳐 멀어질 때까지
긴 불안이 계속되는 곳
어두워지는 중인지 환해지는 중인지 알 수 없는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지평선에 누워

눈 감으면 여기는
나를 더듬고 있는 나, 여서

오래 희미한 곳
잘 지워지지 않는 곳

--- 「백야라는 부사」 중에서


손을 넣고 휘휘 젓다가
발을 꺼낸다
두 발은 두리번거리다,
왼발은 숲으로 오른발은 바다로

귀를 꺼낸다 이것도 한 쌍이구나
열려 있어서 지킬 것이 없구나
두 귀가 다가가 붙어 서자,
나비가 된다
날갯짓할 때마다 파문이 일고

입을 꺼내자 윗입술은 떠오르고
아랫입술은 가라앉는다
구름인가 은하수인가 머리를 갸웃거리며
윗입술은 우주를 떠가고
심해에서 지느러미를 흔드는 아랫입술 사이로
유성우가 흘러내린다
말들이 심해어의 눈처럼 흐려진다

무엇을 꺼내도 나로부터 달아나는

빛은 흩어져 있는 뼈와 심장과 귀들을 끌어당긴다
잠 깨면 바다와 사막과 행성 냄새가 난다
눈, 발, 가슴 한 쌍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손목과 손가락
종아리와 발목
입술과 혀는 붙어서
서로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

--- 「왼발은 숲으로 오른발은 바다로」 중에서


긴 오른 다리를 오른쪽으로 뻗는다
긴 왼 다리를 왼쪽으로 뻗는다
긴 목 위의 주둥이가 웅덩이에 닿기까지
기린은 오래 걸리고
사자는 이때를 노리고

요즘은 왜 요리가 맛집이 관심사인가
사회학자는 현상을 연구하겠지만
늘 가던 식당을 나는 한동안 못 가겠지만
천천히 장(腸)을 내려가는 음식같이
맛집 앞에 줄을 서서

길고 긴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를 가고 있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물결을 따라 올라와
기린의 식도에 걸려 파닥이는 송사리처럼
그러나 결국 녹아내리는 슬픔처럼

막혀 있던 하수구는 뚫리고
나는 다시
늘 가던 식당에 앉아 있거나
기린은 길고 기차는 빠르거나 여전히
소화되고 있는

이 세계는 언제나 목이 마르고
죽음 앞에서 우아하게 천천히
두 발을 뻗으며
--- 「우아한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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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자의 시집은 사라진 존재와 부재의 슬픔을 햇빛 같은 투명한 언어로 환히 밝힌다. 시인은 상처의 흔적을 살아 있는 투명한 이미지로 환히 밝히고 있기에, 그 내면의 방은 어둔 방이 아니라 밝은 방으로 거듭난다.
나는 영화 대사가 인용되어 있는 ?숨바꼭질?이라는 시에 눈길이 머물렀다. 어느 겨울날 집 앞 커다란 호수에 오리 떼가 몰려왔다. 그런데 그 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호수가 얼어 버렸다. 그러자 오리 떼는 언 호수를 매달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시인은 자신이 사는 집 앞 천변에 나가 날아가는 오리들의 수를 세며, 이 영화처럼 우리들의 기억 속에도 분명 있었을 이 호수를 오리 떼가 어디에 숨겼을지 질문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일, 만약에, 혹시라는 말의 가정 하에 그때 생겼던 일이 다른 형태로 달라졌더라면 어땠을까 반추하곤 한다. 시인에겐 그런 사라지지 않는 윤곽이 있고, 그리고 그것을 ‘백야’나 ‘어스름’이라 부르며(?백야라는 부사?) 다른 모습으로 변형시키고자 한다. ?역광?이란 시에는 “새로 돋는 그림자를 바라보는 눈”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것은 마치 “천 일의 밤을 땋아 내린 이야기”(?나의 빙하 시집?)로 어떤 기억을, 혹은 상처를 예술화하여 투명한 시적인 눈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표현으로 읽힌다.
이 시집에 얼핏얼핏 드러나는 가족사나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일 수 있는 어린 시절 친구의 죽음 등은 여전히 불안의 흔적으로 남아 있지만, 시인은 그것을 죽음이 찾아온 순간에도 ‘마지막 악보를 들고 있었던 슈만’처럼(?슈만의 구두 가게?) 예술혼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시인에겐 상처와 기억의 방을 환히 밝히는 게 삶이며 시이다. 김유자는 이번 시집에서 “이젠 심장에 고통이 될 노래가/없을까 봐 두려워/닳아진 구멍을 더 깊이 파헤칠/날카로운 바늘을 기다”리는(?이건 내 소리가 아니다?) 축음기와 비유될 고통의 언어로 삶을 새로 쓰며 투명하고 살아 있는 이미지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 박형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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