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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1년 11월 2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422g | 150*225*14mm |
| ISBN13 | 9791156059721 |
| ISBN10 | 1156059720 |
내 손안에 있소이다
신동규 저
|
신아출판사
|
2021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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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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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아부지는 지금 살았는지 죽었는지, 죽었더라도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 도통 알지 못한다. 죽었다면 개죽음을 당한 것이다. 보람없는 죽음을 바로 개죽음이라 한단다. 나라와 민족을 배반한 대죄를 졌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니 아부지는 공산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농사꾼 노릇 면해보려고 출세 한번 해 보겄다고 국군에 지원한 건데 줄을 잘 못 선 것이제. 처음에는 엄연한 국군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반란군이 된 거여. 수찬이 아부지를 보거라. 같은 날 군대를 갔는데도 줄을 잘 서서 저렇게 출세하지 않더냐. 이 모두가 운명인 거여!”
어머니는 처음으로 개죽음과 운명이라는 말을 아들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 「영웅에게」 중에서
과연, 티엔무 사원 한 켠 별채에는 틱광득 스님이 소신공양 때 손수 몰고 간 승용차와 서양의 메스컴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전송된 스님의 몸이 불타는 사진 그리고 거센 불길에도 타지 않고 원형 보존된 스님의 심장 사진이 걸려 있었다.
“선생님! 제가 한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문학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소설을 즐겨 읽었는데 여러 작품 중에서도 〈등신불〉을 감명 깊게 읽었답니다. 〈등신불〉의 주인공인 만적과 틱광득 스님의 행적은 역시 닮은꼴이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호안의 그 말은 내 뒤통수를 내려치는 해머 같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한국 문단까지 섭렵한 호안에게 나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가에서 말한 등신불等身佛은 당나라 때 만적萬積이라는 스님이 소신공양을 하고 타다 굳어진 몸에 그대로 금물을 입혀 만들어진 불상을 말하는데 지금도 중국의 정원사에 모셔져 있다
--- 「후에로 가는 길」 중에서
“당신 그때 마음고생 많았죠?”
그는 난생처음 이 길을 밟았던 당시를 떠올리면서 오른손으로 연륜이 감지되는 아내의 가냘픈 손을 살포시 잡아주었다.
“고생은요. 당신의 마음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당시의 의미를 회상하는 아내의 두 눈에는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이불 보따리를 머리에 인 채 그를 따라 나선 아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말이 전출이지 귀양살이 떠나는 것과 다름없는 험한 여정에 아내는 동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직장 아니면 다른 직장 없을까, 까짓 거 미련 그만 버리세요!’
그런 말이 나올 법한데도,
“파이팅! 딴 맘먹으면 절대 안 돼요? 우리에겐 아직도 희망 찬 미래와 토끼 같은 자식들이 있으니까요. 안 그래요? 여보!”
하며 아내는 혹여 소심한 남편이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노심초사하는 것 같았다. 대구가 가까워질수록 교통량은 많아지고 있었다. 논공휴게소부터는 아예 거북이 걸음이었다. 그는 가냘픈 아내의 왼손을 어루만지며 짜증나는 체증의 고통을 스스로 달래고 있었다.
--- 「을의 눈물」 중에서
언제인가 녀석은 또 이런 질문을 또 했다.
“할아버지! 과유불급에 대한 정확한 답을 듣고 싶습니다.”
“과유불급 말이냐? 인구에 회자되는 유명한 사자성어니라. 過猶不及. 과는 지나친 것이다. 유는 같다는 의미이다. 불급은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도를 넘는 지나침이나 미치지 못함은 ‘모두가 같다.’ 이 말인 거다.”
“할아버지!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석하거든요. 너무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만 못 하다라구요. 어떤 게 정답인지 그게 헷갈린단 말입니다.”
“한문을 해석함에 있어 직역直譯 의역意譯이 있다. 직역이란 번역할 때 자구나 어법에만 충실하는 해설 방법을 말하고, 의역이란 구절이나 어법에 구애되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는 방법을 말하는데 처음 배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직역에 치중해야 한다는 원칙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나친 것이 미치지 못함만 못하다.’는 뜻도 의역으로 치면 틀린 답은 아니다. 같을 유猶를 넘을 유踰로 해석하면 그런 답이 나온다.”
--- 「치매 예방하기」 중에서
체코군단은 1920년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하면서 진중 신문을 발간하였는데 1919년에 발생한 우리나라의 3·1운동에 관심을 갖고 이를 크게 기사화 해 우리 국민의 일제 항거 양상과 독립군의 존재를 온 세계에 알리는 홍보 역할도 하였다. 그런 우호적인 관계는 그들의 무기를 구입하는 데 유리한 결과로 작용했다.
체코군단으로부터 넘겨받은 다량의 무기들은 그 반출이 문제였다. 연해주 일대까지 진출한 일제의 눈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대한독립군의 주둔지인 만주의 왕창현까지 그 먼 길을 무사하게 임무를 수행한 독립군 책임자는 당시 20세인 북로정서군 소속 이범석 장군이었다.
