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 삶을 시작했다면, 출마를 시작하는 선거구에서 후보자는 비로소 정치인으로 처음 태어나는 것이다.
--- p.42
준비가 덜된 경기가 자칫 선수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처럼, 체급에 맞지 않는 선거출마는 후보자의 정치적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의 체급은 누구보다도 후보자 본인이 제일 잘 안다. 그리고 출마하는 선거구나 체급이 무엇이든, 당선이 최종 목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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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내 경선에 들어가면, 선거 조직이 막강한 후보자가 공천권을 획득한다. 그만큼 선거 조직은 선거 운동의 선발대이고, 후보자에게는 최고의 우군이다.
--- p.79
정권의 임기 중에 치러지는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높을 때, 여당의 공천 신청률이 항상 높게 올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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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정당은 선거에서 참패하여, 지지자들은 떠나가고 정치후원금도 부족해지며,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집행되는 정당보조금과 같은 예산의 혜택도 크게 줄어든다.
--- p.110
정개개편으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는 곳이 제도권 정치다.
--- p.120
원래 출사표는 ‘군대를 일으키며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라는 뜻이다. 소설 『삼국지』의 배경인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재상 제갈공명이 위나라를 토벌하러 떠나며 임금에게 바친 글에서 유래했다. 전쟁에서 장수가 숙연한 마음가짐으로 전장에 나가듯, 후보자가 선거에 출마하는 목적과 비상한 각오를 담은 표식이기도 하다.
--- p.146
후보자의 선거 출마 이후의 삶은 선거 인사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 고단한 과정이지만, 선거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참된 지지자와 열성팬 또한 생겨나기에 선거 인사는 후보자의 열정만큼 결실도 따르는 선거 운동이다.
--- p.174
고정 지지층이 많은 무소속 후보자가 주요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를 선거에서 이기는 무소속 파란의 주인공들을 우리는 종종 보곤 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확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 그만큼 후보자에게는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이 정치적 숙명과제이고, 가장 중요한 선거운동이다.
--- p.184
농부가 1년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밭에 좋은 씨앗들을 뿌려야 하는데, 공천 작업은 그 좋은 씨앗들을 골라내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씨앗이 좋아야 대지를 뚫고 올라와 싹을 틔우고, 줄기를 타고 올라 싱그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 p.219
정당에서는 전략 공천을 결정하는 데 있어, 자체 여론 조사나 지역 동향을 반복적으로 살펴서 본선 경쟁력을 공천의 제일 우선순위로 둔다. 그저 중앙당 지도부와 친해서 전략 공천을 주거나 전략 공천 대상자가 유명인사나 셀럽이라는 이유로만 전략 공천을 하지는 않는다.
--- p.228
장수가 싸워야 할 때와 물러서야 할 때를 알아야 하듯이 후보자는 자신의 정치 행보를 길게 볼 필요가 있다.
--- p.230
네거티브 전략은 양날의 칼과 같다. 조심히 다루지 않으면, 칼을 쓰고 나서 자신이 상처를 입을 수도 있고,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그 진실여부에 따라 선거법 위반으로 인해 고초를 겪을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인 것이다.
--- p.246
혼신을 다해 선거 운동을 했지만 상대 후보자는 자신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자신은 늘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다. 상대 후보자의 선거 운동원들은 잘 보이는데, 자신의 선거 운동원들은 뭔가 부족하고 늘 아쉬운 것처럼 생각된다.
--- p.249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참 외로운 존재이다. 선거구 모든 유권자에게 ‘을’의 위치이고, 지지자에게는 더욱 친절하게 응대해야 하며 반대자나 관망하는 유권자에게는 더욱 간절한 진정성을 전달해야 한다. 선거구의 모든 유권자에게 후보자가 지지를 받을 수는 없지만, 모든 유권자를 상대로 혼신을 쏟아야 한다.
--- p.268
선거가 끝이 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영역에서 낙선자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진정으로 패자부활전을 준비하는 자세일 것이다. 일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거나, 당선자를 인정하지 못하고 선거에 대한 미련을 계속 남긴다면 그것은 고스란히 낙선자의 손해로 남는다. 득표에서 졌기에 낙선자가 된 것이지, 인물이 부족해서 낙선하였다는 인식을 지역의 유권자에게 남겨서는 안 된다. 그리 되면 정말 선거에서 패배자가 되는 것이다.
--- p.276
여러 상황이 좋았어도 좋지 않았던 한 가지 이유로 질 수도 있는 것이 선거이다.
--- p.277
선거는 1회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1회전만 해보고, 또 다른 인생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다. 선거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 또한 후보자가 남기는 삶의 족적이 된다. 다만, 선출직 공직자의 길을 가든, 혹은 새로운 삶을 살아가든, 출마한 선거에서는 최선을 다해 유권자를 움직여야 한다. 출마했다면 당연히 승리하여 당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당선이 끝은 아니다. 당선은 후보자에게 당선인으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 p.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