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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응의 빛살

감응의 빛살

[ 양장 ] 파란 로고스 PARAN LOGOS-0004이동
이찬 | 파란 | 2021년 10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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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761쪽 | 1008g | 147*217*40mm
ISBN13 9791191897067
ISBN10 1191897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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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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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패배를 말하는 시까지도 패배주의에 반대한다”라는 한 번역-비평가[황현산]의 말이 지금-여기, 우리들 가슴에 다시 튕겨 오는 묵직한 감응의 불꽃처럼, 시의 이미지는 ‘패배’와 ‘몰락’으로 뒤덮인 그 처참한 역사적 상황들에서도 “그 자리에 주저앉지 말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제 뒷면에 품고 있는 것이 틀림없으리라. 그리고 저 용기야말로 시의 이미지가 더 나은 삶, 훨씬 더 아름답게 고양된 삶의 비전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행복의 충동과 해방의 윤리를 제 몸 안에 품을 수밖에 없는 필연성의 맥락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이미지의 일사불란한 분류학이 아니라, 감응의 불꽃으로 번쩍이며 타오르는 이미지의 정치학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필연성의 회로이자 윤리적인 배경이기도 할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남긴 시보다 더 시적인 산문 문장들이 흩날리며 드리우는 섬세한 울림과 묵중한 이미지처럼. --- pp.50-51

우리 시대 젊은 시인들은 ‘유기적 총체성’이나 ‘내재적 완결성’ 같은 용어들로 표상되어 온 상징의 총체적 의미 작용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시가 행사할 수 있는 미학적·정치적 전복 효과의 최대치를 일구어 내기 위한 방법론적 기획으로 정의될 수 있을 벤야민적 의미의 알레고리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와 같은 한국시의 흐름은 저 알레고리에 포함된 묵시록적 세계관과 더불어 메시아적인 것의 도래를 꿈꾸는 우리 시대의 사회적 조건과 상황에서 비롯하는 것처럼 보인다. 달리 말해, 구원에 대한 어떤 막연한 희망이 우리 시대 삶 전체의 문화적 분위기나 정신적 스펙트럼을 해명하는 데 있어 가장 유효할 수밖에 없는 조건과 상황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 시인들은 ‘잘 빚어진 항아리’라는 말로 표상되어 온 작품 내적 완결성이나 그 미학적 규범성을 고스란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에 담긴 미학적·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응시하는 예술적 짜임(an artistic configuration)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pp.54-55

저 깊고 황홀한 순간은 어쩌면 “세월이라는 독법”에 깃들일 수밖에 없을 숙명의 유한성을 넘어서, ‘환(幻)’으로 대변되는 미의 영원성을 갈구하는 시인[김명인]의 가슴에 언제나 들러붙게 되는 그림자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곤핍’이란 것 또한 언어 미학의 결정(結晶)에 흠집을 내는 ‘찌꺼기’ 같은 것일뿐더러, 다시 벼려져야만 하는 무른 감정의 미학적 재질에 불과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시인은 저 황홀경의 순간과 미학적 이미지의 결정으로 지상의 일그러진 삶을 결코 완결시키려 하지 않는다. 그것을 다만 ‘환’이라 말하고 있기에. --- p.96

어쩌면 오정국 시가 새롭게 창안하고 있는 미학적 독특성은 흔히 아우라로 호명되어 온 영적인 기운과 신비로운 분위기가 마디마디 이미지들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한복판에 ‘시공간적 분기의 운동’으로서의 원초적 글쓰기를 잇대어 놓으려는 과감한 실험에서 비롯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실험에 크로스오버의 섬세한 공력이 오랜 시간의 깊이로 여울져 있을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리하여, 아우라의 흔적으로 명명될 수 있을 서정적 영혼의 미감과 흔적의 미학으로 표상될 수 있을 현대 예술의 방법론적 첨단점이 서로를 마주 보고 함께 울리면서 새로운 미학적 성좌(Konstellation)가 펼쳐지는 자리, 이것이 바로 오정국 시의 정수가 움터 오르는 미학적 혁신의 터전일 것이 분명하다. --- p.126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들의 세계를 섬광처럼 드러내는 자리, 나날의 상투적인 감각으로는 잡아챌 수 없는 천변만화하는 풍경들과 그 미시적 사건들의 현란한 움직임을 집요하게 현시하는 자리에서 이장욱의 시는 움터 오른다. 이는 〈내 잠 속의 모래산〉(2002), 〈정오의 희망곡〉(2006), 〈생년월일〉(2011)에서 계속 나타난 새로운 예술적 짜임의 첨단점이기도 하지만, 동시대 시인들에게 불러일으킨 미학적 감응(affect) 현상들의 원초적 터전을 이룬다. 이른바 ‘소실점’으로 표상되는 현대 원근법의 중핵이 서정시의 이미지들을 짜고 얽고 마름질하는 으뜸 원리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메타시의 문법과 알레고리 형상들로 소묘하기 시작했던 바로 그 순간부터, 이장욱의 시는 우리 시대 시의 감각과 화법, 체질과 방법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미 예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p.133」

