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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포크스 : 디스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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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포크스-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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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36g | 153*224*15mm
ISBN13 9791190847162
ISBN10 119084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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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을 잃고 장관을 바라보던 비비아나는 슬픔도 잊은 듯했다. 일행보다 조금 앞서 가던 가이 포크스와 케이츠비는 서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때 가이 포크스가 동료를 향해 운을 뗐다.

“의사당 너머로 해가 지고 있소. 하늘이 피로 물든 것 같으니 마치 앞날을 보여주는 듯하구려.”

"난 폭발하는 의사당을 이 산에서, 아니 저 높은 곳에서 기꺼이 보리다." 케이츠비가 햄스테드 쪽을 가리키며 대꾸했다.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질 것이오.”

“뜬 눈으로는 볼 수 없을 것 같소.” 가이 포크스가 침울한 어조로 탄식했다.

“뭐요! 아직도 낙심하고 있는 거요?” 케이츠비가 나무라듯 일갈했다. “몸이 회복된 후로는 두려움을 떨쳐버렸다고 생각했소이다.”
“오해하지 마시오. 내 말은 원수와 함께 죽을 거란 뜻이었소.”

“왜 그렇소?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도 탈출할 시간은 충분하오!” 케이츠비는 언성을 높였다.

“굳이 그러진 않을 거요. 난 현장에 남겠소. 내가 죽으면 영광스럽게 세상을 떠날 수 있을 테니.”

“신앙이 부흥하고 권리가 회복되는 것을 보는 편이 나을 거요. 그 문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가넷 신부님이 오시는 군요.”

“오늘밤엔 어디서 묵을 생각이오?” 신부가 말에 오르며 물었다.

“람베스에 있는 숙소입니다. 화약을 비축해둔 곳이지요.” 케이츠비가 말했다.

가넷 신부는 초조한 기색으로 물었다. “안전하겠소?”

“신부님, 여느 곳보다 안전할 겁니다. 날이 저물면 포크스와 화약을 옮길 터인데 더는 지체할 여유가 없습니다. 성문이 닫히기 전에 성을 통과해야 하니까요.”

가넷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비아나에게는 낙오해선 안 된다고 일러두었다. 불미스런 사건 이후 케이츠비가 그녀와 말을 섞지 않았고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여정 내내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속히 진행하여 곧 성벽에 이르렀다. 크리플게이트를 지나 런던 브릿지 쪽으로 진로를 정했다. 이때 비비아나는 눈앞의 광경에 마냥 놀랐다. 예전에 본 것과는 사뭇 다른 큼지막한 상점이 즐비했다. 사람이 붐빌 시간이 아닌데도 거리에는 숱한 무리가 모여들었다. 행인이 입은 옷도 각양각색이었다. 화려한 망토와 과도한 주름에 부푼 바지, 깃털을 단 모자, 한량과 부랑자들의 거들먹거리는 걸음은 수수한 옷차림의 상인과 대조를 이루었다. 실랑이도 끊이질 않았다. 눈과 귀로 체감되는 만상이 놀랍고 흥미로웠다. 일행이 재촉하지 않았더라면 호기심에 취해 속도를 늦췄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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