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리에 너를 놓아라
영업은 제품을 파는 것이고 마케팅은 마음을 사는 것이다.
마음을 사려면,
- 제품의 자리에 고객을 놓고,
- 기술의 자리에 욕구를 놓고,
- 나의 자리에 너를 놓아라.
10년 전부터 주장해온 나의 마케팅 정의다. 교과서에는 없다. 나는-좀 닭살 돋을지 몰라도-마케팅은 무엇보다 “사랑에서 온다.”라고 말한다. 육아법 이전에 중요한 것이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일 것이다. 엄마는 가슴에 아이 머리를 안고 아이 소리를 들으려 한다. 그래서 교감과 감정이입(empathy)이 된다. 이입, 이것은 아이디어 그룹인 아이데오(IDEO)의 ‘디자인 싱킹’ 과정에서 필수다. 그런데 대부분의 마케팅은 여성들 지갑을 터는 방법만 가르치고, 여성들 입장이 되어 보라는 주문은 하지 않는다.--- p.23
마케팅을 하려면 인간을 먼저 사랑하라
“마케팅의 핵심 사상이 뭘까요?” 진지하게 묻는데 “개뿔 마케팅 따위에도 사상이 있어요?”라고 말하지 않기를. 왜냐하면 사상도 없는 한심한 마케팅에 사람들이 그렇게 휘둘린다고 생각하면 그게 더 비참하니까. 마케팅의 사상은 교환(exchange)이다. 교환을 기능으로 보지 말고 사상(spirit)으로 보자. 그럼 많은 것이 달라진다. 교환한다는 이 사상이 제도화되면서 시장을 만들고 결국 자본주의를 만들고 지금의 우리 삶을 만들었다. 일방적 빼먹기가 아니라 교환을 통해서 참여가 만들어지고 가치가 만들어진다. 교환엔 마음(heart)도 있다. 그래서 마음이 빠지면 마케팅은 로봇의 계산일 뿐이다. 마음은 비효율이 아니라 메타 효율이다. 아가를 돌보는 엄마의 손이 투자자의 것은 아닐 것이나, 세상을 위한 위대한 손이 된다.
[중략]
사람-마케팅-깊은 통찰-비즈니스는 서로 이렇게 연결되어야 한다. 사람과 사업을 잇는 마케팅이 지혜로워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우리가 착각하는 게 좀 있다.--- p.p31~35
3C와 4P 믹스
“너 자신을 알라”,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 쓴다”라는 금언은 마케팅에도 적용된다. 황소만 보는 개구리는 다치기 쉽고, 거꾸로 개구리만 보는 황소는 자기 역량을 착각한다. 그래서 자기 회사의 인적 구성과 역량, 네트워크, 자본의 규모와 무형 자산 등을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자본이 적은 회사가 큰 시장에 진입해 자본이 많은 경쟁사를 상대할 때는 자본 전쟁이 아니라 백세주의 초기 전략처럼 니치(nitche, 틈새) 전략을 써야 한다. 스타트업은 자사의 인적 네트워크와 직원 열정을 200퍼센트 활용하고 제3지대를 공략하는 기발한 아이디어, 핀포인트 미디어 전술을 무기로 삼는 것이 효율적이다.--- p.166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
메타버스 세상이 심화하면 교육, 교통과 통신, 보험, 거주 형태, 푸드, 이미지 산업 등이 크게 바뀔 것이다. 미디어로 변할 것이므로 마케팅도 당연히 바뀔 것이고. 마켓의 분류가 달라져 인마켓(in-market) VS 아웃마켓(out-market)으로 나뉠지도 모른다. 그러면 마케터들도 “저는 인마케터입니다”, “아웃마케터입니다”로 세분화된다. 지금도 담당 지역에 따라 로컬 마케터와 글로벌 마케터로 구분되고 있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p.282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을 많이 활용하는 마케터라면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 악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296
20세기의 또 다른 인류, 문화족
나이가 들면서 나는 위인전은 믿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천재 발명가 테슬라와 대립했던 에디슨의 위대함은 위인전에서 말한 99퍼센트의 땀과 1퍼센트의 영감이 아니라 GE를 설립한 바로 그 경영 사건에 있다. 비록 부정과 술수가 있었더라도 말이다. 발명의 땀만 흘렸다면 전기는 언제 대중을 위해 쓰일지 몰랐을 것이다. 비아그라에 경영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치료제로만 쓰였을 것이다. 그러나 경영의 용도 전환 결정으로 발기부전 치료제가 되어 세계의 남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사건으로 변했다. 거듭 말하지만, 그래서 영국의 경영 사상가 게리 해멀은 20세기 최대 혁명은 기술이 아니라 경영이라고 잘라 말했고 나도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p.p313~314
문화 전략 매트릭스
이상 기업의 4가지 문화 전략을 기술했다. 문화 전략을 제대로 펼치면 ▲기업 평판이 올라가고 그 가치를 브랜드와 공간 등에 실현해 ▲새로운 사업 기회와 차별화된 마케팅(예: 레드불 미디어하우스, 미슐랭, 기네스북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인적 차원에서는 ▲아티스트와의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며 ▲새로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직원들이 합류해 조직 구성원의 질이 달라진다. KT&G 신입사원들 학벌이 갑자기 좋아져서 물으니 “뭔가 상상 관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다고 답했다는데, 이런 데서 실제로 확인이 된다. 산타의 경지까지 올라가면 ▲업계 아이콘이 되어 지속가능한 경영도 가능하고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다. 기술은 쉽게 모방하지만, 문화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p.p347~348
던바의 법칙
영장류들의 사회적 털 고르기, 던바의 수, 관심의 경제학, 타자 지향 사회에서의 고독한 군중, 괴물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묵인하고 조장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항해서 창의적으로 살라, 활력을 주는 공동체를 만들라는 주장들은 점점 SNS 관계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치유자로서의 마케터가 마케팅의 가치로 새겨볼 만하다. 그게 소비자 문제를 풀어주는 너그러운 행위이니까. AI 개발 연구가 진행될수록 인간은 더 고독한 군중, 관심 병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사업 기회가 된다. 너그러움을 표할 수 있는.--- p.368
빅샷(Big Shot)
나는 미래 마케터들의 빅샷 드림을 희망한다. 마켓 5.0을 쓴 필립 코틀러는 기술을 이용하라고 했다. 그의 길은 영리하고 안전하다. 중심부가 사랑한다. 반면 세스 고딘은 기억되려면 보랏빛 소(purple cow)를 만들라고 했다.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꾸면서 멋지게 기억되려면 다음 표를 참조하라. ‘욕망의 중개자 사다리’다. 아래는 낮은 수준의 욕구이고, 위로 갈수록 고차원적 욕망을 터치하는 마케팅이 다. 내 고정관념인지는 모르겠지만 글로벌 빅샷 브랜드들이 주로 그렇게 한다.
필립 코틀러와 세스 고딘 중 선택하라면 나는 후자 편이다. 박충환 교수는 나에게 바다와 배에 대한 비유를 들려주었다. 나는 바다를 자유로이 항해하는 배를 희망한다. 빅샷(Big Shot), 두 단어의 각 이니셜을 각각 B=Brave, S=Signature로 보기를 희망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죽지만 않는다면 고통은 나를 강하게 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미래 마케터들, 쫄지 말기를, 빅샷을 쏘기를!
--- pp. 430~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