“2층 창가 돌벽 집/시 질환자/낡은 신학생복을 입고 그는 원했다./그냥 잠시 머무는데/자신 때문에 방해받지 않을 정도만의 예우를 원한다고 했다./머묾도 시인의 마음이고./떠남도 시인의 마음./떠남이 아름다운 건/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삶이라는 책 속에는 조그마한 오솔길이 있다”(「삶이라는 책」)로 소묘된 바 있었던, 시인들의 시인 횔덜린을 남달리 흠모했던 선생[조정권]은 죽음으로 가는 그 마지막 순간에서마저도 시의 정수를 끝끝내 놓지 않았던, 그야말로 예술적 열반이라 부를 만한 자리에 다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횔덜린의 추억」 「횔덜린의 「반평생」」 「나의 시 나의 문학」 같은 몇몇 산문들에 적시된 것처럼, 선생이 궁극적으로 욕망했던 것은 인간의 육신이 품을 수밖에 없을 그 모든 역사적 시간의 한계와 유한성을 뛰어넘는 영생과 불사의 존재였기 때문이리라. 횔덜린의 삶과 죽음이 모두 그러했던 것처럼. --- pp.236-237

조오현 전집은 문학과 종교의 사이 공간에서 끊임없이 긴장하면서 그 길항 관계를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문학을 넘어선 문학이기에 문학이 아니며, 종교적 언어인 동시에 종교적 설법으로 이루어진 것 역시 아니기에 종교도 아닌, 매우 독특한 언어의 결과 무늬들을 빚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하나가 아니나 둘을 융(融)하였으니 진(眞)이 아닌 사(事)가 아직 속(俗)이 된 것이 아니며, 속(俗)이 아닌 이(理)가 아직 진(眞)이 된 것도 아니요 둘을 융(融)하였으나 하나가 아니니 진·속(眞俗)의 성(性)이 서지 않는 바가 없고 염·정(染淨)의 상(相)을 갖추지 아니함이 없도다”라는 설법에 깃들어 있었던 중도(中道)의 사유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 참된 진의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p.264

최명길의 시 이미지들은 이미 오래전 조지훈이 “종교와 도덕과 철학을 초월한 그러나 그것까지도 포함한 미(美)의 도(道), 시(詩)가 선(禪)처럼 그 구극의 자리에 선다”라고 말했던 세계와 닮은꼴을 이룬다. 어쩌면 조지훈이 말한 ‘시선일미(詩禪一味)’의 세계를 시인 최명길은 제 ‘온몸’으로 수행하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시는 ‘천지만물’의 미묘한 운행의 기운들과 더불어 살면서 제 몸과 마음과 시를 깨끗이 닦고 씻는 수행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있을 것만 같은 그의 실존적 삶의 속살을 확신케 한다. 아니, 그는 ‘시선일미’의 삶을 제 ‘온몸’을 다해 살아 내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온몸’의 충실성만이 깊고 둔중한 울림과 경건한 비애감으로 빼곡하게 에둘러진 아름다운 예술적 무늬들을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시편[「굼벵이 석가」]에 새겨진 ‘전혀 새로운 몸’, 그 ‘황홀한 몸’의 무늬들처럼. --- p.282

