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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디우스의 매듭

고르디우스의 매듭

황금알 시인선-24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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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70g | 135*214*9mm
ISBN13 9791168150133
ISBN10 1168150132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토란

토란 몇 알 빈 화분에 심고 남은 것은 화단에 심어 놓았다 화분은 햇빛을 쫓아 머리를 길게 뽑고 물을 먹는다 휴식 시간에 둘러보는 화단은 잡초만 우거질 뿐 토란이 보이지 않는다 몇 번의 헛수고에 토란이 잊혀져간다

무더위가 짜증을 내기 시작할 무렵 찾아온 장마, 세찬 빗줄기가 풀들을 땅에 눕히는 동안 우산을 쓰고 작은 도랑을 낸다 화단의 무성한 풀들 용수철처럼 다시 일어나 푸르다 나무도 손을 뻗어 만세를 부른다

잊혀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풀처럼 누웠다가 일어난 친구
초록색 어린이 우산을 쓰고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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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이원수문학관 뒷산 산책로
목련, 개나리, 벚꽃, 복숭아꽃, 야생화들
한꺼번에 피어 잔치다
그제 내린 눈, 흔적 없이 녹여버린 햇살
산자락에 흐드러지게 취해
개화역 기적 소리 몽롱한 술기운
놀라움에 어찌 순서가 있으랴
삶은 순서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법
그래도 나는 순서대로 꽃을 보고 싶다
매화 향기 아쉬울 때 목련이 피고
개나리 질 때 벚꽃이 눈부시게 피어
줄줄이 손잡고 도원에 들고 싶다
복숭아꽃 지겨워지면 산에 들에 지천인
야생화와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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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해정觀海亭*

큰 뜻을 품는다는 것은
바다를 바라보는 일
바위에 부딪혀 돌고 도는 개울물이
새 떼 소리처럼 때로 천둥소리처럼
숲속 계곡을 들썩인다
노란 은행잎 하나 놀라서 떨어지고
잔 띄워 시를 읊던 선비여
금잔이 굽이치거늘 무엇 하는고
아름드리 은행나무 목을 늘여 바다를 본다
엄마 품 같은 두척산 옹달샘
새벽을 여는 기침 소리
시서詩書 강론하던 초당에 모여
서원書院의 맑은 물 되었거늘
은행나무여, 들리는가
바다가 보이는가
휘영청 달이 뜨면 알게 되리
글 읽는 소리
바다에 이르는 것을

* 창원시 마산합포구 무학산 서원곡에 있는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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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소리길

폭포처럼 쏟아지는 빛
허리에 감는다
물줄기는 쪽빛 하늘 품어
초록의 잎에 빛나고
해인사 풍경소리 들으며
참선하는 바위들
일상의 소리 잊고
소리 따라 흐르는 발길
한적함으로 부는 바람
마음을 비우고 날아가는
새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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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눈이 오는데
우기니
어쩌랴

찬바람 부는데
굳이 온다고 우기니
어쩌랴

구불구불 흐르는 길
햇살이 비틀거리니
어쩌겠는가

나 혼자 우겨본들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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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아들 녀석 고속버스에 태워 보내고
아내 손잡고 걷는 장미공원
색색의 꽃들은 제각기 피어
딸아이처럼 멋을 내고
장미는 왠지 붉어야 한다는 편견
온통 가시 달린 꽃길이다

온유한 빛과 꽃들 사이
나에게 밀려오는 이기적인 탐욕
가시는 계속 찌르고
꽃송이 헤치며 가는 길
저마다 왜 다른지를 보여주며
살아온 색깔을 반추하는 장미

붉은 장미 한꺼번에 머리를 드는
깨고 싶지 않은 편견의 터널

우리 아들 잘 도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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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이야기

