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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젖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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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34g | 128*188*18mm
ISBN13 9791186198759
ISBN10 1186198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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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 한들 소용없고, 가슴을 친들 소용없다. 후줄근한 조선의 꼴을 볼 때 당장의 비운이 자기의 한 가족에게 닥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누이가 설마 기생이 되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금세 천근만근의 쇳덩어리가 머리를 누르는 것 같았다. 세계가 다 무너지고, 오직 번개와 뇌성만 사납게 뛰노는 것 같았다.
--- p.26~27

한참 요란스러운 식도원 밤놀이도 자정이 지난 후에는 차차 조용해진다. 기생을 데리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는 사람, 현관에서 기생을 끼고 입을 맞추려다가 핀잔을 맞고 가는 사람, 한번 잡은 손을 차마 놓기 어려워 부르르 떨고 가는 사람, 한 사람 두 사람 어디서 어떻게 생긴 돈을 어떻게 되어 쓰러 왔는지…….
--- p.74

활동사진 배우 녀석이 여전히 쫓아다닌다는 소리에 김석황의 감정이 극도로 치솟았다.
“세상에. 영화예술이니 뭐니 하며 떠들고 다니는 자식들의 본직은 꼭 기생, 여학생 바람을 맞히는 것이군.”
자신이 어떻게 하고 돌아다니는지는 잊어버린 채 루월을 쫓아간 병선에 대한 미운 생각만 드는 모양이다.
--- p.118

용규와 화숙은 원산에 이르러 기차에서 내리고 증기선으로 청진까지 가기로 했다. 배가 떠날 시간이 가까워서 남매는 원산 조선인 교역자 두 사람의 작별을 받으며 대남환(臺南丸)이 정박해 있는 부두로 나갔다. 부두 근처로 가까이 가니 화숙이 외쳤다.
“아! 저것 좀 보세요!”
용규도 이미 바라본 것이다. 아, 얼마나 기가 막힌 꼬락서니인가.
바가지, 이불 보퉁이를 지고 그 위에는 다시 서너 살 되는 아이를 업었다. 어린아이는 짐 위에 앉아서 자기를 업은 아버지의 갓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것이 간도로, 간도로 살 길을 찾으러 가는 조선 농민의 꼬락서니였다.
--- p.210~211

아! 망향촌아, 잘 있거라. 흰옷 입은 나그네의 눈물을 얼리는 망향촌! 순진무결한 처녀의 피를 빠는 망향촌아! 이제 영원히 이별이다. 그러나 아직도 악마의 구혈에 할 수 없이 남아 있는 백여 만 동포는 어떻게 될까. 용규의 가슴은 터질 것 같았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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