시인[문태준]은 이와 같은 어진 마음결을 현대인들을 파편화하고 소외시키는 소유욕과 지배욕과 물신주의를 정지시키고 넘어설 수 있는 인간의 본성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나날의 삶에 담길 수밖에 없을 자동화된 삶의 패턴들과 그것에서 비롯되는 권태와 허무를 넘어설 수 있는 초월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것은 상반된 두 차원을 동시에 전제한다. 하나는 현대인들의 삶의 기저를 이루는 일상적 감각들을 비극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비극적 차원을 자연물과의 교감, 불교적 허무와 윤회, 인간의 어진 본성 등으로 표상되는 선험적 이상주의, 또는 초월적 비전으로 극복하려는 것이다. 물론 이 두 차원은 〈먼 곳〉의 거죽에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거죽으로 솟아난 다른 무늬들, 자연물과의 교감이나 어떤 일상적 순간에 도래하는 인간 본성의 아름다운 빛을 형상화하는 장면들에서, 또는 불교적 사유와 상상력을 감각적인 이미지로 뒤바꿔 놓는 자리에서 은은하게 암시될 뿐이다. 그것은 거의 모든 이미지의 뒷면에 서려 있는 ‘암시의 미학’과 그것이 빚어내는 ‘침묵의 공간’에서 번져 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절정의 빛으로 피어나는 자리는 시인의 마음결을 찢어 내는 분열과 착란과 귀기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시편들의 속살에 잠겨 있다. 이 시편들은 현대적 삶이 거느린 누추함과 비루함, 그 평균적인 일상에 숨겨진 권태와 허무와 광기를 ‘침묵의 공간’이 이루어 내는 대조 효과를 통해 환기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들의 안온한 평균적 삶의 감각들을 후려갈기는 미학적 여운을 선사하기 때문이리라. --- pp.357-358

“잠시 열린 문으로 나간” 그러나 “아무도 찾”을 수 없었고 “그 해도 이듬해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던, 그렇게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고양이”란[류성훈, 「수색」] 우리 모두가 상실해 버린 실낙원의 세계이자 인류의 집단적 무의식에 가느다란 흔적들로 가라앉은 유토피아의 기억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그 충일감(充溢感)의 순간으로 나아가려는 존재론적 그리움을 표상하는 것일 수밖에 없으리라. 더구나 “나는 캄캄한 하늘, 반짝이는 꼭대기에 앉아/하얀 안전모 같은 고양이를 안고 싶었다”는 끝자락의 형상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말해 온 원환적 총체성의 세계, 또는 방법으로서의 유토피아를 끝끝내 저버릴 수 없을 근본주의자의 운명을 예감하는 미래 시제에서 틈입한 이미저리일 것이며, 그 예언자로서의 표징이 현재의 시간으로 내려앉은 에피파니(epiphany)의 흔적인지도 모른다. --- pp.371-372

“시는 문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민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인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문화와 민족과 인류에 공헌하고 평화에 공헌한다. 바로 그처럼 형식은 내용이 되고 내용은 형식이 된다.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라는 참여시의 공리가 자연스레 발화될 수 있었던 것 역시, 김수영 자신이 동아시아 고전에서 체득된 중부(中孚)의 덕과 시에 내장된 사회적 실천의 벡터를 확신하고 있는 자리에서 비롯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하여, 우리는 김수영의 명작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수밖에 없을 「먼 곳에서부터」를 〈주역〉 택산함(澤山咸) 괘에 등장하는 감응(感應)을 통해 다시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택산함의 괘사 가운데서도, “柔上而剛下 二氣感應以相與 止而說 男下女(柔가 위에 있고 剛이 아래에 있어서 두 기운이 感應하여 서로 친해서 그치고 기뻐하며 남자가 여자에게 낮춘다)”는 구절은 비단 인간 세계에서의 남녀의 감응과 교합만이 아닌, 천지만물과 삼라만상에 가득 차 있는 음양의 감응과 교류 현상까지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먼 곳에서부터/먼 곳으로/다시 몸이 아프다”는 육체적 사건만큼 감응의 빛살을 환히 열어 밝혀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조용한 봄에서부터/조용한 봄으로” “여자에게서부터/여자에게로” “능금꽃으로부터/능금꽃으로……”라는 시구가 돋을새김의 필치로 휘감아 오는 것처럼, 저 감응의 빛살이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주 삼라만상을 주파하는 화합과 생성의 에너지일 수밖에 없으리라. --- pp.394-395

