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이 모두 있는데 킬리만자로산과 탕가니카 호수가 그 주인공이다. 킬리만자로산은 산악 지대가 밀집되어있는 북동부에 있고 탕가니카 호수는 서쪽에 위치해 있다.
이 밖에 북쪽에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호수인 빅토리아 호수가, 남서쪽에는 냐사 호수가 있는데 이 두 호수는 탕가니카 호수와 더불어 ‘아프리카의 대호’라고 불린다. (…) 탄자니아는 지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축복받은 땅이다. 뛰어난 자연 경관과 다양한 천연자원, 인도양과 맞닿아있는 좋은 입지 덕분에 오래전부터 무역과 문명이 발달했다. 또한 다양한 세계 문화유산과 킬리만자로산, 세렝게티 국립 공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가 많아 세계 각국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pp.27~29
탄자니아에서 사용되는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반투 어군 언어이다. 아프리카 최대의 언어 중 하나이자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토착어로 동부 아프리카 지역의 공통어 역할을 하고 있다. (…) ‘시카모오’라는 인사말은 할아버지, 할머니 등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연장자에게 존경을 담아 인사드릴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내가 당신의 발아래에 있다’라는 의미이다. (…) 사람을 만나면 ‘후잠보(영어의 How are you?에 해당되는 표현)’, ‘씨잠보(영어의 I am fine.이라는 의미)’라는 인사말을 주고받는다. 또한 친한 친구나 손아랫사람에게 는 “맘보!”라는 가벼운 인사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사말이 다양한 탄자니아에서 생활하다 보면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 길을 가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서슴지 않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참 정겹다. 인사하는 모습만 봐도 관계 중심적인 탄자니아의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다.
--- pp.47~49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탄자니아 커피로는 탄자니아AA가 있다. 탄자니아AA는 탄자니아와 케냐의 국경 지대인 킬리만자로산과 메루산에서 생산되는 원두로 영국 왕실에서 즐긴다고 하여 ‘왕실의 커피’ 또는 ‘커피의 신사’라는 별명을 가진 스페셜티 커피이다. 고산 지대 특유의 높은 일교차로 마운틴 커피의 특징인 높은 생두 밀도를 자랑하고 비옥한 화산 지대에서 자라 그 맛과 향이 풍부하다. (…) 생산량의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아라비카는 커피 벨트 중에서도 해발 800미터 이상의 고산지와 고원에서 주로 생산되는 고급 품종 커피이다. 커피 맛이 부드러우며 균일하고 신맛이 난다.
로부스타는 해발 600미터 이하인 낮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종으로 생산량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 해발이 낮은 지역은 기온이 높아 커피가 빨리 자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품종을 재배한다. ‘로부스트’라는 말에는 튼튼하다는 의미가 있다. ?
--- pp.107~109
지금의 탄자니아 땅에 인류가 산 지는 꽤 오래되었다. 특히 탄자니아 북부 지역의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사이에 있는 올두바이 협곡은 가장 오래된 인류의 흔적이 발견된 장소 중 하나이다. (…) 1960년대에는 180만여 년 전 최초로 도구를 사용한 인류였던 ‘호모 하빌리스’의 두개골 화석과 석기가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굴되었고, 1978년에는 협곡에서 멀지 않은 라에톨리에서 36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추정되는 세 명이 화산재 위를 걸으며 남긴 발자국이 발견되었다. 올두바이 협곡과 라에톨리에서 발견된 것은 아프리카 대륙이 현대 인류의 기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외에도 탄자니아 곳곳에서 인류의 오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시밀라에는 30만 년 전 석기 시대 인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유적지가 있고, 콘도아에는 약 1만 년 전에 그려진 암각화가 있다.
--- pp.211~213
마지마지저항 운동은 독일의 식민 지배에 저항한 동부 아프리카 민중의 무장 반란이다. 동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수출용인 면화 재배를 강요하면서 시작된 이 저항 운동은 1905년부터 1907년까지 이어졌다. (…) 결집된 저항 세력은 독일 식민 지배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킨지키티레 은과레라는 영매의 도움을 얻었다. 그는 홍고라는 뱀의 영혼이 자신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보케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일인들을 제거하라는 신의 계시를 사람들에게 전했다. 보케로는 그를 믿는 사람들에게 ‘전쟁 약’을 나누어주면서 독일군의 총알을 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란이 가장 극렬했던 남부 지역부터 진압하기 시작한 독일군은 반란 세력이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마을과 농장, 식량자원 등을 초토화하면서 반란군을 옥죄어갔다. 그 결과 남부의 반란은 빠르게 진압되었지만 대규모 기근이 발생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결과를 낳았다.
