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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긋는 연습

선을 긋는 연습

: 원치 않는 것들에 품위 있게 선을 긋는 바운더리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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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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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686g | 152*225*30mm
ISBN13 9788965137580
ISBN10 896513758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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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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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를 지나는 동안 나는 여덟 번이나 신부 들러리를 서 주었다. 여덟 번. 예쁘지도 않은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그 노릇의 여덟 번 중 반은 거절했어야 마땅하지만, 나는 품위 있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아니면 최소한 “절대 안 돼.”라고 하거나, “너의 진실한 사랑을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 하고 싶지만, 긴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라는 말이라도 했어야 한다. …결국 진심을 말하지 못한 ‘대가’로 그 모든 일들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지금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딱 한 마디가 떠오른다. “도대체 그들이 뭐라고.”
--- 본문 중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편인가? “그래, 내가 일주일 동안 너희 집에 있으면서 고양이 봐 줄게. 네가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싶지 않다니 어쩌겠니!”(내가 브루클린에 있는 너희 집에서 출퇴근하려면 한 시간이나 더 걸리고, 네 고양이는 날 싫어하지만 말이야. 좋아, 사실은 서로 싫어하는 거지.)

-친구의 행동이 마음이 들지 않을 때는 자연스러운 핑계를 대서 불편한 대화를 피하는가? “나도 네가 보고 싶어. 그런데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사실 내 일정은 텅 비어 있어서 불편하지 않은 친구라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차분하게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소극적 공격으로 분노를 표출하는가? “네가 좋을 대로 해. 난 네가 처음에 했던 말만 믿고 계획을 모두 바꾸긴 했지만, 괜찮아!”(그러고는 속이 부글거리는데도 스마일 이모지까지 첨부해서 문자를 보낸다.)

-언제나 지급자족을 지향해서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일을 혼자서 해결하는가? “내가 할 수 있어!”를 외치면서.(설사 당신이 지치고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당신이 예전에 도와주었던, 그러니 지금 마땅히 당신을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이 떠오른다고 해도.)
--- 본문 중에서

요가학원에 가거나, 책을 읽거나, 연극을 보러 가고 싶은 당신의 마음을 외면하고 동생이 마감일을 맞출 수 있도록 그녀의 세탁물을 찾아다 준다든지, 그녀의 아이들을 봐주는 모습. 주말마다 권위적이고 상냥하지만 성격 이상자 같은 시댁 식구들을 만나는 것이 끔찍하게 싫으면서도 그 말을 배우자에게 하지 못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도 있다. 직장을 잃고 이혼까지 하게 된 친한 친구의 인생 설계를 해주느라 장보러 갈 시간조차 내지 못하는 당신의 모습.(그 친구는 당신에게 그런 부탁을 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또는 만날 때마다 좋은 의도로 충고를 끓어 붓는 친구에게 그의 충고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 싸우게 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 과연 좋은 사람의 전형인지 의심하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시간이 지나면 ‘착한 사람’이라는 훈장은 광택을 잃게 마련이며, 당신은 결국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사람 자체를 멀리하게 될 수도 있다. 이기적인 인간들, 날 이용만 하고!(이건 좀 과장된 표현이지만, 억울해 하는 마음속에는 이와 비슷한 감정이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다른 사람의 염치없음을 탓하는 마음의 진실은 자신의 바운더리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 본문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위험을 인지하면 그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본능을 지닌다. 어린 시절의 경험들을 통해 나는 자동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주위를 살피며 위험 수위를 파악함으로써 갈등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게 되었다. …

그런 언니들의 행동을 용납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이를 괴로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나의 뇌리에 너무도 생생하게 새겨졌고, 나는 절대 두 분을 힘들게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언니들처럼 행동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나도 똑같이 하되, 절대로 들키지 않으리라는 뜻이었다. 그 대신 나는 감정을 묻어두거나 용납될 수 있는 형태로 변형시키는 방법을 택했으며(예를 들면 분노를 우울함으로 가장한다든지), 솔직한 마음 따위는 무시했다.
--- 본문 중에서

성인이 되어서도 나의 문제적 바운더리 행동양식은 계속되었다. 냉소와 눈알 굴림, 적대감에서 비롯된 거짓말을 수시로 구사하는 우회적 대화의 달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하는 식이다.(익숙한 말 같지 않은가?) 그뿐 아니라 나는 보이지 않게 남의 마음을 조정하는데도 능통해 있었다. …

그들은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내 평온한 표정 뒤에서 돌아가는 비밀 프로젝트를 절대로 알아채지 못했다. 은밀한 조정을 함으로써 나는 상대의 인정을 받고, 충돌을 피하며, 그들을 행복한 상태에 머물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눈을 피해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옛 애인을 만나 시간을 보낸다거나, 언니들과 시내의 클럽에 가면서, 소위 ‘미리 말하는 걸 깜박’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나 상황을 조정하려는 욕구는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기 위한 방편이다. 이런 행동양식은 처음 얼마간은 효과가 있는 듯이 보이나 반드시 유효기간이 있다. 어린 시절에 솔직한 감정 표현을 배우지 못한 내가 대학에 다니면서 상담실을 찾아야 했고, 지난 30년 간 그 분야에 종사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 본문 중에서

물론 초대를 받을 때 가끔은 “아니, 갈 수 없어요.”라고 거절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제쳐두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우선적으로 따르는 일을 반복하면서 정작 나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볼 생각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내 삶을 온통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하고 살아온 대가를 치르게 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 본문 중에서

바운더리 주인이 되려면 자신에게 유익한 일이 가장 궁금하고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중요한 질문은, “왜 나는 계속 전화를 받아주는가?”하는 것이다. …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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