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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78g | 150*225*16mm
ISBN13 9791197702020
ISBN10 11977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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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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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앞에서 발이 멎었다. 볼수록 탐스럽게 잘 생겼다. 시드니 7월, 이맘때쯤의 배추는 그 튼실한 자태와 초록빛이 특히 아름답다. 다른 볼일로 나왔고, 집에는 아직 김치가 많이 남아 있음에도 마트 앞에서 싱싱한 배추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있다. 얼마나 실한지 내 머릿속 에서는 벌써 배추에 칼집을 넣고 있다. 칼끝에 힘을 주면 쩍 벌어지면서 드러날 노란 속살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치마폭처럼 겹겹이 쌓인 초록잎 속의 노랑은 여인네 속곳처럼 은밀하기까지 하다. 어느새 입에 침이 고인다. 노랑 속잎에서 나온 달큰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퍼지고 있다. 머리채를 잡고 슬쩍 칼집을 한 번 더 넣고는 풀어 놓은 소금물에 담근다. 소금에 절인 배추는 얼마나 탄력 있고 야들야들한가.
--- 김미경, 「조선배추」 중에서

초등학교 4학년쯤의 일이다. 그해 초여름, 우리 집 검은 염소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추석이 다가올 무렵, 엄마는 그중 한 마리를 팔려고 오일장이 서는 점등으로 끌고 갔다. 내가 다니던 학교가 점등에 있어 등굣길에 모자가 동행을 했다. 학교를 파한 후 장에 가보니 그때까지 엄마는 참기름 집 담장 밑에 염소와 같이 서 있었다. 새끼 염소는 앞발을 들고 폴짝 뛰어 머리로 들이받는 자세를 하며 나를 맞이했다. 파장이 되어 간 듯 상점들 앞 차일이 걷히고 상인들도 저마다 짐 꾸리기에 바빴다. 그때 나이 지긋한 아저씨와 엄마의 흥정이 시작되었다. 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엄마와 8천원이면 사겠다는 아저씨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결국 8천원에 받고 새끼 염소를 묶은 줄을 아저씨에게 건넸다. 그런데 새끼염소는 제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엄마 발 앞에 붙박고 서서 엄마 얼굴만 쳐다보았다. 아저씨가 줄을 당기니 따라가지 않겠다는 듯 앞발로 제 몸을 버텨냈다. 목에 걸린 줄이 가을 운동회 줄다리기처럼 팽팽하도록 아저씨와 어린 염소의 실랑이가 계속됐다.
--- 김홍기, 「질긴 것」 중에서

드디어 시드니에서 고향 맛이 듬뿍 밴 족발이 탄생했다. 명문 족발집에서나 전승한다는 씨앗 양념간장을 남겨 냉동고에 보관했다. 그 후로 나는 ‘족발 삶는 여자’가 되었다. 뼈를 발라내고 랩에 싸서 예쁘게 모양 잡은 족발은 선물용으로도 요긴하게 쓰였다. 가족처럼 지내던 지인은 뒤뜰에 야외 가스통을 설치해주고 커다란 들통까지 사주면서 나의 족발을 요구했다. 그즈음 나는 열심히 족발을 삶으면서 지인들과의 관계도 쫄깃하게 다져 나갔다. ‘겉보기와 다르다’느니, ‘어쩜 이런 것까지 잘하느냐’는 등의 말에 으쓱해져서 더 열심히 춤을 추었던 것 같다. 그러나 춤추는 고래도 한때라고 몇 년 지나자 점차 시들해지더니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 유금란, 「족발 권력」 중에서

지난봄, 텃밭 흙을 고르고 있는데 옆집 리오 아저씨가 자기 집 퇴비 더미를 자랑했다. 흙을 좀 보여주는데 새까맣다. 지렁이가 꿈틀댄다. 농사도 안 짓는 사람이 퇴비 자랑으로 한참 침을 튀겼다. 그날 후로 맛난 음식을 앞에 둔 것처럼 옆집 퇴비 통에 눈이 갔다. 참다못해 그 퇴비를 좀 나누어 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가끔 우리 텃밭의 수확물을 얻어먹으니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의 마음이 바뀔세라 즉시 삽과 가장 큰 고무통을 들고 옆집으로 갔다.
--- 정동순, 「호박이 넝쿨째 굴러갔다」 중에서

코로나 중증으로 3주간 격리병실에 입원했다가 퇴원을 했다. 떨리는 다리로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올라 나의 방으로 들어갔다. 누군가 보내 온 분재 하나가 선물로 내 방에 놓여 있었다. 뿌리는 인삼처럼 꼬여 있고 잎도 그랬다. 내 짐작이 맞았다. 카드엔 ‘인삼식물’이라고 쓰여 있다. 내게 기쁨을 주려고 한국인을 표상하는 인삼을 고른 것 같은데, 나무 의 회색 표피는 거칠고 오래되어 보였다. 다 자라지도 못하고 늙어버린 난쟁이 같은 모습이 왠지 나와 닮은 것 같았다. 인간이 자기의 취향대로 자르고 비틀어 만들어 놓은 생명을 예술이라며 즐긴다는 것에 어쩐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코로나의 후유증일까.
--- 홍진순, 「분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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