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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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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11쪽 | 126g | 125*200*6mm
ISBN13 9791191262803
ISBN10 119126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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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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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차게 뛰어다녔던 마당, 그 끝자락 작은 고추밭, 아궁이에 불을 지필 쯤이면 고추 몇 개 따 오라는 말 듣기 싫어 아랫목 이불 속으로 숨었다

이제는 좁은 마루 위, 고춧잎이 바구니 한가득 담겨 있다

자식 주려고 따 놓은 고춧잎, 쟁여진 시간만큼 마르고 물러져 차마 버리지 못하는 것들

마당에서 올케와 시누이가 마주 앉아 한 잎씩 다듬을 때

팔순 노모는 주위를 뱅뱅 돌며 버릴 건디 버릴 건디 염불을 왼다
--- 「버릴 건디 버릴 건디」 중에서


어디에서나 은밀하게 허용되는
각자 생존의 법칙

닳아서 보이지 않는 지문은
써 보지 못한 대리석처럼 반들거렸다

달빛마저 지워 버린 밤의 적막
날갯짓도 없이 새들이 떠났다

우리는 서로의 몸짓을 모릅니다
모른 척한 게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듬지에서 들리던
파도 소리도, 새들의 노랫소리도
사라진 계절

이 계절의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
--- 「둥지를 떠난 새」 중에서


기시감은 과거로의 회귀이다
매일 지면을 달구는 사진들 팔십 년 광주다

그들은 무뎌지길 기다리는 것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시선은 시간의 바깥으로 향한다

이대로 잊히는 것이 더 두려울 미얀마
죽어서도 차마 떠나지 못하고
흑백사진 앞 촛불로 피어났다

그녀는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숨진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
--- 「스무 살 카인」 중에서


흰 눈 밟는 소리
그리워질 때

그해, 겨울이라고 불리던 계절은
철쭉과 벚꽃과 오월의 장미를 피웠다

출생의 원죄를 묻는다
질문과 대답이 허공에서 낳은 난독증

난치병처럼 길어지는 처세술
읽지 못한 가면 속 퍼포먼스가
풍문처럼 떠돈다

벗기지 못한 채 흐려지는
원죄의 흔적들

여전히 혼돈의
계절을 사는 오월의 꽃
--- 「난독증」 중에서


그날의 게임은 내게 그림자로 남았다

가위바위보를 이기지 않았더라면

시소를 타듯 허공을 오르내리는 손
읽을 수 없는 표정들이 쌓여 갔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잠은 잠을 부르고

뒷산 새는 틈만 있으면

줄 수 없어서
줄 수 없어서

줄 게 없다고 울어댔다

지쳐 갈 즈음 내뱉는 만약에라는 말
현실은 언제나 만약과 엇갈렸다

비의 문장을 완성한 날
비는 그림자 위로 모스부호처럼 내렸다

땅속으로 스며든 비는
떠나간 새 발자국을 남겨 두었다

태양은 지금 어디쯤 달려오고 있을까
닫힌 커튼 사이로 부르고 있는 저 얼굴은
--- 「선샤인」 중에서


와인처럼 번져 가는 브레이크 등, 어둠을 지우듯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던 내비게이션 더는 말이 없다

긴 터널 줄지어 선 자동차들, 꾹 밟고 있는 서로 다른 모양의 브레이크 등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은 엔진 소리와 적막의 무게가 저울질하듯 침묵의 두께를 재고 있다

번갈아 밟는 액셀과 브레이크, 인연도 마찬가지여서 선택의 순간을 벗어날 수 없다

한때 와인처럼 스며든 당신은 보랏빛 서정으로 데려가듯 나의 안부를 묻곤 했다

쌓여 늘어만 가는 안부, 서로가 가는 곳을 몰라서 그 행방이 궁금해질 때쯤이면 얼굴은 허공을 닮아 갔다

언제나 먼저 다가와 묻는 물음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 「와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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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의 시편들은 “창문과 커튼 사이”(「움막」)에 고요히 어른대는 무엇이다. 그것은 흔히 바람, 눈, 비, 햇빛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영원이고, 그래서 영혼일 수도 있다. ‘창문과 커튼 사이’의 공간 정도는 되어야 무수한 영혼이 영원히 머물 수 있다. 말하자면 그 공간은 정확히 ‘당신과 나 사이’의 공간이다. 가만히 커튼을 열어젖히는 마음으로 시집을 펼친다. 그곳에는 희미한 사진 속 유행 지난 한복을 입은 당신이 있고, 독수리처럼 검은 날갯짓을 하는 소나기도 있다. 또 어떤 날은 밤새 내린 눈 위에 찍힌 새의 작은 발자국이 있다. 그 새의 발자국은 “지난여름, 갯벌 속에 묻혀 버린 새의 발자국”(「발자국」)이라고 한다. 마음 시리게 하는 상상이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시 속의 ‘활자들’은 백지 같은 눈밭에 내려앉은 새의 ‘발가락 사이로 솟은 흰 눈’ 같다! 세상의 고요 위에 하얗게 돋아 있다. 미풍처럼 햇빛만 들이쳐도 금세 날아갈 듯 아려서 자꾸 눈길이 간다. 커튼을 열었으니, 이제 창문을 열면 또 무엇이 보일까. 무엇을 만날까. 전생이나 내생일까. 그 사이를 잇는 현생의 사람들일까. “눈밭 속 어디선가 봄을 키우고 있을 이름들”(「모노드라마」)일까. “까닭 모르는 슬픔”(「이끼」)들일까. 불현듯 나는 용기가 생겨 창문을 열듯 시집의 다음 페이지를 활짝 연다. 어서 만나야겠다.
- 김중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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