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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피스텔에 산다

우리는 오피스텔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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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18g | 128*188*12mm
ISBN13 9791156625834
ISBN10 115662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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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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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이제 우리 그만하지. 나도 할 만큼 하지 않았는가? 자네도 할 만큼 했고. 이제 몸 곳곳에 금이 가고 있어. 지난봄엔 하수관이 막혀서 하수들이 역류하지 않았는가. 관들도 이젠 녹슬고 낡았어, 냄새는 또 어떻고. 다른 사람들은 그게 잘 안 보이겠지. 이안 자넨 알지? 자네나 나나 이젠 늙었어. 우리가 원해서 늙은 건 아니지만 핏줄이 좁아지고 살비듬 떨어지고 음습한 부위에선 더 이상 싱그런 냄새는 나지 않는다는 걸 나도 알고 자네도 아네. 철근이 들어 있어야 할 자리는 텅 비어 바람만 불면 시큰거린다네. 이젠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네. 알던 사람들도 모두 어디론가 흩어지지 않았는가. 그리고 자네나 나나 더 이상 세월을 견딘다는 건 무리네. 지하에 사는 상훈이라는 청년도 아는 거 같고, 편의점 하는 창범이란 사람도 아는 거 같던데……. 우리 이제 그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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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범은 힐끔 간이 테이블 쪽을 쳐다본다. 호두가 벌려놓은 밥상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다시 돌아올 모양새가 아니다. 창범은 행주를 들고 간이 테이블 쪽으로 걸어간다. 그래도 김밥은 다 먹어치웠다. 창범은 새삼 호두가 먹성이 좋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 먹성을 뭐로 채울까. 호두는 종일 오피스텔에 처박혀 있다. 출판된 책 좀 보자고 떠보면 그는 언제나 대박날 때까지 기다리라며 꽁지를 내린다. 외상값도 대박 나면 갚는다고 호언장담이다. 그놈의 대박……. 창범은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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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범은 두 사람의 대화를 알아들을 수가 없다. 요즘 젊은것들이 나누는 대화에는 뭔가가 빠져 있거나 생략되어 있다. 그래서 궁금하다. 70년 살다 보면 세상에 대해 딱히 궁금한 게 없다. 그만큼 사는 게 심심하다는 말이다. 누가 불러주기라도 하면 득달같이 달려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빌라촌 영감들은 오늘도 광화문에 나갔다 한다. 노래도 하고 어울려 술도 마실 수 있다는데 모두 무료라 했다. 광장에 밥차가 와서 점심이고 저녁도 거저먹는다는데. 그보단 또래들이 무슨 재미로 사는지 궁금해 한 번쯤 나가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창범은 계산대에서 나와 흐트러진 컵라면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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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가 없단 말이죠?”
“이 양반이 가족 이야기하는 걸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던데.”
“죽은 지 사흘은 된 거 같은데…….”
“요즘 흔한 일이야.”
구급대원들끼리 주고받는 말이 창범의 귀를 찌른다. 술병 하나 꿰차고 유통기한 지난 핫 스파이스 버거 두 개를 들고 노인을 찾아갔다가 노인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어 돌아서려다 섬뜩한 생각이 들어 문을 돌려보니 문이 열렸다. 창범이 젊었다면 그 섬뜩한 기분 같은 거 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늙은 탓이다. 이런 엄한 일에 시간 빼앗기는 걸 말자는 극도로 싫어한다. 남 일 참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건 죽음이다. 황천길 가는 노인 배웅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미 다 건너가버렸는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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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래서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 거네. 슈퍼집 노파 말이네. 세상 둘도 없는 악녀처럼 굴기도 하는 데 어느 때 보면 보살이 따로 없다니까. 자네 그때 생각나는가? 용달차 보니까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부산 아줌마라고 불렀던 여자 말이네. 딸이 둘 있었고. 모른 척하지 말게. 넉 달인가 월세 밀렸다가 내쫓은 사람이 모를 리가 있겠나? 하긴 내쫓은 사람이 어디 한둘이어야지. 요즘은 안 그런다고? 자넨 어쩜 그렇게 변하는 게 없는가. 지금이야 비서 시켜서 하지 자네가 직접 나서지 않는다고 해서 안 하는 건가. 그래 자네 말도 옳네. 여기 월세가 싼 편이지. 그래도 없는 사람들한테는 월세가 높네. 보증금 낼 돈 없다고 무지막지하게 받으면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버티겠나. 요즘 세상이 다시 월세로 돌아가고 있다고 하는데 꼭 자네 같은 사람 아닌가. 아무튼 그때 쫓겨난 그 부산 아줌마는 어찌 사는지 궁금하네. 없어도 남 어려운 거 보면 푼돈이라도 내놓던 사람이었는데. 자네도 그렇게 어려운 시절이 있지 않았는가. 그러면 좀 봐주고 그럴 법도 했을 텐데. 어려웠던 시절을 겪은 사람이 어려운 사람들 더 괄시한다고 하던데. 안 그런 사람이 더 많긴 하지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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