「옥자」가 생태주의 세계관을 표방하고 그것과 합치되는 삶의 방향성과 실천의 윤리를 자신의 주제 의식으로 품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나, 그에 못지않게 그것이 수반할 수 있는 편향성이나 문제점 역시 동일한 비중으로 강조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와 같은 맥락들을 모두 고려해 보면, 「옥자」를 연출하고 그것에 궁극적 메시지를 아로새긴 감독[봉준호]의 의식의 심층에는 ‘중’의 사유, 이 가운데서도 특히 ‘시중’의 윤리학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텍스트가 시종일관 관객들의 예상과 기대와 판단을 뒤집으면서 서사의 흐름과 스토리텔링 전체를 박진감 있게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은 대립적인 동시에 보완적일 수밖에 없다는 상보성의 원리를 최대치로 활용하여 다양한 역설과 깊이 있는 아이러니의 미학을 곳곳에 배치한 데서 비롯하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저 상보성의 원리란 우리가 앞서 살핀 ‘감통(感通)’과 ‘인(仁)’, ‘대대(對待)’와 ‘순환(循環)’, ‘중(中)’과 ‘시중(時中)’이 더불어 엮는 의미의 그물로 표상되는 〈주역〉의 세계관과 윤리학을 일컫는 다른 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pp.588-589

살-리듬이자 리듬-살이란 세계의 풍경과 우리의 몸이 더불어 곁에 있으면서, 서로를 넘나드는 무수한 공실존의 상황들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 매한가지로 그것은 저 공실존의 상황들을 휘감고 있는 느낌과 마음결과 분위기를 빠짐없이 포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세계의 힘이나 모양새로도, 우리의 몸이나 마음결로도 수렴될 수 없는, 그 둘의 사이 공간에서 팽팽하게 일렁이는 무수한 사건들의 상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한 사건의 흐름이자 율동의 마디인 저 공실존의 리듬을 생생하게 환기하려는 말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니, 황인숙은 저 공실존의 리듬인 살의 세계에서 느끼고 말하고 살아가는 존재, 곧 살-리듬의 거주자이자 리듬-살의 체현자일 수밖에 없기에. --- pp.598-599

그리하여, “4시 44분의 정원”[박지혜, 「4시 44분의 정원」]이란 우리의 예술적 실천과 작업이 빛을 뿜어내는 광휘의 시간이자, 어떤 그 무엇이 되어 가는 생성과 창조의 과정일 것이 틀림없다. 달리 말해, 들뢰즈의 사건인 ‘엑세이떼’가 발생하는 바로 그 시공간적 구체성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그곳에서 사랑하고 다시 죽을 수 있다”라는 말 역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으리라. 현대 세계의 시인-예술가에게 지극한 자학은 그야말로 엄청난 자존의 원천일 수밖에 없기에. 그리하여, 절망과 실패와 고통으로 점철된 마조히즘의 비극적 영웅주의가 마치 운명의 주름처럼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을지라도, 저 캄캄한 “4시 44분의 정원”에서, 저토록 휘황찬란한 “빛이 쏟아지는 그곳에서” 우리 그것을 믿자. --- p.744

「호랑나븨」에서 소묘된 우주 삼라만상에 깃든 양면성의 얼굴이란, 음양의 역동적 평형과 순환의 리듬을 시인 정지용이 온몸으로 터득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모양새로 현시될 수 있었을 터이다. 또한 우주적 질서의 양면성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 사이 공간에 존재할 무수한 침묵의 공간에서 은은하게 스며 나도록 한 시인의 빼어난 솜씨와 충실한 노력에서 비롯할 것이다. 나아가 서구적 기원을 품을 수밖에 없을 낭만적 사랑의 개념과 모티프를 우리 전통에서 연면히 내려오는 나비의 환생 설화로 변용하여 전혀 다른 예술적 집을 창안할 수 있었던 정지용의 천분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자리에서도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 낭만적인 것과 고전적인 것으로 표상되는 또 다른 양면성의 얼굴들을 융합시킬 수 있었던 정지용의 발군의 재능이 돋보이기 때문이리라. 이와 같은 맥락은 “사랑은 삶의 재발명”이며, “사랑을 재발명하는 것”은 “이러한 재발명을 재발명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디우의 언명과 다시 연접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정지용은 서구 현대성의 이미지로 점철되어 있었던 낭만적 사랑의 개념과 모티프를 한국의 신화적 전통의 세계로 “재발명”했기 때문이리라.
--- pp.758-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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