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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아가며 새로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큰글자책)

낡아가며 새로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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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95*254mm
ISBN13 9788974799489
ISBN10 8974799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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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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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하나로도 충분히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는 작은 새의 삶을 추구한 초의 선사가 만년에 머물렀다는 일지암의 원래 구조는 초당과 누마루 달린 기와집 두 채가 전부였다. 볏짚으로 지붕을 이은 찻집과 운치 있는 살림집인 기와집의 만남이다. 두 집 사이에는 물에 비친 달을 즐기기 위해 작은 연못을 팠다. 얇고 널따란 구들장 돌을 켜켜이 쌓아 올린 초석 위에 굵지 않은 기둥 네 개가 받치고 있는 밋밋한 누마루집이 소박한 초당과 더불어 대비감을 연출했다.
두 건물은 서로 지척에 있지만 물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경계를 나누지 않는 듯이 나누었다. 그야말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의 긴장감이 오랜 세월 권태로움 없이 서로 마주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아닐까. 그야말로 건축적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인 셈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일지암을 바라보면서 가까운 사람들과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는 지혜를 새삼 곱씹었다.
--- p.23

구경 가운데 물 구경이 으뜸이라고 했다. 자연과 공감할 수 있는 감수성의 소유자인 추사와 존재 선생은 비 오는 날 물소리를 듣기 위해 수성동을 찾은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나막신을 신었다는 사실을 애써 강조했다. 나막신은 평소에 신는 신발이 아니다. ‘비가 오면 짚신 가게 아들이 걱정이고 날씨가 맑으면 나막신 가게 아들이 걱정’이라는 속담에서 보듯, 맑은 날과 비 오는 날의 신발은 달랐다. 비 오는 날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집콕’ 했을 것이다. 나막신을 신고 우비를 입고 외출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매우 큰일인 것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나막신은 은유적으로 보여 준다. 두 어른에게 비 온 뒤 물 구경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꼭 해야만 하는 과제였다.
--- p.40

60대 중반에 퇴직한 백운 선생은 일흔 살에 돌아가셨다. 은퇴 후에도 나랏일에 고문을 맡아 대몽(對蒙) 항쟁기 때 각종 외교 문서 작성에 기여했다. 정년도 없는 당시는 근력이 달리면 알아서 은퇴하던 시절이다. 그럼에도 기운이 남았는지 후배 관리들에게 이런저런 간섭을 하며 살았다. 「대장각판군신기고문」도 퇴직하던 66세(1237) 때 쓴 글이다. 은퇴 후에도 하던 일을 계속 하면서 살았으니 어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산 어른이기도 하다. (…)
은퇴 후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백운 이규보처럼 마지막까지 관직에 한 다리를 걸쳐 놓고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면 고민 없는 은퇴길일 것이다. 교사 부부처럼 요리를 배우는 방법으로 전혀 다른 길을 찾는 것도 나름 방법이다. 출가를 꿈꾸는 사람도 있다. 인생 후반기에 어떤 방식의 삶을 선택할 것인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가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실감한 하루다.
--- pp.81~84

조선 말 궁중 화가 채용신은 황현의 사진이 남아 있어 그것을 통해 영정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김호석 화백은 얼굴도 알 수 없는 500년 전의 인물인 학봉 선생의 영정을 그려 달라는 부탁을 후손에게 받았다. 그야말로 ‘대략 난감’이다. 그렇다고 해서 선화(禪畵)처럼 백지 족자를 내놓을 수도 없는 일이다. 후손들의 모습을 통해 조상의 모습을 추적하고, 남아 있는 문집과 각종 문헌을 통해 그의 우렁우렁한 성격과 기골이 장대한 모습을 구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복잡다단한 이력을 가진 그의 내면세계까지 그림으로 옮겨 낸다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였다. 그때 안경을 발견했다. 그래, 바로 저거야! 안경을 씌웠다. 그리고 눈동자를 그리지 않았다. 그대로 색깔 없는 선글라스가 된 것이다. 도무지 그의 심중을 헤아릴 길 없는 모습을 재현하는 데 비로소 성공한 것이다.
--- p.93

‘산골 판매소’라는 돌 간판이 서 있는 입구에서 시멘트 계단을 밟으며 절벽을 따라 올라가니 낡은 알루미늄 문이 보인다. 동굴형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는 주인장과 처음 대면했다. 일요일만 쉬고 매일 출근한다고 했다. 약재상 등 단골들이 연락도 없이 드문드문 찾아오기 때문이다. 물론 소문을 듣고 오는 개인도 더러 있다. 예전에는 자주 작업을 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한다고 한다. 좋은 의료 시설과 치료제가 많기 때문이란다. 채굴이라고 해봐야 필요할 때 광부 한 명을 부르는 수준이다. 사장 1인과 비상근 직원 1인 회사인, 전국에서 가장 작은 광산이기도 하다. (…)
동네 이름의 근거지가 되는 녹반의 생산 판매 시스템이 그대로 고스란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경이롭다. 개발 시대 이후 표지석만 남기고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도심의 많은 문화유산 터를 대할 때마다 느끼던 그동안의 허무감을 달래 주고도 남는다. 덤으로 ‘산골고개’라는 버스 정류장 이름마저 자동 홍보판이 되는 특별한 공공 자산까지 보유한 곳이라는 사실이 안도감을 더해 준다.
--- pp.117~119

