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는 학교에서 배우고 나면 그만인 문제일까?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기 때문이다. 문제는 교과서로 배운 것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왜 그럴까? 미세먼지 이야기는 뉴스에서 소란스럽게 다루고, 주위 사람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걸 보고 심각성을 느낀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권유를 대체로 따른다. 그런데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왜 외면하는 걸까? 기휘위기가 진짜 심각한 위기라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기의 원인과 실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뉴스를 통해서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해 이야기를 듣곤 하지만 그다지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폭염 때문에 수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해수면이 상승해 농지와 거주지가 사라져 수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해양산성화로 바다 생물들이 줄줄이 떼죽음을 당하고 태풍과 허리케인, 산불의 위력이 커져가지만, 당장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외면해 버린다. 이 책은 이처럼 외면해오던 위기의 실상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동떨어진 곳에 있는 줄만 알았던 그 위기가 내 발등에 곧 옮겨 붙게 된다니, 하며 머리끝이 쭈뼛해진다.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면 정부에서, 국제 사회에서 이미 대책을 세우고 시행하고 있지 않겠어?
흔히들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정부와 국제 사회가 과감하고 특별한 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음을 폭로한다. 가령, 어떤 정치인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하자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꺼려하거나, 경제의 숨통이 막혀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선거에서 표를 얻어가려 한다. 많은 사업가들이 자기 사업의 이익이 줄어들까 봐 갖은 로비를 펼쳐가며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인류 모두의 탓이 아니다. 책임에도 가볍고 무거움의 차이가 있다.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석탄과 석유, 화석연료의 사용은 인류에게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화석연료 사용은 일부 국가, 인류의 일부에게만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다. 이 책은 부자 나라들이 기후위기의 책임이 크다고 고발한다. 부자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고 누리는 경제적 이익도 많다. 그런데 정작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피해의 당사자가 되는 건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다. 그런데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기후위기를 무시하고 조롱하기까지 했다.
1.5도 목표가 왜 중요한가?
우리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없는 것인가? 아니다.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류문명을 유지하고, 미래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당장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온실가스배출량을 빠르게 줄여나가 더 이상 지구의 온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 지구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이 책은 전문가들만의 용어인 것 같은 1.5도 목표, 그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준다. 그리고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국제협약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으며, 각국의 대처 또한 매우 미흡하다고 고발한다.
그레타 툰베리는 말한다, 어른들이 극한 공포에 빠졌으면 좋겠다고.
지구가 불타고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가 사는 집입니다. 지금 집이 불타고 있습니다. 저는 날마다 집이 불에 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낍니다. 저는 어른들이 제가 날마다 느끼는 것 같은 공포감을 체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행동에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직접 위기에 몰린 사람처럼, 자기 집에 불이 난 걸 알아챈 사람처럼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집, 지구가 불타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청소년들은 어른들에게 외친다,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청소년들이 그레타 툰베리의 대담한 활동에 자극 받아, 어른들에게 하루빨리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라고 재촉하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위기를 방치하는 일,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할 길을 어른들이 선택하도록 결코 놓아두지 않겠다고 외치고 있다. 기후위기의 본질부터, 그 주범에 대한 분석을 읽고 나면, 과감한 행동에 나선 미래 세대의 움직임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