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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종
이원복 | 파란 | 2021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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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1쪽 | 204g | 128*208*9mm
ISBN13 9791191897104
ISBN10 119189710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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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 헬싱키

생각보다 많은 별
생각보다 깊은 어둠
생각하지 말아야 할 슬픔

겨울 헬싱키, 백조같이 새하얀 슬픔이
동지를 지나 점점 검고 푸르게 언 강을
쇄빙선을 타고 지나간다
투오넬라 문 앞에 도착하자
쇄빙선을 내려와 어둠 속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백조 한 마리, 그 뒤를 뒤따르다
강물 속으로 잠겨 그대로 얼어 버리는
생각보다 많은 별
생각보다 깊은 어둠
생각하지 말아야 할 슬픔

쇄빙선 위에는 아직 남아
내가 붙들고 있는
아직 생각지도 않은 별
생각지도 않은 어둠
생각지도 않은 슬픔

겨울 헬싱키,
백조 같은 헬싱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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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 내가 붙여 준 새의 이름

미노, 내가 붙여 준 새의 이름
미노는 붉은 머리, 검은 부리, 하얀 날개
미노는 구름을 갉아먹는 새

외로움이 그윽할 때, 슬픔에 온통 잠겨 허기질 때
미노는 구름을 갉아먹는다
구름을 갉아먹다 배가 부르면
미노는 감당할 수 없는 제 무게에 날지 못하고
검은빛 감도는 강물 위로 떨어져 죽고 만다

(누구나 감당할 수 없는 몸집 하나를 죽지 아래 몰래 키우며 살지, 그 몸집이 우리를 공격하곤 하지)

미노는 슬픈 새
미노는 구름을 갉아먹는 새
미노가 떨어져 죽은 강물 속에서
아주 큰 나무가 금방 자라 물 밖으로 나온다

미노, 내가 붙여 준 새의 이름
미노는 붉은 머리, 검은 부리, 하얀 날개
미노는 구름을 갉아먹는 새
강물은 미노의 집
물 밖으로 자라난 나무는 미노의 무덤
미노는 슬픈 새
미노, 내가 붙여 준 새의 이름

(누구나 감당할 수 없는 몸집 하나를 죽지 아래 몰래 키우며 살지, 그 몸집이 우리를 공격하곤 하지)

--------------------------------------------------------------------------------------------------------------------------

핀란드 달력

나의 핀란드 달력 속에는 열두 번의 겨울이 숨어 있다

라플란드로 향하는 야간열차
차창 쪽을 바라보며 일렬로 세워 둔
열두 개 목각 인형들의 목을 흔들며 지나가는 밤
이 땅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은 오직
차창 밖 순록 사냥꾼들의 뻣뻣한 목

따뜻한 순록의 피가 얼음점에 다다르기 전
간절기 어느 밤
순록들의 뿔을 자르는 소리
또 다른 겨울을 부르는 소리
순록 사냥꾼들은 그때 한 번, 일 년에 열두 번
뻣뻣한 자신의 목을 숙인다

라플란드로 향하는 야간열차
간절기 차창 밖으로 피어오르는 오로라
나의 뻣뻣한 목을 목각 인형처럼 흔들며
간절기마다 사라지는 순록들의 뿔을 생각한다

오직 극과 극의 경계에서만 볼 수 있는
계절의 경계에서 피어오르는 오로라
나와 순록 사냥꾼들 사이의 경계에
과연 오로라는 있을까?

일 년에 열두 번
뿔이 잘린 순록들의 피로 물든 오로라
그래서 따뜻한 피의 순환이 이어지는
핀란드 달력 속에는 일 년 열두 달
따뜻하게 순환하는 열두 번의 겨울이 숨어 있다

라플란드로 향하는 야간열차에서 맞이하는
극야는 짐승의 뿔을 흠모하지 않는 땅에 내려진
가혹한 형벌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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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은 예의 바르다. 그러므로 그의 슬픔은 발음될 때 “리에종” 현상이 일어난다. “안으로 휜 내성 손톱”처럼 기억을 파고들며 이원복은 슬픔의 연음 현상을 끝없이 반복해서 연습한다. 그의 뿌리는 천근성이어서 조심스럽고 넓게 이 세계의 습기를 예민하게 어루만진다. 내면의 물관을 관통한 물기는 단정한 언어로 뿌리를 지키는 넓은 그늘을 드리운다.
그의 슬픔은 촘촘하다. 도처에 있는 슬픔의 웅덩이에서 슬픔을 천천히 감아 내었다가 한 올씩 풀어내면서 스웨터를 짜는 실루엣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느린 연주이기도 하고 변주이기도 하며 끊임없이 잇는다는 측면에서 “리에종”이기도 하다. 시인의 사명이 낮은 목소리의 변주임을 생각할 때 그의 슬픔은 어느 곳에나 있고 다른 몸을 가지고 있다. “겨울 헬싱키”에도, “라플란드”에도, “예루살렘”에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도, “창고”에도, “순록들의 뿔”에도 있다. “사랑을 구걸”할 때도, “나에게 줄 선물의 목록들”을 헤아릴 때도 “명징한 슬픔”을 “팽팽한 음으로” 속주한다.
“눈동자가 빠져 버린” “눈두덩”으로 더듬더듬 “보이지 않던 슬픔이 보푸라기로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며 “몸 전체가 하나의 줄이 되어” “발톱을 물어뜯으며” 흐느낀다.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울림통이 깊은 악기인지 그는 알기에 “날숨이 서툰” 그는 “인간이 악기를 닮아 갈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묵도하며 “기어 나온 슬픔”을 따라 “남은 시간의 구절을 묵독”하는 “질병”을 앓고 있다. 예의 바른 그가 물기 가득한 이 세계를 관통하며 버티는 연습을 반복해 온 “동봉한” “두 발”이 만들어 내는 “서정적” “악몽”이 작품 도처에서 축축하게 묻어난다.
- 정창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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