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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 개정판 ] 시인동네 시인선-16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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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25*204*20mm
ISBN13 9791158965372
ISBN10 115896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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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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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술렁거리는 밤이었다
수수깡이 울고 있었다
문득, 몹쓸 짓처럼 사람이 그리워졌다
모가지 길게 빼고
설레발로 산을 내려간다
도처에 깔린 달빛 망사를 피해
오감만으로 지뢰밭 지난다
내 몸이지만 내 몸이 아닌 네 개의 발이여
방심하지 마라
눈앞에 있는 올가미가
눈 밖에 있는 올가미를 깨운다
먼 하늘 위에서 숨통을 조여 오는
그믐달 눈꼴
언제나 몸에 달고 살던 위험이여
누군가 분명 지척에 있다
문득 몹쓸 짓처럼 한 사람이 그리워졌다
수수깡이 울고 있었다
--- 「고라니」 중에서


원고지를 놓고 막상 책상에 앉고 보니
무엇을 쓸 것인가
그대에게 못다 한 진정의 편지를 쓸까
하늘에게 사죄의 말씀을 쓸까
달리의 늘어진 시간에게 안부나 물을까
막상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밤
지난여름 내게만 사납게 들이치던 장대비가
원고지 칸과 칸 사이를 적시고
목적지도 없는 폭풍의 기차가 지나간다
기차가 끌고 가는 기―인 강물 위
빠져 죽어도 좋을 만큼 깊고 푸른 달이 반짝
말라비틀어져 비로소 더욱 눈부신
은사시나무 잎이 떨어진다
지난 과오가 떠오르지 않아 얼굴 붉히는 밤
수천 마리 피라미 떼가
송곳처럼 머릿속을 쑤신다
눈에 보이지 않아 더 그리운 것들
원고지를 앞에 놓고 보면
분명 내 것이었으나 내 것이 아니었던
그 전부가 그립다
--- 「원고지의 힘」 중에서


날개가 불이라서 뜨겁니?
아님 네 한 몸 다 불살라야 닿을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나라가 있니?

기어이
처음 그날처럼 기어이

홑겹의 날개 위에
평생 지울 수 없는 문신을 새기며
상처에 불을 밝히며

저 텅 빈
날갯짓으로 날아가는

너는
누구의 영혼이니?
--- 「반딧불이」 중에서


어쩌다가, 어쩌다가 몇 달에 한 번꼴로 들어가는 집. 대문이 높다.

용케 잊지 않고 찾아온 것이 대견스럽다는 듯
쇠줄에 묶인 진돗개조차 꼬리를 흔들며 알은체를 한다.
짜식, 아직 살아 있었냐?

장모는 반야심경과 놀고 장인은 티브이랑 놀고
아내는 성경 속의 사내랑 놀고
아들놈은 리니지와 놀고
딸내미는
딸내미는,

처음 몸에 핀 꽃잎이 부끄러운지 코빼기 한번 삐죽 보이곤 방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그나마 아빠를 사내로 봐주는 건 너뿐이로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맙고 황송하구나, 예쁜 나의 아가야.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식탁에 앉아 소주잔이나 기울이다가
혼자 적막하다가
문득,

수족관 앞으로 다가가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블루그라스야, 안녕! 엔젤피시야, 안녕!
너희들도 한 잔 할래?
소주를 붓는다.
--- 「황야의 건달」 중에서


가늘고 고운 햇발이 내린다
햇발만 보면 자꾸 문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다
종일 들판을 헤집고 다니는 내 꼴을 보고
동네 어른들은 천둥벌거숭이 자식이라 흉을 볼 테지만
흥! 뭐 어때,
온몸에 햇발을 쬐며 누워 있다가
햇발 고운 가락을 가만가만 손가락으로 말아가다 보면
햇발이 국숫발 같다는 느낌,
일 년 내내 해만 뜨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면
그럼 모든 것이 타 죽어 죽도 밥도 먹지 못할 거라고
지나가는 참새들은 조잘거렸지만
흥! 뭐 어때,
장터에 나간 엄마의 언 볼도 말랑말랑
눈 덮인 아버지 무덤도 말랑말랑
감옥 간 큰형의 성질머리도 말랑말랑
내 잠지도 말랑말랑
그렇게 다들 모여 햇발국수 한 그릇씩 먹을 수만 있다면
눈밭에라도 나가
겨울이 되면 더 귀해지는 햇발국수를
손가락 마디마디 말아
온 세상 슬픔들에게 나눠줄 수만 있다면
반짝이는 눈물도 말랑말랑
시린 꿈도 말랑말랑
--- 「햇발국수나 말아볼까」 중에서


철길인 줄 모르고
꽃을 피웠다
민들레 노란 입술에
까맣게 때가 묻었다

날려 보내야 할 홀씨마저
까맣게 때가 묻었다

너에게 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스스로 꽃못이 된
꽃모가지

벼락 맞은
꽃모가지

레일을 베고 잠이 든다
--- 「자화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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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 시인의 시를 읽는 시간은 쓸쓸하다. 술이 덜 깬 그를 불러내 다시 술 한 잔 사주고 싶어진다. 그의 시가 꺼내놓는 시간 속에는 아픈 장면들이 너무 많다. 그의 시에는 짙은 외로움이 배어 있다. 그의 시 속에는 철길 옆에 핀 민들레처럼 위태로운 운명을 아슬아슬하게 살아가야 하는 여리고 아름다운, 아름다워서 아픈 생을 쳐다보고 있는 또 하나의 그가 있다. 너에게 가는 길을 찾지 못한 채, 너와 불화를 거듭하는, 너에게 들어가지 못한 채 겉도는, 그래도 너를 향해 끝없이 가야 하는 가엾은 그가 있다.
- 도종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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