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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0년 03월 31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55쪽 | 크기확인중 |
| ISBN13 | 9788987666402 |
| ISBN10 | 8987666409 |
한번만 더 생각하면 인생이 보인다
최복현
|
문일
|
2000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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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복현
시인. 서강대학교 대학원 불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상명대학교 대학원 불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동양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번역과 창작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집『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아들의 가슴으로 떠난 아버지』와 에세이집『추억에도 향기가 있다면』,『먼저 그대를 위한 연인이 되고 싶다』,『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언젠가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나를 소중하게 가꾸는 작은 생각』등이 있고, 역서로『두 여자의 한 남자』,『도둑일기 上ㆍ下』,『에로티즘 문학의 역사』,『콘서트는 성공하지 못했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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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때 위고라는 총각이 여기저기 다니다가 송성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의 일입니다. 밤은 이미 깊어 고요하기만 한 달밤이었습니다. 그는 길모퉁이에 웬 이상한 노인이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노인은 자루를 옆에 놓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무슨 책인지 뒤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위고는 궁금해서 노인에게 무얼 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음, 지금 세상 사람들의 혼사에 관하여 살펴보고 있느니라.」
「저 자루 속에 있는 건 무엇인가요?」
「여기엔 빨간 끈이 있는데 부부를 맺어 주는 끈이니라. 이 끈으로 한 번 매어 놓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졌거나 원수간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맺어지느니라.」
위고는 신기해서 물었습니다.
「그럼 제 아내감은 어디 있을까요?」
「음, 송성에 있지. 저 북쪽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진이라는 노파가 안고 있는 갓난애일세.」
이 말을 듣고 위고는 빨리 아내감을 고르고 싶은 마음에 그 갓난애를 찾아 칼로 찌르고 달아나 버렸답니다. 세월이 흘러 14년 후, 위고는 상주의 관리가 되어 그 고을 태수의 딸과 결혼하게 됩니다.
「그런데, 규수는 누구인가?」
「저는 실은 태수의 딸이 아니옵니다. 아버지는 제가 갓난애 때 송성에서 벼슬하시다 돌아가셨고, 유모가 채소를 팔아가며 저를 길러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송성 북쪽에 계신 진 할머니를 가끔 생각한답니다.」
그때서야 위고는 자신의 아내가 된 태수의 딸이 14년 전의 그 갓난아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달밤에 만난 노인이 중매를 했다하여 '월하노인'이란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운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운명에 내어 맡긴 채로 사는 것도 행복의 한 방식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음, 지금 세상 사람들의 혼사에 관하여 살펴보고 있느니라.」
「저 자루 속에 있는 건 무엇인가요?」
「여기엔 빨간 끈이 있는데 부부를 맺어 주는 끈이니라. 이 끈으로 한 번 매어 놓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졌거나 원수간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맺어지느니라.」
위고는 신기해서 물었습니다.
「그럼 제 아내감은 어디 있을까요?」
「음, 송성에 있지. 저 북쪽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진이라는 노파가 안고 있는 갓난애일세.」
이 말을 듣고 위고는 빨리 아내감을 고르고 싶은 마음에 그 갓난애를 찾아 칼로 찌르고 달아나 버렸답니다. 세월이 흘러 14년 후, 위고는 상주의 관리가 되어 그 고을 태수의 딸과 결혼하게 됩니다.
「그런데, 규수는 누구인가?」
「저는 실은 태수의 딸이 아니옵니다. 아버지는 제가 갓난애 때 송성에서 벼슬하시다 돌아가셨고, 유모가 채소를 팔아가며 저를 길러 주셨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송성 북쪽에 계신 진 할머니를 가끔 생각한답니다.」
그때서야 위고는 자신의 아내가 된 태수의 딸이 14년 전의 그 갓난아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달밤에 만난 노인이 중매를 했다하여 '월하노인'이란 말이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운명이라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운명에 내어 맡긴 채로 사는 것도 행복의 한 방식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p. 187~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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