--- pp.134~136
사회주의와 비폭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던 탕가니카의 줄리어스 니에레레 대통령과 잔지바르의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 대통령은 합의를 통해 1964년 4월 26일 탕가니카-잔지바르 연방 공화국을 수립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국명을 오늘날의 이름인 탄자니아 합중국으로 바꿨다. 탄자니아라는 국명은 탕가니카와 잔지바르를 합쳐서 지은 것이며 현재 탄자니아의 국기도 두 나라의 국기를 합쳐서 만든 것이다.
연방 대통령의 초대 대통령에는 줄리어스 니에레레가 취임했고, 외교와 국방 등 연방 관련 사항 이외의 대부분 부문에서 자치권을 유지하게 된 잔지바르 대통령에는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가 취임했다. (…) 현재 탄자니아는 탄자니아 연방 정부가 중앙 정부로서 국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탄자니아는 대통령 중심제를 바탕으로 부통령과 총리를 두고 있으며, 잔지바르 자치 정부에도 대통령을 비롯하여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가 존재한다.
--- pp.145~146
탄자니아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독특하고 화려한 패턴의 천을 키텡게 또는 캉가라고 한다. (…) 탄자니아에서는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가 있을 때 한 가지 패턴의 천으로 옷을 똑같이 만들어 입기도 한다. 이는 특별한 날을 오래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과 모두가 한마음으로 축하하거나 슬퍼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 캉가는 키텡게와 유사해 보이지만 키텡게보다 얇다. 캉가에는 패턴뿐 아니라 다양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탄자니아에서는 사회 풍자, 속담, 정치, 문화, 축하나 추모의 의미가 담긴 스와힐리어 단어나 문구가 주로 적혀있다.
다양한 패턴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 키텡게와 캉가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패션, 천을 넘어 사람들이 마음을 표현하고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캉가의 경우 종교나 정치적 메시지, 추모의 뜻, 민족적인 특성을 패턴에 담고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 pp.174~177
팅가팅가는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 에 의해 시작된 탄자니아의 대표적인 그림 양식으로 동물이나 꽃과 같이 다채롭고 반복적인 디자인을 캔버스에 그린 후 에나멜페인트를 사용하여 완성한다. (…) 처음에는 세라믹 파편, 자전거 페인트 같은 재활용품과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스타일은 초현실적이고 유머 감각이 있으며 순수했다. 또한 그가 만든 대부분의 작품은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야생 동물이나 사바나 풍경 같은 것들이었다. (…) 에드워드 사이디 팅가팅가의 추종자들과 그의 작품을 모방하는 작가들에 의해 팅가팅가 스타일은 점차 탄자니아, 케냐 및 동부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그림이 되었다.
--- pp.181~189
아프리카의 지붕으로 불리는 킬리만자로산은 해발 5,895미터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다. 세계 각 대륙에 있는 가장 높은 산 중 에베레스트, 아콩카구아, 데날리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산이며 독립적으로 서 있는 산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 (…) 킬리만자로라는 이름은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 또는 ‘하얀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우후루 피크(5,895미터)가 있는 키보 분화구의 가장자리를 걷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 ‘빛의 산’, ‘위대함의 산’으로 불리기도 하는 킬리만자로산은 ‘구름 속에 숨겨진 신비’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든 킬리만자로산이 동부 아프리카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라는 점은 틀림없다.
--- pp.201~204
세렝게티 국립 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야생 동물 보호 구역이자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넓은 평원 중 하나이다. 세렝게티 국립 공원에는 사자, 표범, 코끼리, 기린, 각종 조류를 포함한 많은 종류의 동물이 살고 있다. 특히 얼룩말과 누 떼의 대이주를 관찰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 1981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세렝게티 국립 공원은 수많은 영화 제작자와 사진작가, 과학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예술가나 과학자들은 세렝게티의 독특한 생태계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창작물을 만들곤 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탄자니아와 케냐의 국립 공원을 여행하면서 “손을 뻗어 잡고 싶지만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꿈”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 동서남북 어디를 보아도 끝이 안 보일 만큼 광활하게 펼쳐진 대자연 속 생태계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고, TV에서만 보던 많은 동물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밤에는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별을 만날 수 있다. 세렝게티는 처음 만난 사람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만들고 여러 상상과 꿈에 잠기도록 우리를 이끈다.
--- pp.213~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