2년 동안이나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던 체코군단은 우여곡절 끝에 배편으로 대한해협을 지나고 태평양, 인도양, 수에즈운하를 거쳐 지중해의 발칸반도에 상륙, 그립고 그리던 체코슬로바키아 조국으로 무사히 귀환하였다. 귀국한 군사들은 개선군 자격으로 프라하 시내를 행군하는 등 국민들의 극진한 환영을 받았으며 오스트리아 제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체코슬로바키아’ 건국을 주도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열강을 마친 P교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 있었다. 나 역시 긴장 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1세기 전의 세상에 다녀온 기분이 되어있었다.
어머니는 처음으로 개죽음과 운명이라는 말을 아들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 「영웅에게」 중에서
과연, 티엔무 사원 한 켠 별채에는 틱광득 스님이 소신공양 때 손수 몰고 간 승용차와 서양의 메스컴에 의해 세계 각국으로 전송된 스님의 몸이 불타는 사진 그리고 거센 불길에도 타지 않고 원형 보존된 스님의 심장 사진이 걸려 있었다.
“선생님! 제가 한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문학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소설을 즐겨 읽었는데 여러 작품 중에서도 〈등신불〉을 감명 깊게 읽었답니다. 〈등신불〉의 주인공인 만적과 틱광득 스님의 행적은 역시 닮은꼴이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호안의 그 말은 내 뒤통수를 내려치는 해머 같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한국 문단까지 섭렵한 호안에게 나는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가에서 말한 등신불等身佛은 당나라 때 만적萬積이라는 스님이 소신공양을 하고 타다 굳어진 몸에 그대로 금물을 입혀 만들어진 불상을 말하는데 지금도 중국의 정원사에 모셔져 있다
--- 「후에로 가는 길」 중에서
“당신 그때 마음고생 많았죠?”
그는 난생처음 이 길을 밟았던 당시를 떠올리면서 오른손으로 연륜이 감지되는 아내의 가냘픈 손을 살포시 잡아주었다.
“고생은요. 당신의 마음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당시의 의미를 회상하는 아내의 두 눈에는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이불 보따리를 머리에 인 채 그를 따라 나선 아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말이 전출이지 귀양살이 떠나는 것과 다름없는 험한 여정에 아내는 동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직장 아니면 다른 직장 없을까, 까짓 거 미련 그만 버리세요!’
그런 말이 나올 법한데도,
“파이팅! 딴 맘먹으면 절대 안 돼요? 우리에겐 아직도 희망 찬 미래와 토끼 같은 자식들이 있으니까요. 안 그래요? 여보!”
하며 아내는 혹여 소심한 남편이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 노심초사하는 것 같았다. 대구가 가까워질수록 교통량은 많아지고 있었다. 논공휴게소부터는 아예 거북이 걸음이었다. 그는 가냘픈 아내의 왼손을 어루만지며 짜증나는 체증의 고통을 스스로 달래고 있었다.
--- 「을의 눈물」 중에서
언제인가 녀석은 또 이런 질문을 또 했다.
“할아버지! 과유불급에 대한 정확한 답을 듣고 싶습니다.”
“과유불급 말이냐? 인구에 회자되는 유명한 사자성어니라. 過猶不及. 과는 지나친 것이다. 유는 같다는 의미이다. 불급은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도를 넘는 지나침이나 미치지 못함은 ‘모두가 같다.’ 이 말인 거다.”
“할아버지!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석하거든요. 너무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함만 못 하다라구요. 어떤 게 정답인지 그게 헷갈린단 말입니다.”
“한문을 해석함에 있어 직역直譯 의역意譯이 있다. 직역이란 번역할 때 자구나 어법에만 충실하는 해설 방법을 말하고, 의역이란 구절이나 어법에 구애되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는 방법을 말하는데 처음 배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직역에 치중해야 한다는 원칙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나친 것이 미치지 못함만 못하다.’는 뜻도 의역으로 치면 틀린 답은 아니다. 같을 유猶를 넘을 유踰로 해석하면 그런 답이 나온다.”
--- 「치매 예방하기」 중에서
체코군단은 1920년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하면서 진중 신문을 발간하였는데 1919년에 발생한 우리나라의 3·1운동에 관심을 갖고 이를 크게 기사화 해 우리 국민의 일제 항거 양상과 독립군의 존재를 온 세계에 알리는 홍보 역할도 하였다. 그런 우호적인 관계는 그들의 무기를 구입하는 데 유리한 결과로 작용했다.
체코군단으로부터 넘겨받은 다량의 무기들은 그 반출이 문제였다. 연해주 일대까지 진출한 일제의 눈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대한독립군의 주둔지인 만주의 왕창현까지 그 먼 길을 무사하게 임무를 수행한 독립군 책임자는 당시 20세인 북로정서군 소속 이범석 장군이었다.
2년 동안이나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던 체코군단은 우여곡절 끝에 배편으로 대한해협을 지나고 태평양, 인도양, 수에즈운하를 거쳐 지중해의 발칸반도에 상륙, 그립고 그리던 체코슬로바키아 조국으로 무사히 귀환하였다. 귀국한 군사들은 개선군 자격으로 프라하 시내를 행군하는 등 국민들의 극진한 환영을 받았으며 오스트리아 제국의 굴레에서 벗어나 ‘체코슬로바키아’ 건국을 주도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열강을 마친 P교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 있었다. 나 역시 긴장 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1세기 전의 세상에 다녀온 기분이 되어있었다.
--- 「장군의 귀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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