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경제 키워드는 ‘대전환점point of a great transition’입니다. 2020년은 2010년대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구조로 전환되는 시작점입니다. 세계경제는 2019년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상해왔던 긴축의 시대가 종결되고, 완화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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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본격화된 미중 무역분쟁은 마치 핵폭탄처럼 세계경제를 불안에 떨게 했고 2019~2020년에 걸쳐 그 대립 구도를 장기화할 것이다. 그들의 대치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 아닌 확실성(certainty)의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경제 주체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확실히’ 믿고 있다. 그럼에도 미중 무역분쟁은 세계경제의 가장 영향력 있는 리스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므로 이를 이해하는 일은 ‘확실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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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라는 뜻이다. 우리 정부는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들을 향한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수출규제를 통한 경제 침략을 단행했다. 이 경제 침략은 한국경제의 급소를 겨냥했다. 도둑이 몽둥이를 들었다. 이제 주반하장(主反荷杖)의 시점이다. 이제 주인이 도둑을 혼내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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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떨어뜨리면 튀어 오른다. 공을 강하게 떨어뜨리면 강하게 튀어 오른다. 2018년 취약 신흥국(fragile 5)이 큰 이슈였다면 2019년 하반기부터는 유망 신흥국의 반등(Rebounding Emerging)이 이루어질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전쟁, 디지털세, 홍콩시위, 브렉시트 등 위협적인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대외 이슈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 주체는 반등 신흥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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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속도에 관한 경제적 고찰이 필요하다. 임금은 노동력의 교환가치고 가격은 상품의 교환가치이다. 성능과 품질이 동일한 상품이 과도하게 비싸면 소비자는 구매하지 않는다. 노동력 한 단위의 생산량이 향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만 오르면 기업은 노동력을 감당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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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마음속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다. 그러나 ‘왜 나는?’, ‘왜 나의 삶은?’ 제자리에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방영해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카메라는 쪽방에 거주하는 젊은이의 삶을 조명했다. 그는 성실히 일하고 알뜰살뜰 소비하면서 매월 30만 원씩 저축했다. 젊은이가 1년 동안 360만 원을 모으는 동안 강남의 아파트는 3억 6천만 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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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규모를 크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빚’이 있다. 빵집을 운영해 가계살림을 하는 가정에 비유한다면 빵집 매출액은 ‘세입’이요, 살림살이를 위한 지출액은 ‘세출’이다. 2020년 살림살이, 즉 세출을 계획해놓은 것이 2020년 예산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입의 증가 폭보다 세출(예산안)의 증가 폭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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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은 과도한 규제에서 탈피해야 한다. 잡으려 한다고 잡히지 않는 것이 부동산이다. 정책이 의도한 방향대로 시장이 움직이지도 않는다.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손’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수없이 많고 정책은 그중 일부에 불과하다. 의도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조정하려는 정책은 시장을 오히려 교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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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가 가져올 초연결사회의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포착해나가야 한다. 스마트시티 조성,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 원격진료 서비스 출시, 모빌리티 플랫폼 확대,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개발, 스마트홈 서비스 고도화, 체험을 제공하는 스마트 쇼핑환경 조성, 초실감형 교육콘텐츠 개발 등 유망한 신산업들이 산재해 있다. 한국이 5G 를 선도한 만큼 5G 기반의 신산업들을 선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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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노력이 신재생에너지에 집중되고 있다. 주요국별 에너지 의존도를 보면, 현재는 절대적으로 석유, 석탄,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 일본, 중구, 유럽 각 주요국은 신재생에너지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을 발표했고, 특히 유럽은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의존도를 21퍼센트까지 증대시킬 계획이다. 한국도 2017년 12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용 및 보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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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신흥국과 선진국이 상반된 양상에 놓일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같은 주요 선진국 경제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 내림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신흥국들은 2019년 저점을 기록한 이후 상당한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흥국들은 2018~2019년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국면이지만 선진국들은 보호무역 조치와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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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경제는 수많은 변화에 직면하는 ‘대전환점’에 놓여 있다. 세계적으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두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완화의 시대로 접어들고 2019년에 고조된 긴장감이 2020년 들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조 변화, 부동산 시장의 탈동조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급속한 진전 등 구조적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산업적으로 수소경제의 현실화, 소재부품 산업의 집중적 투자, 신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 등 탈바꿈된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한국경제는 2019년 저점에서는 반등하지만 회복세를 체감할 수 없는 수준의 2.2퍼센트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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