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이었을까. 내가 돝섬 바다에 들어가 수영을 하겠다고 하자 40여 년 전에 사라졌던 잘피가 마산만으로 돌아왔다. 잘피에 관해 좀 알고 있는 나로서는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6월 17일 배를 타고 돝섬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잘피부터 살피기 위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로 통하는 박지호 어린이의 손을 잡고 바닷가로 향했다.
“지호야, 잘 봐. 저게 바로 잘피라고 하는 바닷속 식물이란다.” “와, 정말 신기해요. 저는 잘피를 오늘 처음 보게 되었어요.” 잘피도 그런 지호가 반가웠던지 바닷물 속에서 살랑이며 춤을 추었다. 바다는 충분히 맑고 푸르러 잘피의 동작이 한층 잘 보였다. 어린 지호에게 수십 년 전에 사라졌던 잘피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나는 지호의 손을 힘주어 잡으며 말했다. “이 바다를 우리 어른들이 망쳐서 한때 죽음의 바다로 만들었지만, 이제 다시 살려서 생명의 바다로 거듭나고 있단다. 앞으로 다시는 잘피가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지. 이 바다는 너희들의 바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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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시장이 될 무렵에 우리 창원시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사실상 10년째 인구도 줄어들고, 경제는 내리막길이고, 사실상 러스트벨트화 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미 러스트벨트화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도 그렇게 주장했지만, 러스트벨트를 반짝반짝 빛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하겠다, 이게 저의 핵심공약이었고요. 그러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해야 하는데, 그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수소산업을 제대로 해야겠다, 수소사회, 수소도시를 만들어겠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결국은 수소라는 에너지를 우리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손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수소도시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러자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수소차를 중심으로 다양한 수소모빌리티가 많이 보급되고 그것이 자유롭게 이용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노력들이 그동안 있었고요.
무엇보다 이를 선도할 연구기관이 있어야죠. 그래서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소모빌리티 본부를 창원에 유치한 겁니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유치하려면 돈이 많이 들죠. 땅도 있어야 하고 건물도 지어야 하고, 많은 투자가 됩니다만, 투자하지 않으면 지자체도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 p.239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미래 산업경쟁력을 위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수소경제가 3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 30년생 소나무 9,090억 그루가 제거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 약 60억톤을 감축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탄소중립 2050을 목표로 전 세계가 힘을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고무적인 전망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전망은 매우 밝다. 전 세계적으로 3,000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수소는 에너지 비중의 18%를 차지하고 관련 일자리도 3,000만 개가 늘어나게 된다.
--- p.287
나는 꿈꾼다. 5년 후 2026년의 우리 창원은, 1인당 GRDP가 5만 달러에 이르는 명실상부 선진국 수준이 되었다. 세계 50위권의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발돋움했다. 전국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 중에서 당당하게 도시경쟁력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인구는 반등하여 100만 도시를 유지하고 있다. 특례시의 재정 규모는 현재 3조2,000억 원 수준에서 6조 원대로 대폭 늘어났다. 수출은 15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성장했다. 기업체 수도 8만7,000개에서 9만 개로 증가했다. 실업률은 4.4%에서 3%대 이하로 낮아졌다. 우리 시 전체 GRDP는 약 40조 원 규모에서 55조 원대로 도약했다.
--- p.209
이 책을 쓰기 시작할 때 생각했던 것은, 부족하지만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격랑 속에서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은 그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 점이 지금도 몹시 아쉽다.
이 한 권의 책을 위해 사실은 지난 3년 틈틈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알게 된 훌륭한 제안들은 정책으로 만들어 시정에 반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이효재 세계여성인권포럼’과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다. 세계여성인권포럼은 지난 5월 ‘여성정책 좌담회’에서 함께 패널로 참여했던 김경영 경남도의원이 제안했다.
김 의원은 그 이전에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제안했는데,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터라 강하게 밀어붙여서 결국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이전 시장들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전례가 있어 모두 불가능할 것이라 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집창촌이란 것은 가는 사람이나 거기 있는 사람이나 그것을 보는 시민들이나 모두에게 불행이다. ‘사람 중심의 새로운 창원’을 건설하겠다면서 그 정도 각오와 결단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이 자리에 앉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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