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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벗
이채현 | 예서 | 2021년 12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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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78g | 128*210*7mm
ISBN13 9791191938036
ISBN10 1191938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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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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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숲은 이곳이지요.

매서운 그림자 뒤덮여 흐느끼는 것 밖 아무 것도 못할 벽 안 흐르는 한 줄기 빛, 그건 용서이지요.

천국의 꽃은 이이이지요.

함박꽃나무 터트리는 하얀 웃음울음 이 마음이 이 마음으로 보여 흐르는 슬픈 목청(木靑), 그건 생명이지요.

천국의 밭은 영원이지요.

현재(現在)는 현재(顯在)를 볼 수 없음의 깨침 안서 탄생하려고 기다리는 겨자씨들, 그건 믿음이지요.
--- 「서로사랑」 중에서


연유(緣由)를 찾지 못하는 연유(緣由)에

차갑고 모진 계절 없애주시기보다 함께하여주심 그 계절 이미 앞서 당신은

그리고 이즈음 늦은 봄날 당신을
--- 「은총(Grace)」 중에서


한창 치기와 만용이 넘실대던 즈음, 예기치 않던 통고가 찾아온 겨울 그 밤 의원에 가기 전 저는 집에서 누워 세례를 받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씀드렸고 그리하여 신부님께서 직접 방문하셔서 세례를 받게 되었지요.

제게 닥친 고통의 무게는 짐으로 계속되기에,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왜 내게 이런 고통이’라는 지점이 늘 따라다녔었지요.

모든 것이 늦된 사람이라 이 봄 어느 날 문득 생각나는 거예요. 아, 그분은 제가 고통의 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이미 미리 아시고, 당신과의 동행을 마련해주셨던 것이라는 것을요. 그분은 그런 분이신 거예요.

개인사에서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이 엄청난 은총(Grace)을 이제야 발견한 거예요. 희미한 촛불처럼 타듯 말듯 해온 삶이라 부끄럽기 그지없지만요. 그분은 늘 함께하시기에 이제는 그분의 침묵의 언어에 경청하려 합니다.
--- 「단상 하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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