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금요일에 흔들리는 풍경

금요일에 흔들리는 풍경

현대시학 시인선-083이동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67쪽 | 232g | 127*205*11mm
ISBN13 9791192079028
ISBN10 1192079027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해바라기 도시

삿대질하는 햇살이
도시의 까만 입술을 타고 들어가는
지금

태양은 붉은 고양이의 혓바닥이다*

이집 저집 지붕을 타고 다니는 태양은
발정 난 암고양이 발톱의 때를 밝혀 준다

*Tony Morrison의 재즈에서.

------------------------------------------------------------------------------

쁘아종

내 안에 천 개의 꽃잎 춤추고 있어
너울거리는 욕망과 원초적 싱싱함이 너울거려
검은 드레스에 빨간 립스틱의 여자
광고판의 그녀, 눈길은 사람들을 꿈꾸게 해
화냥년 같은 홍콩의 밤거리
삶의 향기 다듬는 일에 게으른 긴 손톱
나비를 찢고 있다

물거품이 위로 아래로 솟구침에
물방울의 싱싱함으로 튀어 오르는 여인
흩날리는 꽃잎 같은 일곱 베일의 춤을 춘다
한 겹 한 겹 쌓이는 꽃잎들
시한폭탄같이 위태로워
모든 여자는 독을 품어야 살 수 있다
세차게 폭풍처럼 확산하는 멜로디 가파르게 오르고
질주보다 멈춤이 더 힘들어
거스르지 못하게 무르익어 빛나는 지독한 눈빛
붉은 독사의 관능에
나비 떼들 불 속에 뛰어든다 추락한다

ㅡ네 소원이 무엇이냐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리라 나의 어여쁜 자 살로메*
ㅡ왕이시여, 요한의 머리를 주세요
은쟁반 위 머리 하나 받쳐 들고 살로메 입맞춤을 한다
조롱하는 꼿꼿한 요한의 눈빛
ㅡ요한, 나와 같이 가요
가득 차오르는 슬픈 희열 예쁜 잎사귀들, 꽃잎들 널 어루만져

ㅡ어머니 이제 나 이제 이목을 가져도 되죠
가슴속 허무의 송가 파도 같이
늘 내 안에 천 개의 장미꽃잎 춤추고 있어

붉은 입술들이
꽃들을 한꺼번에 몰살시키고 나비들은 기꺼이 죽어 나간다
붉고 아름답고 은밀한
불길한 향기에 취해 살아가는 여인들
오늘도 천 개의 장미꽃잎 입술로 부활하고 있는 살로메들

*오스카 와일드 원작 오페라 〈살로메〉.

------------------------------------------------------------------------------

Sacrifice*

알렉산더와 실어증의 아들 고센은 해변가에 죽은 나무를 심고
ㅡ아주 먼 옛날 한 수도원에 팜베라는 늙은 수도승이 살고 있었지
그는 산에 나무를 심고 조안 코롭에게 나무가 살아날 때까지 매일 물을 주도록 했지
3년 동안 물을 주었는데 나무에 온통 꽃이 만발한 것을 보았단다
ㅡ고센, 태초에 말씀이 있었는데 너는 작은 물고기같이 말이 없구나
ㅡ아빠, 정말 정성스럽게 물을 주면 죽은 나무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ㅡ아들아! 네 온 마음을 담는다면 죽은 나무도 꽃을 피운단다**

알렉산더,
서걱대는 빈 수레 같은 말
허공의 모순된 말처럼 뿌리들이 살아날 수 있을까요
공허한 뿌리들의 웃음이 내 속에 뿌리를 내려요
내 앵글엔 죽은 나무가 고개를 흔드는 모습만 들어와요
미안해요 보이지 않는 것도 붙잡아야 하는데
내 눈이 세상마당의 상식의 잣대를 잡아요
우울한 지식이 우리를 비틀거리게 해요
내 갈비뼈마다 검은 잎사귀 돋아나고
머리는 바벨탑 꼭대기에서 놀고 있어요
알렉산더,
모래뿐인 나는 당신의 사막이에요
온 마음을 담을 것들이 나무를 위해 나에게 남아 있는지
나는 우울한 믿음의 물고기예요
미친 세상 기꺼이 살아 드리는 게
죽은 나무에서 꽃을 피워 드리는 믿음이라면
나를 불길에 넣어 버릴 건가요
두 팔 벌리고 달려오는 파도의 그림자가 위태로워요
죽은 나무에게 뿌리를 줘야 해요
내 머리카락으로 뿌리를 만들어줘요
새벽닭 세 번 울기 전까지
뿌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분이시여
뿌리들이 둥근 낙원에 이를 때까지 보호하소서
태초의 말씀으로

