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우선순위에 나를 두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몸에 새긴 그분처럼, 눈에 보이는 쓰레기부터 치운 나처럼, 지금 당장 할 수 있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미뤄뒀던 분리수거를 한다거나 잠시 나가서 산책하는 것도 그 시작이 될 수 있다. ---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요」 중에서
“실제로 상처를 내려고 할 때는 대부분 정신을 못 차릴 때가 많은데, 상처 위에 새긴 꽃이 마치 ‘멈춤 버튼’ 같아요. 마치 이 꽃들이 내가 더 격해지지 않게 도와줘요. 상처가 있는 분들,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을 종종 겪는 분들에게 그런 버튼이 하나씩 있으면 좋겠어요. 가라앉은 기분을 전환해 주는 버튼이요. 저는 그 방법으로 타투를 택했지만,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면 좋겠어요.” --- 「행복할 필요는 없지만 불행할 필요도 없어요」 중에서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는데, 한 살씩 나이를 먹을수록 나를 지칭하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안에서 분명 즐거움과 보람도 느끼지만, 때때로 찾아오는 혼란은 피할 길이 없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인가. 딱 이런 상태다. 나를 정의하는 것들, 내가 해내야 하는 역할들이 늘어나다 보니 우선순위를 두고 갈등하게 되고, ‘이게 원래 나였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 「나를 하나의 역할에 가두지 말아요」 중에서
나는 깽깽이풀이라는 꽃을 찾고, 그리고, 의미를 전하면서 누군가에게 유의미한 일을 한다는 안 정감을 얻었다. 꽃 처방을 받아 가신 분은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그림을 보고 이 꽃을 받았던 이유, 그때의 생각과 감정, 꽃이 전하는 다정한 꽃말을 떠올리며 자신을 다독이고 안정감을 찾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불안을 이겨내는 새로운 방법을 하나씩 갖게 되었다. --- 「안심해도 괜찮아요」 중에서
망종화와 물망초를 함께 고른 것은 영원하지 않을 슬픔 속 에서 가장 중요한 ‘나’를 잊지 말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상실하고 없는 무언가에 매달려 있으면 ‘지금’을 살 수 없다. 지금 이 삶의 주인이 내가 될 수 없다. 지금은 사라진, 그러나 한때 소중했던 존재를 생각하는 만큼, 그것에 마음을 쏟았던 나를 챙기고 돌봐야 한다. 무언가 나를 떠나도, 나는 나를 떠나지 않으니까 나를 잊어선 안 된다. --- 「슬픔은 영원하지 않아요」 중에서
딸의 곁에 더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떠나는 순간에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으셨을 것이다. 딸이 힘들어하던 순간에도, 그리고 지금도, 내일도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계실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은 나였음을 잊지 말고 자신을 더 소중히 아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꽃을 함께 골랐다.
우울증을 취재할 때 연님을 처음 만났다. 옆자리 손님이었던 그녀는 카페를 나서는 내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고 과감하게 말을 건넸다. 작은 몸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그녀는 여리지만 강하고, 눈물이 많지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기도 너무 힘들면서, 남들의 상처를 더 잘 알아봐 주고, 보듬어줄 줄 아는 사람이다. 그녀의 꽃은 상처를 덮어주고,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어준다. 지금도 어둡고 무서운 곳에 혼자 있을 사람들에게, 더 많이 그녀의 목소리가 닿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