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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서 듣는 음악

식탁에서 듣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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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422g | 170*240*11mm
ISBN13 9791189356637
ISBN10 1189356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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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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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피자의 이름은 앤서니, 앤서니 피자(Anthony’s Pizza)였다. 아, 이게 진짜 피자였구나. 피자에 정신이 팔린 채 나는 친구의 엄마에게 주절거렸다. 아줌마, 엄마한테 이상은 팬클럽 들겠다고 그랬더니 안 된대요. 이상은? 팬클럽? 얘, 넌 뭐 그런 걸 다 하려고 그러니?”
--- p.10, 「이름은 앤서니, 앤서니 피자」 중에서

“숨어서 음악이나 들으려던 계획이 틀어진 건 유난스런 사단장 탓이었다. 대를 이어 별을 달았다는 당시 사단장은 하필이면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틈만 나면 내가 근무했던 보급 수송 대대로 실험 지시를 내렸다. 개중에는 참신한 것도 있기는 했다. 이를테면 토요일 아침 특식인 햄버거 빵을 대나무 발에 쪄보라는 지시였다.”
--- p.45, 「의심의 여지없이 소머리국밥」 중에서

“청어 튀김으로 배를 채우고 아기자기한 문구류를 파는 상점을 거쳐 들른 레코드 가게에서 라디오 디파트먼트의 『덜 중요한 일들』을 샀다. ‘스웨덴에 왔으니 스웨덴 밴드의 음반을 무작위로 사서 들어보자.’라는 생각에 진열대를 뒤져 골랐다.”
--- p.61, 「힙한 동네에서 청어 튀김을 먹고 아무 음반이나 골라 집었다」 중에서

“저 추운 여정에서 계속 들려왔던 음악이 있었다. 하우스로 포장한 보사노바 리듬에 허스키한 여자 보컬이 듣기 좋은 멜로디를 부르고 있었다. 좋네. 그러나 저 음악이 대체 누구 거냐고 누구한테 물어볼 재간이 없었다.”
--- p.85, 「겨울 밤하늘의 북극성 같은 음악」 중에서

“끝이란, 시간이 흐르고 과정이 축적되며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결론에 불과하다. 끝이 나쁘다고 과정 자체도 나빴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끝이 중요하다며 자꾸만 자신을 속인다. 끝이 쓸쓸하면 그 이전의 모든 시간이 다 쓸쓸해지는 것 같아서.”
--- p.87, 「쓸쓸하답시고 과음하지 말아요」 중에서

“오믈렛 잘 만드는 요령 중에서 딱 한 가지 핵심만 짚어주자면, 기름에서 연기가 피어오를락 말락 하게 달군 팬(논스틱이 가장 안전하고, 잘 길들었다면 무쇠팬도 좋다. 스테인리스는 권하지 않는다.)에 계란을 부은 뒤 팬은 시계 방향으로 돌리고, 계란은 반시계 방향으로 계속 휘젓는다.”
--- p.119, 「오믈렛의 비결은 소용돌이」 중에서

“둘째 날 저녁, 전날의 게 비린내가 가시지 않은 손으로 대망의 딸기 뷔페를 먹었다. 그 전까지 백예린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쌓아왔던 봄과 도시의 감성이 호텔 로비에서 벌어지는 피아노 연주와 객들의 소음에 밀려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며, 딸기를 넣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집어 먹었다.”
--- p.149, 「워커힐과 남대문」 중에서

“문어 다리를 씹으니 강구막회가 생각났다. 그곳은 잘 삶아서 얇게 저며 입에 착착 감기는 문어 다리를 낸다. 안 간 지 너무 오래되었군. 그와 헤어지고 숙소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하철을 내려 좀 걸었다. 하루 종일 걸었지만 왠지 좀 더 걷고 싶었다. 마침 로지(골목길)라는 밴드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 p.155, 「골목길의 오크라」 중에서

“아무래도 나라는 인간은 마트에 가서 식재료를 안 사고 올 수는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언제나처럼 예상보다 무거워진 가방을 옆에 놓고 앉아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얼른 가서 누워서 이것저것 먹어야지.”
--- p.159, 「이것도 저것도 다 샀어요, 당신을 위한 건 아니지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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