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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집

기다리는 집

[ 양장, 개정판 ]
황선미 저 / 전지나 그림 | 시공사 | 2021년 11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4건 | 판매지수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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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74g | 133*194*13mm
ISBN13 9791165797348
ISBN10 116579734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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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곳보다 먼저 젖어들고 어둠이 스미어버리는 곳. 온갖 잡동사니로 뒤덮여 넝마 같은 집. 도대체 언제부터 쌓이게 됐는지 알 수 없는 나무판자와 종이상자들이 뒤엉켜 벽을 가리고, 플라스틱이며 병들이 켜켜이 쌓인 집은 얼핏 보면 쓰레기더미 같았습니다. 타이어가 얹힌 지붕에서는 천막이 바람에 풀썩이고 누군가 몰래 갖다버린 오물에서는 냄새가 풍겼지요. 여기가 쓰레기더미가 아니라고 알려주는 건 지붕보다 높게 자란 감나무뿐이었습니다. --- p.14

“구청에서는 도대체 왜 여길 방치한대?”
“엄연히 주인 있는 집이라 함부로 처리할 수 없다는 거지.”
“저 속에는 쥐가 득실득실할 거야!”
“에잉! 고양이란 고양이는 죄다 들락거리고…….”
모퉁이를 지날 때마다 사람들은 투덜거렸어요. 그래요. 감나무 집은 동네를 부끄럽게 만드는 곳이었어요. 모퉁이에 드리워진 더러운 그늘이었지요. 맞은편 작은 놀이터마저 텅 비게 만드는. --- p.15

쨍그랑!
끼야옹!
유리병이 감나무 집에 부딪혀 깨지자 소년들이 박수를 치며 웃었어요. 그러다 멈칫했어요. 망가진 그네 옆에서 자기들을 쏘아보고 있는 검은 덩치 때문이었습니다.
소년들은 피식 웃었지만 순간적으로 겁을 좀 먹었어요. 손가락을 우두둑 꺾어가며 덩치를 가늠해보면서도 잔뜩 긴장하고 있었지요. 그러다 덩치가 부스스 일어나는 걸 보고는 주춤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도 덩치에게서는 함부로 대들기 어려운 무서움이 느껴졌거든요. --- p.20-21

몸집이 좋은 구청 직원은 널빤지 문을 비집고 들어가며 연거푸 ‘아이구, 아이구’ 했고 밖으로 나올 때 그 소리에는 한숨마저 섞여 있었지요. 구청 직원의 두 손에는 두 살이나 됐을까 싶은 어린애가 축 늘어진 채 들려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여자애가 울음을 터뜨렸어요. 무슨 일인가 싶어 기웃거리던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세상에! 저 속에 어린애가 있었단 말이야?” --- p.27

이제 낙서 같은 건 찾아볼 수도 없어요. 도도하던 담장은 볼품없이 주저앉았고, 파란 대문은 녹이 슬다 못해 녹아내렸고, 지붕, 창문, 벽, 어디 하나 온전한 데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로 그저 고마워요. 없어진 게 아니잖아요. 모든 게 너무 빨리 변해버리고, 오래된 것은 참아내지 못하는 세상에 아직 고스란히 남은 곳.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과거를 증명이라도 하듯 용케 버티어준 곳. 빈집에서 세월을 먹으며 굵어진 감나무의 밑동을 볼 때는 가슴이 뻐근해지기까지 했답니다. --- p.39-40

“집주인 참 고약하네. 어떻게 일꾼을 하나만 쓴대.”
무슨 말을 해도 남자는 대꾸가 없었어요. 잠자코 길이를 재고 기록하고 자재를 자르고. 망치질하고.
그런 날이 계속되었어요. 감나무 집이 살아나는 것 같았지요. 동네 사람들은 호기심에 자주 들여다보고 말도 걸었지만 남자는 여전했어요. 그저 필요한 것을 만들고 세우고 채우고. 하다못해 창틀까지 만들었는데 누가 봐도 여간 솜씨가 아니었습니다. 혼자라서 일이야 벅차겠지만 전문가가 확실해 보였지요. 그러다 음식을 배달시켜 먹고 길게 누워서 쉬는 여유까지. 누가 기웃거리든 개의치 않는 남자였습니다. --- p.51

“난 아무도 아니다. 그냥, 세상 끝에서 왔지.”
“세상 끝에서…….”
무뚝뚝하고 메마른 말투.
태오는 남자를 잠시 바라보았어요. 대답을 들었지만 알게 된 것이라고는 없어요. 어쩐지 너무 가엾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아버지보다 더 나이를 먹은 사람인데 불쑥 안아주고 싶어졌을 만큼. 태오는 서둘러 나와버렸어요. 이런 감정이 든 것은 정말이지 처음이에요. --- p.58

아침이 되자 감나무 집의 몰골이 드러났습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폐허. 뒤틀리고 망가지고 뼈대만 남은 집. 아무래도 간밤에 악마가 찾아왔던가 봐요.
“혼자 그렇게 애를 썼는데. 쯧쯧.”
“질식해서 병원에 실려 갔다며?”
“저만하길 다행이지! 중요한 골조는 아직 괜찮아. 워낙 기본이 좋은 집이라.”
“어떤 놈 소행인지 분명히 밝혀야 돼!”
“빈집에 불 지를 이유가 도대체 뭐야? 문제아들 불장난이야?” --- p.96

“그것 참! 아무튼 이 동네는 참 이상해.”
인부들이 웃었어요.
태오가 할아버지 곁으로 오더니 손을 툭 건드렸어요. 그리고 슬쩍 엄지를 보였다 감추었어요. 어린 게 어디다 대고 돼먹지 못한 짓인가 싶어 영감은 눈을 부라렸어요. 그러나 태오의 눈웃음을 보니 씨도 안 먹힐 노릇이었어요.
영감의 말은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빙빙 돌던 소년들은 물론 꽃집 사장이며 교회 목사까지 담장 세우기에 참여했으니까요. 담장은 모퉁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 모두의 것이라도 된 것 같았어요.
웃으며 뚝딱 뚝딱.
인사 나누며 툭툭 탁탁.
궁금하던 걸 서로 물으며 툭탁 툭탁. --- p.107-108

별안간 뭘 집어던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영감은 깜짝 놀라 다가갔어요. 무슨 일이 또 생기는 건 막아야 하니까요. 잠시 뒤, 명길의 낮은 소리가 들려왔어요.
“나는 자격이 없다. 너 출소하기 전에 끝내고 갈 생각이었는데…….”
“이럴 거면, 접견 신청 같은 건 왜 했는데! 제기랄…… 그것도 꼭 생일마다. 거기 처음 들어갔을 때 나 몇 살이었는 줄이나 알아? 겨우 열네 살!”
소년이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질렀습니다.
“이까짓 집이면 다예요? 식구도 없는 집이 무슨 집이야!”
--- p.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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