산다는 것은 해맑게 웃는 것인가
겸손하게 고개 숙이는 것인가

우리 새끼 하며 달려올 것 같기도 하고
수염을 쓸던 손 흔들어 줄 것도 같은
스산한 바람에 꽃잎 흔들며 바라보는

구절초
달빛처럼 쏟아지는 언덕

오가며 어깨를 부딪치다가
투박하게 지껄이다가
미지근하게 미소 짓다가

흥정의 소리들 뜨거워
행복을 사고팔며 나누는
시장통에서 만나던 사람들처럼

어느 산골에 무더기무더기
적송 아래 눈처럼 덮여
가을을 흔들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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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나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초침같이 떨어지는 수액 속으로
기차가 지나가고

빌딩들 사이로 날아드는 경적
이따금 철교를 건너는 소리
철거덕 철거덕

지그시 눈 감고 헤드폰에 매달린 신경세포들
자기공명 영상의 터널에 갇혀
독한 항생제로 염증과 수다를 떠는 밤

기도하는 것일까
어둠의 무게를 재고 또 재다가
덕지덕지 붙은 죽음을 떼어내고 또 떼어내다가

겨울을 오롯이 지켜내는 산새의
절박함일까
무어라고 울어대고

밤을 찢는 고양이의 괴성까지
어둠을 흩어 놓으며 아우성치는
건널목의 방울 소리

그 끝은 어디일까,
이쯤은 아니겠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방금 간호사가 교체하고 간 링거액을 품고
기차가 새벽을 지나간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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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홍의 시적 특질은 어디에 있는가. 살펴본 것처럼 삶에 노정된 다양한 우연을 인정하고 이를 일반적 원리로 환원하지 않는 데에 있다. 아이러니적 사유를 통해 삶의 모순을 직시하지만 이를 ‘너그러움’으로 포용하는 데에 있다. 또한 시적 대상으로서의 사물과 인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전이의 상상력을 통해 이를 합일시키는 데에 있다. 그에게 과거란 ‘있었음’이 아니라 현재에 ‘있음’이며 나아가 미래에도 ‘함께 있음’의 의미를 지니며, 이때 과거의 회상이란 자기 존재의 탐색과 새로운 실천으로 이어진다. 하나 더 부기해야할 것이 있다. 민창홍 시인의 이 모든 시적 특질의 바탕에는 사물과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깔려있다는 점이다. 너그러움이나 따뜻함은 흔한 단어이지만, 민창홍의 시에서처럼 그것이 시가 다루는 존재 일반에 투사될 때 그 시는 나와 타인에게 자유와 연대의 장소가 된다. 민창홍의 시가 더 멀리 퍼져나가기를 소망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장만호 (시인,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이 시집의 주제 문장 하나를 고르라면 표제작 「고르디우스의 매듭」에서 보이는 “배배 꼬이고 얽힌 것/ 칼로 과감하게 잘라/ 흐르는 물이 되어 매듭을 풀리라”라는 다짐일 것이다. 시인은 엉킨 매듭을 푸는 방법으로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너그러워지는 것이라는 놀라운 통찰을 제시한다. 타인에 대한 공격이 자신을 상승시키는 일이라고 믿는 이들은 여기서 혀를 내두를지도 모른다. 나는 시인의 포용력이 한순간에 얻어진 게 아니라는 걸 안다. 개울물이 들썩이고 햇살이 비틀거리고 영화관에 많은 비가 내리고 허연 머리카락 사이로 해가 지는 사이, 시인이 자연과 역사와 가족에 세밀하고 다정한 시선을 보낸 뒤에 가까스로 획득한 것이다. 뜨거운 젊은 날의 시간이 없었다면 이런 맑은 혜안을 갖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시집에 실린 「매화」는 눈이 오는데 매화가 우기며 핀다는 서정이 좋고, 「잔치국수」는 생활의 생생한 실감이 솔직해서 좋고, 「상고喪故」는 죽은 사람을 산 사람으로 불러내는 판타지적 기법이 좋다
- 안도현 (시인,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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