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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허문준 | 북랩 | 2021년 12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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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6쪽 | 270g | 140*205*12mm
ISBN13 9791168360761
ISBN10 1168360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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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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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황혼의 아름다움을 감동 깊게 느꼈던 곳은 강화도에 있는 적석사 낙조대에서다. 더욱 절경이었던 것은 시야가 망망대해가 아니라 물과 뭍이 서로 물고 물리고 저 멀리 바다가 펼쳐지는 보기 드문 지형이었기 때문이다. 망망대해에 구름 없는 맑은 하늘에 해가 지는 풍경도 간결미가 있어 좋아 보이지만, 일출과는 달리 황혼은 구름들이 적당히 하늘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런데 적석사의 낙조대는 하늘과 땅과 바다와 섬들과 저수지가 함께 어울려 창세기 카오스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으니 얼마나 아름다웠겠는가! 거기다 아름드리 붓으로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칠을 한 황혼은 나의 넋을 빼앗을 수밖에. 그 색을 꽃색이라 해야 하나 핏빛이라 해야 하나. 가슴 두근거리게도 가슴 저리게도 한 그 붉은빛. 더없이 견딜 수 없어 열꽃을 피우는 열병 같기도, 수억 년을 인고한 가이아의 분노가 지각의 뚜껑을 열어젖히고 쏟아내는 화산탄과 용암 같기도 하다. 그 빛은 침묵을 타고 무슨 메시지를 보내는 걸까.
그리고 서서히 어둠 속에 묻혀가는 빛. 음예 속에 몸이 잠긴다.
--- p.58, 「황혼은 아름다워라」 중에서

난 전시회에 간 날이었다. 너른 전시장에는 대상, 금상, 은상 리본을 번득이며 경염의 열기가 뜨거웠다. 한 분, 한 분 느낌을 나누다가 한구석에 놓여 있는 손바닥만 하게 납작한 화분이 눈에 띄었다. 그 화분에는 난이 심겨져 있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녹색의 표면을 이끼가 덮고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난들을 잊어버린 채 나의 신경은 이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바닥에 깔린 녹색 잎 사이로 머리카락 같은 줄기 끝에 좁쌀만 한 꽃이 피어 있었다. (그 뒤에 알아본 결과 그것은 꽃이 아니라 홀씨를 담는 포자낭이었다.)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구석에서 생명은 보석처럼 빛났다! 그것은 작으면서 힘차 보였고, 그늘진 곳에서도 반짝였고, 침묵 속에서 속삭였다. 그것은 마치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수백만 원 하는 난이나 이름 없이 구석에 놓여 있는 이끼나 생명이란 가치에는 동등한 것이었다. 유레카! 그 후로 집의 난이 한 분, 두 분 사라지기 시작했다. 작년 겨울 풍란을 얼려 죽인 후 이제는 난이 없다. 다른 관상목도 정리했다. 집 안에 관상식물이 없어졌지만 집 밖에는 녹색 생명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소유의 탐욕을 벗어나 자유롭게 탐미하고 교감하기로 했다.
--- p.167, 「아름다움보다는 생명」 중에서

나는 그 순간을 평생 잊지 못했다. 간혹 또렷하게 그 장면이 재현됐다. 그 당시 나는 2,3미터 지근에서 그 장면을 목격했는데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갈등을 하고 있었다. 내 지갑 속에는 저 아이의 차비를 낼 수 있는 돈이 있었다. 저 아이가 내리기 전까지 내가,
“차장 아가씨, 여기 저 아이의 차비 받아요.”
하면서 태울 수도 있었는데. 그리고서 그 차장에게,
“어린아이에게 무슨 짓이요. 1원짜리는 돈 아니요?”
하며 한바탕 싸울 수도 있었는데. 머뭇거리다가 놓쳐버린 실기를 지금껏 내 인생 중 가장 비겁한 행위로 후회하고 있다.
--- p.189, 「홍은동 버스의 기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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