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1】 다음 지문을 읽고, K가 누구인지 파악하시오.
지문 :
대국은 바둑을 둘 때 전쟁 상황을 의미한다. 이것은 음양의 싸움이다. 흑과 백. 마치 체스와도 같다. 이 게임엔 전략이 필요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인기 높은 고전이며, 대가는 어마한 재산과 명성, 존경을 받는다. 그만큼 치열하다.
세로 19줄과 가로 19줄. 총 361개의 교차선이 생기고, 그 위에 흑과 백, 음양의 전투를 펼친다. 대체로 고수가 백을 쓰고, 상대적인 하수가 흑을 사용한다.
법칙은 단순. 자신의 바둑알로 영토를 형성, 즉, 빼앗고, 빼앗기고, 다시 되찾는다.
대가는 많다.
하지만 최고는 한 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얼마 전의 일이었을까,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최고가 갓 스물이 안 된 경우도 있다. 이제야 스물은 넘었지만.
정치전략도 똑같은 것이다.
물론 대국과는 규모가 다르다.
그 규모. 크게 한 국가의 5천만 명, 작게는 몇 백만. 물론 K는 대부분 몇 백만 이상을 맡아왔다.
수학적으로, 한국, 정식명칭 대한 민주주의 공화국은 49,024,737명. 정확히 가로 7천줄, 세로 7천줄. 교차점은 4900만. 정확하다.
대한 공화국. 모든 통계에서 지능 1위. 아시아에서 가장 운동을 잘하는 올림픽 국가이며-대개 세계 올림픽에서 5위 가량 한다-, 이 나라는 21세기에 세계에서 가장 소득이 높아지리라 미국 기관에서 통계를 내놓았다. 가장 전산화, 자동화, 기계화된 사회. 치열한 경쟁. 가속화된 변화. 숨막힌다. 가장 까다로운 민족.
이것이 한국이다. 한국의 대국이다. 이것이 위대한 대한 공화국이다.
정치전략가는 이 7천줄에 자신의 전략전술을 사용한다. 전선은 형성되고, 4900만의 바둑판을 상대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서로 싸운다. 전략가에겐 두 당 중에 누가 이기든 좋다. 가문의 일이다. 나라면 누구라도 돈을 주는 곳에서 일한다.
바둑처럼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니다.
천부적 정치전략가를 통해 개별적인 다양한 전술들이 전장에 펼쳐진다. 이것들 하나하나가 인간의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그 말들 하나하나가 스스로 의지를 가진듯 인간의 마음을 원한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될길 바란다. ‘이 사람을 선택해요. 이 선택으로 국가의 운명을 바꾸세요. 당신이라면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며.
여당과 야당이 서로 자신을 선이라, 상대를 악이라 비난하지만, 정작 그들의 꼭대기에는 K의 아버지가 있다. 그는 세상에 선의를 지닐 뿐,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정치가들의 뒤에 숨어 있다. 그의 존재는 미스터리하다. 그는 그렇게 자신을 드러낼 마음이 없으며, 평범하게 사람들 사이에 은닉해 살고 있다. 하지만 역대의 모든 대통령들은 그의 친구였으며, 그들 중 일부는 K의 할아버지와 악수를 하며 우호를 과시하려 했다. 모두 K의 아버지 때문이다.
전략. 어렵다. 복잡하다. 인간을 꿰뚫어야 한다. 그들이 무얼 원하는지 알고 나서야 모든 것이 풀리게 된다.
‘무엇을 원할까?’
모든 전략의 기초는 욕망이다. 전쟁은 욕망없이 성립될 수 없다.
전략. 욕망. 그리고 마음. 즉, 심리.
그것을 꿰뚫은 자가 바로 K의 아버지이고, 역시나 K이기도 하다.
이런 정치적인 구도와 같은 바둑의 대국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국가적인 게임.
두 개의 예를 들어보려 한다.
예 1〉 한 국가정당, 즉, 여당, 새누리당의 이전 이름, 한나라당이 대통령 후보를 둘이나 보내고, 엘리트로 가득한 거대한 몇 백 억의 캠프에서 직접지원하며, 전국적인 매스컴, 방송, 신문, 라디오까지 들끓게 하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키려던 텃밭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덜컥 사람 한 명이 나선다. 그는 K의 아버지. 그 전체적인 흐름을 뒤집어버렸다.
인지도도 지지도도 없던 후보자가 당선된다. 한 명이 전 국가를 지략만으로 이겨버린다.
그가 K의 아버지다.
예 2〉 2002년의 일이 또 있다. 10대의 초중반의 어린 소년이 자신의 아버지인 척 40대의 프로만이 쓸 수 있는 문체로 야당 총재를 휘어잡는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장관직을 제의받는다. 어차피 이전에도 주려는 후보가 있긴 있었지만.
K다. K의 아버지다.
수많은 대국을 말해줄 수 있다.
공화국은 민주주의지만, 한국이란 봉건국가의 영토전이다. 기사들이 있다. 용과 몬스터가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오로지 용사가 되어 용과 몬스터를 퇴치하는 역할을 맡으려 한다.
자신이 기사고 상대는 용과 몬스터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서로에게 용과 몬스터이며, 자신에게는 기사이다.
K가 맡아온 일들.
상대가 누구이든…- 대통령, 정당의 총재들, 전직으로 치면 장관, 차관, 수많은 정치 관료들, 기본적인 국회의원들, 매우 작게는 도지사와 시장들,
그들의 전술을 무엇이 이루고 있든…- 하버드, 도쿄대, 서울대, 유럽 유학을 다녀온 이론가들, 경제학과 경영학을 배운 이들, 정치학 박사들, 크게 취급을 안 해주는 명문대 교수들을 비롯 크게는 천 억에 달하는 자금과 작게는 몇 백 억에 달하는 자금들, 한 해만 몇 조의 선거자금이 공식적으로 도는 비공식적으론 산출불가한 규모의 자금들,
그들의 무대가 어디이든, 그리고 그들의 타겟이 누구이든…- 대한민국 전체 5천만, 서울 1천만, 혹은 경기도 1천만, 경상도 1천만, 이러한 천만 단위의 일들, 작게는 몇 백만 규모의 일들, 혹은 어쩔 수 없이 연으로 묶인 사람의 부탁이라 해주는 그 이하의 규모.
기업가든, 노동자든, 학생, 공무원, 누구라도 저마다 다른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위대한 단 하나의 전략 앞에선 모두가 온순한 지지자가 된다.
그 어떤 시기, 방법, 조건도 개의치 않는다. 소속 정당이 깨져 절대적으로 당선이 불가능한 상황, 슬럼프와 루머들, 야비한 적의 공격,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그 둘 다 1%를 기록하는 이들,
그 한 명이면 충분했다.
전설적인 한국 대법관을 설득할 수 있었던 한 소년.
K.
그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