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 Franz Liszt(1811-1886) 헝가리 출신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유럽을 순회하던 신동 피아니스트에서 출발하여 마침내 주변 동료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그늘을 나누어주는 대작곡가에 이르렀다. 보들레르는 그를 이렇게 예찬했다. “영원한 관능과 고뇌의 가수, 철학자, 시인 그리고 예술가인 그대여. 나는 불멸의 생명을 얻은 그대에게 예를 올리노라!” 즉흥연주에 능했고 피아노 독주회를 최초로 고안했다. 12편의 교향시를 작곡하여 관현악곡의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고, 숱한 명곡들의 피아노 편곡을 남겼다. 젊은 피아니스트와 작곡가 여러 세대를 가르쳤고 너그러운 멘토 역할을 감당했으며 자신을 반대하던 이들까지도 손을 내밀어 도왔다. 파가니니, 베를리오즈, 쇼팽, 슈만 등 당대의 천재들과 폭넓게 교류했고, 마리 다구 백작부인과의 관계를 비롯한 화려한 사교계 생활로도 이름을 날렸다. 1848년 기교에 통달한 거장 피아니스트의 생활을 그만두고 바이마르에 정착하여 작곡, 교습, 지휘에 전념하며 그곳을 독일의 음악 중심지로 만들었다. 종교에 심취해 사제 서품을 받기도 한 리스트의 만년 작품들은 실험적이며, 훨씬 뒤에 다가올 20세기의 음악 발전을 미리 내다보는 듯하다. 그가 쓴 《내 친구 쇼팽》은 친구이자 동료였던 쇼팽에 대한 최초이자 가장 호의적인 연구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