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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할 수 없는 문장들

설명할 수 없는 문장들

문학의전당 시인선-34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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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4g | 125*204*8mm
ISBN13 9791158965334
ISBN10 11589653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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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것에 뭔가를 채우려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놈이
종이배 하나 띄워놓고 달마다 붓는 청약적금이 그랬고
희망이 없단 이유로 매주 로또를 산다는 옛 친구의 소박한 확률 너머
취업 문턱이 높을수록
쌓여가는 청춘의 무수한 밤이 그렇고
헤어지고 나서
그녀와 걷던 공원에 앉아 달빛만 안고 돌아오는 길에도
숱한 만남이었지만
사랑은 없는 것 같다던 김 대리의 말이

삼백예순날
봄이 올 것만 같다가도
마음만은 꽃이 될 수 없어
자주 길을 헤매었다
--- 「오래된 습관」 중에서


신형 휴대폰을 쓰게 되었다
손가락에 마비가 올 정도로 연습을 해도 세상의 편의를 따라가지 못했다
글로벌 뱅킹으로 가입해 외국인으로 살 뻔도 했다
다음 생은
집 나간 아내가 뜬금없는 소식을 전해오거나
헤어지고 돌아오는 딸의 울먹임에 어쩔 줄 모르는 공중전화로 살고 싶었다
다음날도 그런 생각이 지워지질 않았다
버릇에 길들여지다 보면 습관이 되는 것인지
혹은 그 반대인지는 몰라도

다행스럽게 그때까진 이렇게 살아도 될 듯싶지만
안과 바깥 사이
그 너머를 꿈꾸는 덜떨어진 멍청으로 사는 게 좋아서

마음만으로 사는 일이 힘든 오후
세상을 앉히지 않은 오랜 누각처럼 둥둥 떠 있다가
네모진 무게 안으로 나를 넣어두려는 미련일지라도
어느 날 흐르는 강물의 찬찬한 넉살로 남고 싶어
행여, 라는 말에 잠시 울긋한 하늘도 열어보지만

글자 하나에 나를 담아두는 일조차
죽을 것처럼 힘들어
가끔은 손가락 사이로 불어오는 공기를 닫아버리곤 한다
--- 「불편한 관계」 중에서


눈 감은 사랑이여
내가 버린 혹은 나를 버린 사람과 온갖 티끌이여
소리 없는 곳에서 태어나
빛과 어둠은 교감으로 곧 하나가 되고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밀려오는 바다를 볼 것이다

나를 안타깝게 했던 사랑이여
그리하여 새살이 돋는
어느 지점에서
우리는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을 것이다
--- 「멀리」 중에서


달의 점막주름 사이로 푸른 위액이 쏟아졌다
고통의 물질이 촬영되는 순간
허리끈 위에 둥근 달이 떴다
조명이 온몸을 감싸더니
점막 사이로 흰 눈물이 쏟아졌다

틈도 없이 날아가는 새를 잡으려는데
회전하는 달은
아무도 모르게 덮어두었던
성치 않은 위장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 「초음파」 중에서


일을 마치면 방향을 잃어버립니다
마음만으론 수천 갈래의 바다를 헤집고 나왔다가
비곡(悲谷)을 떠도는 것인데

반듯한 건물을 끼고 돌아설 때
다른 세상을 꿈꾸는 허망에 빠져버립니다

최소한의 안부를 묻는 사람이
저녁에는 없고

도시의 윤곽과 그림자가 섞인 밤이 되면
골목에 들어 마음의 진저리를 들춰내고 맙니다

견디는 일이 다반사임에도
있는 힘 다해 흔들리는 이파리의 저녁을 보면
스스로에게 허물을 넘겨주는 어이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오늘만 살고 싶다가도
세상에 던져진 뜻을 어쩔 수 없어

참나무 벤치에 앉아
참나무가 견뎌내는 제 몫의 뜨거움에
내 몸도 덩달아 뜨거워집니다
--- 「던져진 이유」 중에서


막차를 놓치고 말았다
문득 사소함에 발목을 잡힌 일들이 떠올랐다
오해와 이해 사이를 서성이던 오랜 철로 사이
고비마다 마음의 벼랑에서 들끓었다

꿈꾸는 식물의 마음으로
정권 말기엔 다른 세상이 올 거라 믿었던 때도 있었다

지워진 이들의 여운이 깊은 속살을 파고들더니
초월역을 배경에 두고 깨알 같은 머뭇거림이 몰려왔다
텃밭에 나온 무덤 같은 새벽이었다면
그건 하늘이 내게 준 선처였을 것이다

초월을 싣고 떠나지 못하는 초월역
헛배로 떠나는 토막 한 개비의 겨울 어둠인 듯
역사(驛舍)를 떠나지 않던 비릿한 여운이 광장 가득 번졌다

오해와 이해 사이를 걷다가
모든 뒤태는
배후가 있다는 걸 생각해두었다
--- 「초월역」 중에서


자기 증명이면서 흔한 방식의 부호였다

슬퍼할 때 솟아나는 마음의 돌기가 있다
눈물을 쏟고 난 뒤의 희열과
장례를 치르고 나서 허기가 오는 것처럼
슬픔 안에는 나를 채워 나가려는 욕망이 깃들어 있다

누군가를 불러보는 일
불을 피워놓고 불꽃이 이는 바람을 따라 눈을 던져주던 일

버려야만 가질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아파야만 얻을 수 있는 치유도 있어서

지루하고 통속적인 고백이
수천 편의 시보다 훌륭한 건
안으로 밀어 넣어주려는 지독한 것들이 들어차 있어서다

미친 듯이 밤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내 안에 파고드는 소용돌이에 몸을 맡기는 게
허망을 채우는 가장 편한 방법이라는 걸
--- 「슬픔의 역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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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시적 자의식으로 인해 스스로 한뎃잠을 자고, 소리를 죽여 가며 사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한 존재가 있다. “내가 나를 두고 떠난 변두리의 밤”(「조문」)을 헤매는 존재가 있다.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사는 최규환의 어떤 시들은 만해 한용운의 고백체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존칭의 종결어미에 서린 통찰의 사고가 그것이며 동시에 일상 속에서 걷어 올린 깨우침의 언어가 그러하다. 또한 “눈물을 쏟고 난 뒤의 희열”(「슬픔의 역설」) 같은 것이 그렇다. 범속한 사실 속에서 발견한 최규환의 진리는 우리의 인식을 좀 더 새로운 곳으로 안내한다. 가령 나무가 아무 말이 없다는 자명한 사실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역시도 바람을 받아낸다는 사실 그리고 그 외에는 침묵한다는 사실에 대한 통찰은 말없이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숭고한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 우대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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