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금융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금융정책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전제조건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전제조건은 오랜 금융의 역사와 함께 계승되어 온 것으로, 다름 아닌 금산분리 원칙이다. 금산분리 원칙만큼 금융규제의 역사에서 명확성과 일반성을 획득한 정책은 드물다. 김자봉의 [금산분리의 법리와 경제분석]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지금 시점에서 나온 것은 매우 반갑다. 그간의 금산분리 논의가 엄밀한 법리와 경제학적 실증분석을 결여했다는 그의 지적은 당연하면서도 신선하다. 이 책을 통하여 금융전문가, 정부, 학자 및 독자 모두가 금산분리에 대하여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전 국무총리)
엄격한 경제이론과 법리, 그리고 경험적 증거에 기반해 금산분리의 정당성을 찾고 정책과제를 도출하는 작업은 어려우면서도 매우 값진 일이다. 이 일을 이 책이 해내고 있다. 더 나아가 당대 최고의 무역 강대국이었던 중세기 베니스에서 시작된 금산분리의 역사적 연원을 찾고 영국, 미국, EU 등에서 금융정책의 일반원리로 발전된 과정도 담고 있다. 디지털금융 환경에서도 금산분리가 금융정책의 핵심 근간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법리의 전개는 귀담아들어야 하는 메시지다. 그간 잘못된 주의와 주장으로 얼룩졌던 한편의 오류를 씻어내고 엄밀한 논리와 증거에 기반한 정책으로 나아가는 데 이 책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전 금융연구원 원장)
금융은 산업을 돌아가게 하는 혈액의 역할을 한다. 금융과 산업간 견제와 균형이 작동해야 경제는 건전하게 돌아간다. 금산분리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그 실체는 표현만큼 단순하지 않다. 필자 김자봉 박사는 경제학, 법학을 공부한 데 이어 국내 최고의 금융 분야 연구기관에서 오랜 기간 우리 금융의 현실을 이론적으로 또 실증적으로 분석해 왔다. 다학제적 관점에서 금산분리 문제의 실체를 들여다보기에 필자보다 더 적절한 전문가를 찾기는 쉽지 않다. 최고의 전문가로부터 최고의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경제학을 잘 알든 모르든 금융법 체계를 잘 알든 모르든 금산분리 문제에 대해 공부를 해보거나 정책을 수립하려는 사람 누구에게나 도움을 주는 책이다. 초보자 및 전문가 모두에게 주저 없이 권해드리고자 한다.
- 류근관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통계청장)
이 책은 전 세계 금융정책 당국이 금과옥조로서 유지하여 온 금산분리의 모든 쟁점들과 세부 내용 등을 집대성한 전문서이다. 경제학박사이면서 법학을 공부한 저자는 경제학과 법학의 분석틀을 정교하게 사용하여 금산분리를 이론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저자는 금산분리의 역사적 배경, 이론의 전개 및 발전 추이, 실증적인 분석 등을 한 후,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의 등장에 따라 전통적인 금산분리의 대원칙이 수정되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다. 금산분리의 철학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에서 견지하여야 할 근본 원리임을 염두에 두고 향후 고민하여야 할 정책과제까지 제시한 결론 부분은 이 책의 화룡점정에 해당한다. 오랜 갈증 끝에 단비와 같은 전문서가 출간됨을 기쁘게 생각하며 학계, 실무계 독자들의 필독을 권하는 바이다.
- 김용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경제학자 케인즈는 그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1936년. 조순 역. 1985년)의 서문에서 “오류는 논리적 일관성을 위하여 대단히 정성스럽게 구축된 상부구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의 전제조건의 명확성과 일반성의 결여에 있다”고 말했다. 작금의 급변하는 경제환경과 금융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금융정책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전제조건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전제조건은 오랜 금융의 역사와 함께 계승되어 온 것으로, 다름 아닌 금산분리 원칙이다. 금산분리 원칙만큼 금융규제의 역사에서 명확성과 일반성을 획득한 정책은 드물다. 만일 시장과 정책이 금산분리를 망각한다면 케인즈가 말한 것처럼 오류를 피할 수 없다.
금산분리 원칙은 경제와 금융에 대한 고도의 이론적 성찰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금산분리는 금산결합이 독점의 폐해를 낳아 공정경쟁을 해치고 금융의 건전성을 상실하게 하여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산분리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997-9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다. 재벌의 금융지배가 초래한 폐해는 기업의 부도에서부터 은행과 국가의 부도에 이르기까지 막대했다. 금산분리는 이러한 위기를 거치면서 도입되었으나 아직 완성형이 아니며 또한 끊임없이 현실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김자봉의 [금산분리의 법리와 경제분석]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지금 시점에서 나온 것은 매우 반갑다. 그간의 금산분리 논의가 엄밀한 법리와 경제학적 실증분석을 결여했다는 그의 지적은 당연하면서도 신선하다. 이 저술이 시도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금산분리의 법리를 발전시키는 것, 금산분리정책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공공정책으로서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 그리고 금산분리의 역사적 맥락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그간 금산분리 정책에서 언제나 미진하게 남아 있던 것들이었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그 빈자리가 채워질 기회를 얻게 된 것은 기쁜 일이다.
무릇 금융시장과 정부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다. 급속히 변화하는 금융환경에서 정부는 금융의 빠른 변화를 다 알지 못하는데, 이는 금융 전문가 자신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자유방임이 아니라 신뢰에 기반하여 원칙을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설령 대기업의 이해관계와 다르더라도 금산분리 원칙을 소홀히 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런던의 금융가 스레드니들 스트리트에는 가장 오래된 옛 증권거래소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의 전면에는 라틴어로 “Dictum Meum Pactum”이란 문구가 있다. 영어로는 “My word is my bond” 즉 “내가 한 말은 곧 보증수표”라는 뜻이다. 철저한 신용과 단단한 신의가 금융의 생명이라는 점을 웅변적으로 말하고 있다. 금산분리는 이러한 금융의 신용과 산업의 혁신을 구분하여 운용하는 것이 경제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신념이다. 이 책을 통하여 금융전문가, 정부, 학자 및 독자 모두가 금산분리에 대하여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전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