오래전에 북경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공식 일정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관광을 겸해 인근 지역에 멀지 않은 계단사(戒壇寺)를 찾았다. 계태사(戒台寺)라고도 불렀던 곳이다. 당나라 때 창건한 이래 이름 그대로 모든 출가자의 입문식(入門式)을 치르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북경을 중심으로 하북(河北, 허베이)성 지역의 모든 사찰의 수계식(受戒式)을 관장했다. 가람의 역사보다 더 시선을 끈 것은 1,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묵었다는 백송인 구룡송(九龍松)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경내 여기저기 있는 몇백 년 된 백송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 더 놀란 것은 뒷산에 있는 나무 숲이 전부 백송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야말로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의 문화 충격이었다. 애지중지하며 돌보고 있는 조계사 경내에 단 한 그루뿐인 백송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백송은 이 지역에서 흔한 소나무였다. 명나라와 청나라 조야(朝野, 조정과 민간)에서는 별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조선의 사신과 귀빈에게 큰 생색을 낼 수 있는 선물 목록에 올렸다. 경쟁적으로 가져왔고 자랑삼아 심었다. 후손들은 “우리 집안은 이런 집안이요!” 하면서 뽐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 나무는 기후와 토질이 달랐던 이 땅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다. 겨우 몇 군데만 살아남았다. 그래서 오늘날 국가의 보호를 받는 진짜 귀하신 몸이 되었다.
--- pp.150~151

문수봉에서 해맞이를 했다. 예전에는 첫 일출을 향해 두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한 해의 소원을 빌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일출을 찍으려고 두 손을 바닷게 두 발가락처럼 모은다. 핸드폰의 대중화가 일출 풍속까지 변화시킨 것이다. 일출도 찍었지만 일출 산행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기도하는 새로운 모습도 함께 찍었다. 합장은 합장인데 두 손바닥이 닿는 것이 아니라 양손의 두 손가락을 스마트폰이 이어 주고 있다. 태양신 혹은 일광(日光)보살을 찬탄하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인가 보다. 너나 할 것 없이 덕담과 함께 일출 사진을 보내며 새해 인사에 바쁘다.
--- p.189

임진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초파일에 관등(觀燈)했다.”는 기록을 『난중일기』에 남겼다. 전쟁이 주는 극도의 긴장감과 중압감 속에서도 연등을 바라보며 심리적으로 많은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승군(僧軍)들은 7년 동안 전란에 참여하면서도 해마다 5월(음력 4월)에는 틈틈이 밤마다 연꽃잎 모양 따라 종이를 비볐다. 연등을 만들어 남해 바다를 은은하게 밝혀서 조선수군은 물론 피란처 백성까지 위로했던 것이다. 그 후예들은 2020년 당신의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에 황룡사 9층목탑을 본뜬 조형등을 세웠다. 신라 선덕여왕이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어려운 당시 상황을 극복하려고 했던 간절한 염원이 서린 탑을 재현한 것이다. 이제까지 만난 적이 없는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를 극복해 내리라는 의지를 가득 담았다.
--- pp.197~198

사람도 본래 날아다녔다고 한다. 그때는 신선들과 함께 놀았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몸이 무거워져 날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광음천자생인간(光音天子生人間, 광음천자가 인간 세상에서 살다)’이라는 신화에서 그 일단을 엿보게 된다. 광음천(光音天)이라는 하늘 세계에 살고 있던 신선들이 인간세계로 나들이를 왔다. 그런데 땅 위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았다. 대지의 비옥한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고 탐욕을 부린 신선들은 결국 몸이 무거워져 다시는 자기가 살던 곳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땅 위에 눌러앉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어디 신선뿐이랴. 인간 세상도 지금보다 몸이 더 무거워지면 곤란해진다. 그렇게 되기 전에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을 좌우명 삼아 자주자주 걸어야 할 것이다. 어쩌다 보니 날아다니는 것은 잊어버렸지만 음식 때문에 걷는 것조차 잊고서 누워 있을 수는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규칙적으로 자주 걸어 주면 아침에 일어날 때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뿐한’ 신분 상승의 새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서 오늘도 산책객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열심히 걷고 있다.
--- pp.24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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