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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열 대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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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90g | 140*210*15mm
ISBN13 9788925579771
ISBN10 8925579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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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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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떤 종류의 불행에 되풀이 상처 입어 온 사람들은 그 방면의 조짐에 유달리 예민해지는 법이다. 남북 두 변경 권력의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정치 행태에 20여 년을 시달려 온 어머니와 명훈에게는 그때 이미 적십자 회담 이후의 전개가 한 불길한 예감으로 의식에 닿아 왔을는지도 모른다.
--- p.54

“…만약에 말이라, 박정희가 미국에 악심을 품으믄 지 갈 데가 어디겠노? 그래서 저쪽으로 넘어갔뿌믄 미국은 그저 단순히 남한을 잃는 게 아니라 소련에다 남한을 하나 보태 준 꼴이니 잃는 효과는 그 두 배라꼬. 그런데 그런 짓을 멀라꼬 하겠노? 그게 박정희가 마음만 먹으믄 총통이 아이라 왕이 된다 캐도 미국이 우째해 볼 수 없는 이유라. 실권만 쥐고 있으믄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꼬. 그게 이 땅이 바로 니가 말한 변경이기 때문이라. …”
--- p.75

하지만 두 명의 보도 요원과 함께 이명훈이 일하고 있는 개인 탄광을 덮친 본 수사관은 뜻밖의 사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이미 죽어 있는 그를 인근 석공 병원 영안실에서 인수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탄광 광부들의 패싸움에 말려들었다가 누군가에게 둔기로 후두부를 강타당해 현장에서 숨졌다는 게 관할서 수사과장의 말이었습니다.
--- p.259

그런데도 제가 그 문학을 일생 추구할 가치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끝내 도망가지 못할 것 같은 예감에 미리 굴복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불행으로 단정하지 마시고 그렇다고 대단한 성취도 기대하지 마십시오. 다만 그 아득한 영면(永眠)의 시공에서 따뜻한 이해와 연민의 눈빛으로 가만히 지켜보아 주시기만 해도 제게는 그보다 더한 격려가 없을 것입니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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