#알렉산더는 세상의 구원과 아들 고센의 병을 위해 희생양이 필요했고 집에
불을 지르고, 앰뷸런스 소리 요란하다 바하의 음악이 흐르고 고센은 마치 꽃이
핀 듯한 죽은 나무를 쳐다본다***

*Andrei Tarkovsky 감독의 유작.
**영화 대사.
***바하의 〈마태 수난곡〉 중의 아리아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ㅡ영화 주제가.

------------------------------------------------------------------------------

갈색 작은 가구가 실내의 표정을 살린다

푸줏간에서는 양들을 떼 지어 잡지요
그런데 그들은 나를 혼자 죽게 만드는 거예요*

그땐 그랬다
딱 그만큼만 생각했다
수족관 같은 할머니 떠난 뒤
선택 없는 이별이 있는 것을 알았다

밝은 햇살이 오른쪽 실내의 갈색 가구 등뼈의 구멍을 비틀고
늙어 버린 옥양목 같은 할머니의 미소가 길다
수족관 속 포근함 그 먼 기억이 내 마음에 그늘과 햇살로 부유하고 있다
낙타처럼 끊임없는 불안에 무릎을 꿇고 있다

죽음이, 떠남은 예고 없이 나팔을 불고
남겨진 자의 슬픔을 책임지지 않아
수족관 할머니, 난 바람 속에 앉아 있어요

시작선이 불안해
술래잡기는 싫어
난 늘 그 자리에 있는 한결같은 나무와 놀래
그늘 같은, 내 삶의 갈색가구ㅡ침묵하고 있다
침묵은 소리나 감동의 부재가 아니라 깊어지는 것
기억의 소매 끝에 그리움이 달려있다
살아가는 정원 곳곳마다 깊이 뿌리 내려
앞으로 달려가는 오늘의 페달을 밟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래된 빛바랜 떡갈잎 같은 그리움, 화환 만들어 쓰고
시치미 떼며 살아가게 한다
갈색가구가 내 삶이 밝음에 역류하지 않도록 붙들고 있다
그늘 같은 갈색 가구가 내 삶의 표정을 살린다
지병 같은
술래잡기의 불안이
가끔
바람 속에서 수족관을 그리워하는 물고기가 되게 한다

*장 그르니에의 「부활의 섬」에서.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모금주 시인의 첫 시집 『금요일에 흔들리는 풍경』 속에는 세상을 건너온 생명의 언어들이 숨 가쁘게 준동하고 있다. 시인이 오랜 시간 간직해온 각각의 시편들은 순연한 기억을 살아낸 진솔하고 엄격한 한 권의 아르카이브다. 사라진 것과 잃어버린 것, 그 상실의 대상을 찾아 본질을 탐구하는 사유의 깊이는 생명성과 존재에 대한 탐색에서 비롯된다. 자연에서 발현하는 경이로움과 그리움의 성정, 고립과 어둠에 은닉해 있는 자아와 타자와의 유비類比는 시인의 주체적인 시선에서 심도 있게 나타난다.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숲〉과 〈나비〉와 〈밤〉의 이미지는 시인이 귀착하는 지금, 이곳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다. ‘노래가 잠든 결핍의 방’ ‘도무지 밝지 않은 방’ ‘거울 없는 방’에서 비행할 수 있는 기표와 기의의 장소이다. ‘갇혀버린 바람의 길’에서 자유로운 궤적을 찾아 물결을 타는 화자의 두 발은 결코 헛된 몸짓이 아니다.
- 한정원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