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북한이 선전하고 있는 김일성의 최대의 항일 무장 투쟁인 ‘보천보 전투’는 사실, 김일성 자신이 아니라 이름만 같은 다른 김일성이 이끌었다. 또 그 성격도 항일 무장 투쟁(전투)이라기보다는 당시 국경 지대에서 자주 일어났던 ‘비적들의 약탈 사건’이었다.
--- p.35

그래서 소련은 김성주를 북한에서 소련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인물로 변신시키기로 결정했다. 김성주는 자신들이 5년간 직접 훈련시켰고 소련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국제주의자’로 이미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는 당시 소련 부총리 겸 내무인민위원회(NKVD) 위원장이었던 베리야였고 소련의 최고 권력자 스탈린이 이를 승인했다.
--- p.65

그러나 이승만의 ‘정읍 발언’이 있기 4개월 전에 북한에는 이미 단독 정권이 수립되어 있었다. 김일성의 북한 단독 정부 수립 의지 천명은 이승만의 ‘정읍 발언’보다 6개월이나 앞선다.
--- p.87

1956년 8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일성의 개인 숭배를 비판한 연안파와 이에 동조한 소련파가 1958년까지 숙청당했다. 이를 ‘8월 종파 사건’이라고 한다. 북한은 이 사건을 공식적으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표된 ‘반당 반혁명적 종파 음모 책동’이라고 부른다.
--- p.112

그러나 김일성의 경력은 아무리 위조해보아도 당시 쟁쟁했던 국내의 공산당 지도자들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박헌영 등 국내파 공산주의자들은 일제의 가혹한 탄압 아래서 지하 운동을 벌였는데 김일성에게는 그런 경력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북한은, 김일성의 증조부 등 선대가 국내에서 반제국주의 항일 투쟁을 벌였다고 날조하고 영웅화해서 김일성에 대한 후광 효과로 삼았다.
--- p.135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업이 무엇인지 분명해졌다. 바로 남북한에서 김일성의 정체와 날조된 ‘김일성 항일 무장 투쟁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그 중 깰 것은 깨고 지울 것은 지워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인 것이다.

<b>왜 ‘김일성 바로 알기’가 필요한가?<br/><br/>고려대 조영기 교수, 동서대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 <br/>일본 마이니치 신문 사와다 가쯔미 논설위원 추천<br/><br/>북한의 역사 왜곡 뿌리 뽑지 않고는 통일 시대 의미 없다!<br/></b><br/>종북 세력이 우리 사회를 혼란하게 만드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종북 세력이 주장하는 이론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두고두고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다가올 통일 시대, 인구 8,000만의 통일코리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종북 세력의 거짓말을 파헤치고 우리가 그들의 실체를 바로 아는 일은 가장 필요한 일이다.<br/>이들 종북 세력의 정점에는 ‘북한의 김일성’이란 존재가 있다. 김일성의 존재를 북한의 주장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북한의 인민과 종북 세력뿐만이 아니다. 한국 사회의 많은 지식인, 진보 진영, 대부분의 탈북자 등도 거짓으로 만들어진 ‘김일성 항일 무장 투쟁사’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br/>즉 한국의 일부 보수 진영을 제외하고는 남북한의 대다수 국민이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사’를 곧이곧대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내의 역사학자들도 다수 포함된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국내 초중고 역사 교과서의 대부분이 집필되는 것도 커다란 문제이다. <br/>‘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사’는, 해방 후 성립된 남북한 정권 가운데 북한 정권이 더 정통성이 있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이어진다. 북한의 시작은 좋았으나 중간에 잘못해서 지금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북한의 시작이 좋았다는 얘기는 남한의 시작이 문제가 있고 한반도의 정통성도 가지지 못했다는 주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br/>북한 체제를 피해서 탈출한 탈북자들조차도 김일성은 옳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김정일 · 김정은이 잘못해서 북한이 살기 힘든 나라가 되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은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 북한을 탈출했지만 아직도 남북한 가운데 역사적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인식이 북한에 의한 역사 왜곡에서 시작된다. 그 역사 왜곡의 뿌리는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사’이다. <br/>북한에서는 [김일성 전기]를 어떻게 취급하는가? <br/>우선 북한에서 ‘전기’라고 하는 것은 김일성에게 어떻게 충실했는가 하는 유일한 척도로만 여겨진다. 때문에 극소수의 인물 외에는 전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br/>한 사람의 일생이나 업적으로 단행본이 만들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전기라 하면 대개 몇 명 혹은 몇 십 명이 한데 묶여 있다. 그것도 김일성에게 충실했다고 평가되는 인생의 한 시기를 그린 것이 대부분이다. <br/>항일 무장 투쟁 시기에 김일성 이상의 투쟁을 한 김책의 전기도 전 생애를 그린 것은 없다. 북한의 [김일성 전기]는 문학으로서의 전기 개념에서도 크게 벗어나고 있다. 보급도 특이하게 이뤄진다. <br/>북한에서 출판물은 자유 판매제가 아니라 보급제로 유통된다. 어떤 종류의 출판물도 간행되면 그 분야에 해당하는 전문가나 학생, 도서실이나 당의 고급 간부에게만 책이 돌아간다. 그러나 [김일성 전기]를 비롯한 김일성에 관한 출판물은 모든 주민에게 보급되고 있다. <br/>더욱이 [김일성 전기]는 그냥 읽는 책이 아니라 매일 매일 학습하는 책이다. 한 번쯤 읽었다거나 내용은 알고 있다고 해서 더 이상 안 읽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책이다. 알고 있다고 해도 학습에서 벗어날 수 없다. <br/>[김일성 전기]의 학습이란 그저 찬성하고 칭찬하기 위하여 전기를 받들어 읽는 작업이다. 그 학습의 성과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학습토론회에서 발언하고 토론하는 형식을 통해 당 조직에 알려진다. <br/>몸이 아픈 환자라 하더라도 북한 주민은 학습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 조직이 짠 학습 시간에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환자가 생기는 경우 당 조직이 그 환자를 위해 따로 학습 시간을 짠다. 공무로 결석하면 보충수업 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그래도 토론을 못하게 되면 리포트를 제출해야 한다. <br/> ‘김일성 항일 무장 투쟁사’는 거대한 역사 왜곡의 덩어리이며 유령과도 같다. 이 괴물이 북한 전역과 대한민국 사회까지 장악하며 한반도에서 떠돌고 있다. 이 괴물의 존재를 뿌리째 뽑아버리지 않고서는 우리가 맞이할 통일 시대도 의미가 없다.<br/><br/>[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