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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불꽃이 된 핵의 아이, 형률이
중고도서

평화의 불꽃이 된 핵의 아이, 형률이

김옥숙 글 / 정지혜 그림 | 도토리숲 | 2021년 03월 1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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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3월 1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306g | 143*212*14mm
ISBN13 9791185934587
ISBN10 118593458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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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악!”
교실에 간호사가 들어오자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형률은 가슴이 콩닥콩닥했습니다. 예방주사만 맞으면 이상하게 몸이 심하게 아팠으니까요.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먼저 주사를 맞고 난 아이들은 히죽히죽 웃기도 했습니다.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도 있었지요.
형률은 반에서 가장 몸집이 작고 약했습니다. 차례가 다가오자 형률은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형률은 겁쟁이라 놀림당하기 싫어 꾹 참고 주사를 맞았어요.
“보기보다 씩씩하네!”
약골인데도 아프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간호사는 형률을 칭찬했습니다. 형률은 그 칭찬이 하나도 좋지 않았습니다.
예방주사를 맞고 난 다음 날이었어요. 형률은 몸에 열이 심하게 올랐습니다. 온몸이 덜덜 떨리고 아파서 학교에 갈 수가 없었지요. 형률은 끙끙 앓으며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 p.18~19

“이야! 해냈다. 형률이가 해냈다.”
“형률이 최고!”
“김형률 만세!”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형률은 천왕봉 정상에서 한 점 그늘도 없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찍은 사진 속의 형률은 햇살처럼 빛났습니다. 친구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기쁨이 얼굴에 가득했지요.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친구, 마음을 나눌 친구들이 곁에 있었으니까요.
야학 시절은 형률에게 활짝 핀 꽃밭 같은 한때였습니다. 어두운 인생에 처음 찾아온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이었지요.
--- p.32

방사능! 원폭! 히로시마!
우연히 보게 된 의학 논문에 병의 원인을 찾아낼 실마리가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땅속 깊이 파묻혀 있던 비밀이 머리를 드러내려는 것 같았어요. 칠흑같이 캄캄한 동굴 속에 가느다란 빛이 한줄기 스며든 것만 같았습니다.
어머니 이곡지는 원폭 피해 1세였습니다. 아들 형률은 원폭 피해 2세, 그리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늘 아픈 환자였습니다. 운이 나빠 우연히 생긴 병이 아니었습니다. 원폭 피해 때문에 생긴 유전병으로 평생 병에 시달린 거였지요.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온다는 사실만큼이나 분명한 진실이었습니다.
거울에 비친 삐쩍 마른 몸, 야윈 얼굴의 청년. 형률은 비로소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았습니다. 자신이 바로 가여운 핵의 아이였음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이미 핵의 아이였다는 사실을!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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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원자폭탄 피해자와 피폭자가 많은 나라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 수 만 명이 희생된 1945년 8월 뜨거웠던 여름을 많은 이들이 모르고 있거나 기억에서 지워져 버렸습니다. 김옥숙 작가는 “아픈 사람은 아프다고 이야 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온몸으로 외치다 불꽃처럼 사라져 간 핵의 아이 김형률 의 삶을 감동적으로 복원해 냈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역사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이 책부터 펼치기를 진심으로 권합니다.
- 한홍구 (성공회대학교 교수)
전태일이 노동자의 권리, 인간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불꽃처럼 살다가 분신했던 1970년, 그해에 원폭 2세 환우의 인권과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불꽃처럼 살다 간 김형률이 태어났습니다. 35세의 짧은 인생이었지만 또 다른 김형률, 2세 환우들 과 그 뜻을 이어 가는 이들이 있기에 김형률의 삶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서 김옥숙 작가님이 뿌린 평화의 씨앗 역시 김형률의 삶을 이어 가며 또 다른 소 중한 평화의 불꽃으로 되살아나길 바랍니다.
- 강제숙 (김형률추모사업회 운영위원장, 합천평화의집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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